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1월 9일(금) ~ 1월 15일(목) A10 세계와의거리를접는도시 서울에서암스테르담으로향하는길은의외로간결하다. 인천을떠나약열두시간, 비행기는스키폴공항에내려앉 고, 도심까지는기차나택시로 20~30분이면충분하다. 이 도시는 물리적 거리마저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세계를 맞 이한다. 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택시 안, 라디오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 것은 뜻밖에도 한국 음악이었다. 기사는 K팝의 리듬을정확히알고있었고, 다음휴가에는서울을방문할 계획이라며웃었다. 음악과여행이국경을넘는데에는어 떤장벽도필요없어보인다. 세계를멀리서바라보지않고, 일상의대화속으로자연스럽게끌어들인다. 물위에세운기억, 오늘이되다 암스테르담은17세기네덜란드황금시대, 물위에도시를 세우며성장했다. 바다를밀어내고운하를파고, 물과협상 하며확장한경험은단순한역사적사건이아니다. 자전거 가 우선인 교통 체계, 지속가능한 건축, 생활권 중심 도시 설계는모두그기억위에서완성된현재다. 최근 암스테르담이 오버투어리즘을 관리하기 위해 선택 한 규제와 분산 정책 또한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도시가 스스로를소모하지않기위해속도를조절하는선택. 그래 서겨울의암스테르담은더선명해진다. 관광의소음이가 라앉은 자리에 시민의 일상과 도시의 결이 또렷하게 드러 난다. 아이들이서있는곳서드러나는도시철학 미술관앞에줄지어선아이들의모습은이도시의문화 철학을가장명확하게보여준다. 형광빛안전조끼를입고 교사의손짓에따라천천히이동하는아이들. 크리스마스 를앞둔계절에도수업은멈추지않는다. 미술관은관광객 의목적지가아니라시민교육의일상무대다. 붉은벽돌건물앞에서아이들의발걸음은느리지만흐트 러지지않는다. 이곳에서예술은특별한날소비되는이벤 트가아니다. 어릴때부터반복적으로드나들며몸에익히 는 언어다. 암스테르담은 예술을 이해하라고 가르치지 않 는다.그저자연스럽게익숙해지도록내버려둔다. 천천히머무는법을가르치는겨울 겨울이되면운하는도시의호흡을한단계더낮춘다. 회 색 하늘 아래 물 위로 내려앉은 빛은 차분하고, 갈매기는 낮게날며,하우스보트는움직임을멈춘듯고요하다.크리 스마스마켓은화려하지만절제돼있고, 쇼핑거리는분주 하지만서두르지않는다. 치즈가게의진열대에는노란색과주황색, 붉은색과보랏 빛이층층이쌓여있고,사람들은시식용접시에올려진작 은조각을천천히맛본다. 스트룹와플의따뜻한캐러멜, 하 링의담백함,감자튀김과마요네즈의단순한조합까지…. 이 도시의 미각은 과하지 않되 정확하다. 브라운 카페의 낮은조명아래, 맥주한잔과수프한그릇앞에앉으면더 많은곳으로이동하고싶은마음은자연스레사라진다. 대 신시간자체에머무르고싶어진다. ●박윤정(주)민트투어대표 프랑스에서 대학 생활 을하며유럽여행문화 를익혔다. 귀국후스스 로를 위한 여행을 즐기 겠다는 마음으로 2002 년 민트투어 여행사를 차렸다. 20여년동안맞 춤 여행으로 여행객들 의 취향에 맞는 여행을 디자인하고있다. 2021년4월여행책‘나도한번은트레킹페 스티벌크루즈’와이듬해6월‘나도한번은발트3국발칸반 도’를쓰고냈다. 암스테르담 ‘빛’ 축제…절제된겨울도시의미각 암스테르담운하. 12월의암스테르담은도시전체가조용히숨을고르는무대처럼느껴진다.운하위로내려앉은겨울빛은물결을따라 미세하게흔들리고,사람들은크리스마스를앞둔기대를품은채평소보다반박자빠른걸음으로거리를건넌다.그러 나이도시의겨울은좀처럼소란스럽지않다.자유와절제,개방과질서가서로를침범하지않은채시민들의발걸음위 에나란히놓여있기때문이다. 도심광장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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