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1월 21일(금) ~ 11월 27일(목) A8 스포츠 ‘느그아부지한테돈갚으라전해라’ 김혜성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서 귀국한 LA다저스의김혜성은인터뷰도중 불쾌한표정을짓는다. 자신을 7년이상따 라다니는‘김선생’이 또 현수막을 들고 등 장했기때문이다. ‘느그아부지한테김선생돈갚으라전해 라’는문구의현수막으로유명해진김선생 은 김혜성의 아버지에게 수억 원대 채권을 가진채권자로알려져있다. 김혜성이키움 히어로즈 1군에 데뷔한 2018년부터 그는 매경기경기장근처에서해당현수막을들 고시위를이어왔다. 이전까지는“연좌제도 아니고 자식에게 그러는 건 지나치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날 김혜성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김선생이공항경찰에의해끌려가 는모습이언론에그대로노출되면서분위 기는급변했다.‘사기피해자에게김혜성이 너무하다’는여론이힘을얻으며공기가완 전히바뀌었다. 물론 LA다저스와 200억원 가량의 계약 을 하고도 김선생에게 아버지 대신 수억원 의돈을갚아주지않는김혜성에대한비판 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문제는 김혜성 아 버지에게있다. 김혜성아버지는한변호사 유튜브를 통해“15년간 9000만원 정도를 갚았는데도계속상대가무리한요구를한 다”고억울해했다. 아버지는“이 사건은 혜성이가 아닌 나의 문제”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문 제는김혜성이단지아들이아니라한국에 단 3명뿐인메이저리거이자대중의관심을 받는 유명인이라는 점이다. 공항에서 벌어 진사건으로인해그의이미지역시타격을 입고 있으며 아버지의 개인적인 문제가 결 국 아들인 김혜성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현실이다. ‘IMF영웅’ 만든박세리아버지 박세리의아버지는‘골프대디’들에게있 어신화적인존재다. 골프보급도제대로되 지않았던시절해외에서골프교습비디오 를 가져와 연구해 박세리에게 처음으로 골 프를 가르쳐준‘스승’이었다. 박세리의 선 수 생활 초반 우승 때 항상 아버지와 함께 했고 박세리는 아버지를 껴안으며 기뻐했 다. 세상은‘효녀’와그런효녀를만들며헌 신한아버지에찬사를보냈다. 그러나 박세리가‘IMF의 영웅’이자 한 국골프의전설이되자아버지역시자신이 ‘전설의 일부’라고 착각한 것일까. 아버지 가 지난해 6월 본인의 동의 없이 박세리의 이름으로사업을해논란이되자박세리는 결국기자회견을열었다. “저의 아버지이기에 아버지가 가지고 있 는채무에대해제가다변제해드렸지만더 이상 제가 할 수 없는 부분까지 왔다. 이렇 게 일이 커진 것도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 위를넘었다. 하나가정리되면또다른게수 면위에올라왔다”고말한박세리는“막을 수없었냐고말씀하시는데막았다. 계속반 대했다. 그부분에서아버지의견에찬성한 적 없다. 저의 선택권은 아니었다”며 눈물 로호소했다. 그렇게 박세리 아버지의 골프 대디 신화 는 끝났고 박세리는 어깨에 짐을 내려놓고 방송을통해‘호감이미지’로대중들과만 나고있다. 추신수아버지와황의조친형네 한국메이저리거의전설인추신수역시아 버지문제로골치를썩였었다. 2016년추신 수의아버지가보석사업을하겠다며5억원 을빌리고나서갚지않아징역 3년, 집행유 예5년을받았었다. 이사건은이미 2007년에시작됐고 2010 년민사소송과2014년법원판결에도불구 하고 채무를 변제하지 않으면서 재고소 등 으로오랜기간논란이이어졌다. 심지어지 방 정치인까지 연루되며 사건은 더 복잡해 졌다. 김혜성처럼당시에도 1500억원이넘 는 계약을 한 추신수가 아버지 빚 5억원을 갚아주지않는것에대한비판여론이있었 고이후추신수는아버지에대한언급은하 지않고있다. 부모님은아니지만축구국가대표였던황 의조는자신의잘못, 그리고가족으로인해 커리어를 망쳤다. 황의조는 전 여자친구와 성관계동영상을동의없이촬영했고이영 상을 가지고 있다는 사람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통해 황의조를 협박했 다. 황의조는협박범을잡아달라고경찰에신 고했는데잡고보니이사람은바로황의조 와함께사는친형의아내인형수였다. 황의 조는해외생활을하며친형네와함께살며 친형네가 매니지먼트도 함께 해주고 있었 다. 이적과정에서황의조형과황의조가마 찰을빚자영상을활용해황의조가다시자 신들을의지하게하려했다는것이협박의 이유였다. 물론1차적으로황의조가불법성관계영 상을찍은것이잘못됐다.여기에황의조형 네의공작으로인해세상에이일이밝혀지 게됐고이후황의조는국가대표자격이사 실상 박탈되며 20년간 준(準)제명 상태에 놓였다. 형수는 징역 3년형을 선고받으면 서 가정은 완전히 파탄났다. 이 사건은 결 국 황의조의 선수 커리어에도 치명적인 타 격을입히며그의축구인생전체를흔들어 놓았다. 자식·친혈육의성공을 자신의성공으로착각 서두에 언급했듯 스포츠 스타는 그 스스 로의 노력만으로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주 변, 특히가족의희생과헌신이아니었다면 성공을쟁취할수없었을것이다. 그렇기에 부모나가족은그들의성공을자신의성공 으로여길수밖에없기도하다. 하지만 이는‘착각’이다. 착각이라는 약 에 취하면 위와 같은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 벼는익을수록고개를숙인다는말은 단지 성공한 해당 선수에게만 적용되는 말 이아니다.부모의헌신이자식의성공을빛 나게 할 수도, 망치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 을잊지말아야한다.스포트라이트는선수 의 몫이다. 무대 뒤로 물러나는 것도 진짜 부모의역할이다. 이재호스포츠한국기자 스포츠스타무너뜨린‘가족의그림자’ 김혜성·박세리·황의조 지난9월열린2026프로야구신인드래프트현장.1라운드지명을받은선수들의부모들이단상에 올랐다.마이크를잡았지만누구하나제대로말을잇지못했다.눈물만이흘렀다.자식의꿈이현실 이되는그순간,세상의어떤말보다뜨거운감정이먼저터져나왔다. 하지만한명의스포츠스타가탄생하기까지엔단지눈물만있었던게아니다.‘집안이곧바로망하 려면도박을하고서서히망하려면자식을예체능시켜라’는괴담이떠돌만큼현대엘리트체육은 돈과시간,그리고부모의삶전체를집어삼킨다. 문제는여기서끝나지않는다.온삶을바쳐키워낸자식이성공하자,그영광을마치자신의것처럼 누리기시작하는부모들.그리고그욕심이오히려선수의커리어를망치고인생의발목을붙잡는참 극으로번지는경우도적지않다. 2024년6월아버지논란으로인해눈물의기자회견을가졌던박세리.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월 6일인천국제공항을통해귀국한 LA다저스의김혜성은이날등장한 ‘김선생’의현수막에신경질적반응으로논란이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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