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2월 5일(금) ~ 12월 11일(목) 2018대한민국베스트스타상시상식’에참석한이순재. 이혜영기자 A9 연예 이순재는생전“가장행복한것은공연을하다가죽는것 이다. 무대에서 쓰러져 죽는 게 가장 행복한 죽음”이라며 죽음에대한철학을밝힌바있다. 그는한예능출연당시 70년배우인생에도지치지않는불씨를품은연기열정을 고백했다. 그는지난해까지도연극‘고도를기다리며를기 다리며’에서공연할정도로건강이허락하는한무대위의 삶을놓지않았다. 이제는영원히무대를떠났지만그가남 긴작업과신념은이후세대배우들이끌어안아야할귀중 한유산으로남았다. 이순재는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철학과를졸업한뒤1956년연극‘지평선너머’를통해배 우로 첫발을 내디뎠다. 로렌스 올리비에의‘햄릿’을 보고 연기를 결심한 젊은 철학도는 연극 무대에서 기본기를 탄 탄히쌓았고 1965년 TBC전속탤런트 1기로선발되며방 송계에자리잡았다. 이후그는드라마·영화·연극을오가 며세대의변화를관통하는필모그래피를구축했다. 시청률 65%를 기록하며 국민적 인기를 누린 MBC 드라 마‘사랑이 뭐길래’(1991~1992년)에서는‘대발이 아버 지’로불리던전형적인한국가장의모습을사실적으로그 리며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그 외에도‘허준’(1999년), ‘상도’(2001년),‘이산’(2007년) 등 굵직한 사극과‘나 도인간이되련다’(1962년),‘보고또보고’(1998년),‘목 욕탕집 남자들’(1995년),‘야인시대’(2002년),‘토지’ (2004년),‘엄마가 뿔났다’(2008년),‘베토벤 바이러스’ (2008년),‘돈꽃’(2017년),‘개소리’(2024년) 등의 드 라마에서품격있는연기를펼쳤다. 단역과조연을포함해 140편이넘는작품에출연하며왕성한활동을이어갔다. 말년에는연극무대에서더진가를드러냈다.‘앙리할아 버지와 나’(2017년),‘장수상회’(2016년),‘세일즈맨의 죽음’(2017년) 등에서노련함과생생한에너지를선보였 고, 2023년공연된‘리어왕’에서는 200분이넘는대사를 완벽히소화해“살아있는교과서”라는평가를받았다. 배 우를 넘어 창작자로서도 영역을 넓혀 2022년 연극‘갈매 기’연출에도도전했다. 그는생전“배우는항상새로운역 할에대한도전”이라고말했고,“예술이란영원한미완성” 이라며완성을향한평생의추구를자신의예술관으로삼 았다. 이순재는꾸준히이미지변신을시도하며시대와함께진 화한 배우였다. 연기 인생의 변곡점 중 하나였던 2006년 시트콤‘거침없이 하이킥’에서는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야동순재’캐릭터로젊은세대까지사로잡았다. 이후‘지 붕뚫고하이킥’에서도유머와연륜이결합된독보적존재 감을 드러냈다. 2013년 tvN 예능프로그램‘꽃보다 할배’ 를 통해서는 친근하고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주며 연기 저 변을넓혔다. 스크린에서도꾸준히존재감을드러냈다. 그 는영화‘안녕하세요’(2022년),‘덕구’(2018년),‘로망’ (2019년),‘들개’(2014년) 등에 출연하며 세대를 넘나드 는감정연기를선보였다. 특히덕구에서는손주를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할아버지 역을 따뜻하고 절절하게 표 현해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고, 로망에서는 치매를 앓는남편역으로절제된감정과섬세한노년연기를보여 줬다. 정치·교육활동도빼놓을수없다. 1970~1980년대한국 방송연기자협회회장을세차례맡아연기자권익을강화 했다. 1992년 14대 총선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민자당) 후보로서울중랑갑선거구에출마해당선됐고민자당부 대변인과한일의원연맹간사등을역임했다.최근까지가천 대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로 후배들을 지도하며“연기는 평생공부”라는자신의철학을실천했다. 70년간연기인생이한국대중문화사에버금가는이순재 의 죽음에 문화체육관광부는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며 깊은존경을표했고정계와문화계, 후배배우들의추모행 렬이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의 큰 별이 진 것을 안타까워하며“모든 세대를 아우른 국민 배우를오래도록기억하겠다.‘연기는살아있는인간의이 야기를담아내는삶의동반자’라는말처럼선생님에게연 기는우리네살아가는이야기를세상에나누며인간삶의 본질을전하는통로였을것”이라고깊게애도했다. 지난 26일 차려진 빈소에는 각계에서 조문이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 다. tvN여행예능꽃보다할배를함께한박근형,백일섭,이 서진과나영석 PD가조문에나섰고 MBC 시트콤지붕뚫 고하이킥에서호흡을맞춘정보석, 최다니엘, 서신애등도 빈소를찾아깊은애도의뜻을전했다. 이외에도이승기, 김영옥, 최수종, 하희라, 최지우, 김희애, 정준호,유준상,서예지등이빈소를방문했다.코미디언최 병서, 유재석, 조세호등후배예능인들도발걸음했다. 한국 방송대중예술인단체연합회는KBS본관과별관에일반조 문객을위한추모공간을마련했다. 이순재는마지막공식석상이었던지난해12월31일KBS 연기대상에서대상을수상한뒤시청자를향한감사의소 감을전해대중들을울렸다. 그는“오래살다보니이런날 이 온다. 보고 계실 시청자 여러분께 평생 신세 많이 지고 도움많이받았다고말하고싶다”며스크린과 TV 뒤의대 중을향한감사를전한바있다.지난해제60회백상예술대 상에서는“평생을 했는데도 아직 안 되고, 모자라는 데가 있다. 예술이란영원한미완성이다. 나는완성을향해끊임 없이도전한다”고연기관을고백해수많은후배들의귀감 이됐다. 그가남긴수많은명언처럼완성을향한도전은앞 으로도그의길을뒤이을한국배우들의길위에서계속될 것이다. 신영선스포츠한국기자 ‘국민배우’ 이순재 70년연기史영원히남을것 ‘대발이아빠’에서 ‘꽃할배’까지…시대관통한배우의퇴장 현역최고령배우로활동했던배우이순재가지난25일별세했다.향년91세. 유족에따르면이순재는지난25일새벽세상을떠났다.오랫동안한국대중문 화의버팀목이었던그가떠나며한국대중문화계는거대한기둥하나를잃었다. 70여년에걸친연기인생동안그는시대에맞춰스스로를변화시키면서도,배 우라는직업의본질을끝까지지켰던예술가였다. 지난 11월 27일서울송파구서울아산병원장례식장에차려진고배우 이순재빈소에금관문화훈장이놓여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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