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2월 13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이른새벽.안개에둘러싸인도심 은 마치 산수화 여백처럼 단정한 침묵으로 말끔하고 단아하게 단 장 되어있었다. 시야에 들어온 만 상은 화선지에 색감을 입히지 않 은 먹의 농담만으로 그린 수묵화 를방불케했다. 지난밤안개는그들만의비밀스 런행보를저지르느라깊은 고요 와 적막 속으로 이끌어내고는 천 지분간을하기어려울만큼뿌옇 게 도심을 침식하듯 빈틈없이 에 워싸고있다. 이른산책길을나서다보면겨울 안개가 자욱할 때가 더러 있긴 했 지만 이토록 지척을 분간할 수 없 으리 만치 농도 짙은 안개는 최근 들어처음이다. 마을윤곽도보이 지않을만큼짙은농무로뒤덮인 적은거의없었던것같다. 안개가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듯하다. 진 안개의운치가서정적으로도심을 현혹하고 도심은 혼미하게 사로 잡힘을당하고있는모양세다. 도심고층빌딩에서만난겨울안 개는가히정신줄놓을만치온통 안개만 존재할 뿐이다. 도시는 침 묵에잠겨있고, 거리도외등도나 무도 짙게 드리운 겨울 안개로 하 여 실루엣이 되어 가물 가물이다. 자욱함 보다 강렬한 짙음으로 지 척분간이힘든농후한안개에뒤 덮인 도시는 범람 당하듯 휩싸여 있다. 아무것도보이지않는산책길로 접어들었다. 뿌연 상황이 지속되 다 보면 존재 근원마저 의심케 만 들참인지. 이른새벽부터보고듣 고 만난 것들은 무엇이며 이 모두 가 허상이었나 싶을 정도다. 뽀얗 기만 한 것이 보이는 것의 전부는 아닐 터이지만, 세상에 홀로 남겨 진것마냥등줄기가오싹하니서 늘해진다. 시야를 막아서는 안개들을 밀어 내기라도하듯손을휘저어보기 도 하지만 눅진한 농무는 흔들림 없이시야를막고있다. 낯설고아 득한 적요가 몰고온 호젓한 정적 이숨이막힐것처럼생경하다. 익 숙하지 않은 어색한 뉘앙스가 서 먹하고묘하게밀려든다. 아무소리도없는텅빈허전함만 가득하다. 안개가 데불고 온 적적 함이고립감까지부추기며외로움 이가중된다. 눈은세상을읽어들 이는 통로인데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볼수없는진공상태에놓인 듯 호흡하고 있다는 덧없음이 어 찌 이리도 파장이 절박할까. 짙은 안개를더는묘사할수없을만큼 이다. 안개속에서안개속으로허 우적대며 걸어 본다. 걸어도 뒤뚱 뒤뚱, 걸어도 미궁일지도 모르는 안개속에머물고있는셈이다. 겨울안개는차가움을동반한고 독이었다. 만상이 정지 된 희뿌연 공간속에갇힌채회고와보살핌 이 요구되는 인생을 돌이켜 살펴 달라는자성이소리지른다. 삶이 란 본질을 통찰하며 새벽에 찾아 든 안개 내력에 초점을 맞추고 스 스로를 각성하며 뉘우침으로 풀 어내야함을토설하라한다. 생의기로를가로막은안개로하 여삶의향방을잃었을때, 시야가 흐려진 순간들을 기억해내며 남 은생의여정을위해용단있는울 림의고백시간으로초대받은것일 까. 시야가확보되지않은안개속 에서, 안개 알갱이만 존재하는 외 부와 단절된 공간 속에서, 사색의 프리즘을 통해 삶이 건너온 통로 를들여다보게해주었다. 감각조차비정상으로느낄수밖 에 없는 지경이라 삶의 실상을 잠 시멈추고생의덧없음을, 홀로스 스로와 독대하듯 대화의 길을 열 어나갈수밖에없음을절절하게 깨닫게해주었다. 길도보이지않고소리도들리지 않고, 오로지 머무름에만 귀의할 수 밖에 없는 명제만 또렷한 터인 데, 머무름의 계기이자 유발요인 의 진원인 안개 불시 방문을 기폭 제로삼을수밖에. 현실을직시하 라는 결정적 원인의 실마리가 되 어준 겨울 안개가 가능성의 계단 을제공해주었다. 겨울안개로하여외부와차단된 단절로 하여 멈춤과 기다림의 미 학까지 답습하게 해주었다. 혼란 스러움을 가라앉히다 보면, 번잡 한 한세상도 잠재워지고 만상을 희뿌옇게 덮어버리는 오만까지도 정화되듯감각적묘사에까지접근 하도록 예시해 주었다. 생에서 만 나지는난관, 고난의터널, 덧없이 흘러가는세월과비견하라는암시 까지손에쥐어주었다. 순간같은일각의시간이흘렀을 까. 떠도는바람처럼, 잊혀져가는 기억처럼 소리 없이 순식간에 떠 나버렸다. 겨울안개가. 안개속내를파헤치 는 거대한 소재를 제공해주고는 단순한풍경묘사를넘어,고독,기 다림. 성숙, 심오한 감정을 시각적 으로감각적으로풀어내는서정적 글쓰기 길목도 열어주었다. 마치 먼 길 떠날 준비를 섬세하게 재정 비시켜주듯.짙은안개속같은세 상살이에서 먼 길을 두루 돌아오 는 인생 여정의 고단함을 안개에 빗대어 보라는 예제를 예증으로 일러주었다. 불손한의도같은건전혀읽혀지 진않았지만, 기척없이찾아들었 듯이 기척 없이 아련하게 스러져 갈것을두고, 입을다물지못하고 감탄에 사로잡혔던가 보다. 어쩌 면 생애에서 잊을 수 없는 미망의 날로 두고두고 남을 거대한 동영 상을본듯하다.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겨울 안개 구르는나무  1946년경기출생 1976년도미 1986년산타크루즈소재‘APA’로부터우수신인상수상 1987년영시「TheLastMoon」이<LATIMES>에소개 1994년미주중앙일보신춘문예당선 2001~2003년LA한국문화원에서제1~2회한미시낭송회초청주관 2003년영시「THEBELT」로LAArroyo재단수여‘진열장의시’상수상 2006년LosAngeles중앙도서관초청영시낭송회참가 미주한국문인협회이사및이사장 LAPOETRYFESTIVAL구성위원 2023년이병주국제문학상대상수상 시집『바람은하늘나무』 『하얀텃세』 『구르는나무』 2024년작고 이성열 전미주한국문인협회이사및이사장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10명의시인을찾아서8] 사막을가로질러기어가듯이 데굴데굴구르는나무를보고 비웃거나손가락질하지마 어떤면에선우리의삶도 거꾸러져구르는나무같지 짠물항구도시인천에서태어나 아버지를따라무논과밀보리 보릿고개언덕이있는화성으로 그리고학교를따라서울로 직업을찾아미국로스앤젤레스로 삶의바람이부는대로굴러왔잖아 살다보면변덕스런 바람이부는대로또어디론가 굴러가게될거야,살다보면 시사만평 밥잉글하트작 케이글USA 본사특약 산타에게 나쁜 소식 트럼프가 당신을 모기지 사기 혐의로 기소했어! 여기서 1년에 하루밖에 안 산다고!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