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1월 9일(금) ~ 1월 15일(목) A5 특집 ■연구자가바꾼선택 펜실베니아대 연구원이자 세 아 이의 아버지인 랜 바질레이는 첫 두 자녀에게 12세 이전에 휴대전 화를사줬다. 그러나올여름, 자신 이 주도한 연구에서 초기 결과가 나오자 그는 결정을 바꿨다. 막내 아이에게는당분간스마트폰을주 지않기로한것이다. 바질레이가 미국 21개 지역에서 1만500명 이상의 아동을 분석한 결과, 13세가아닌 12세에휴대전 화를 받은 아이들은 수면의 질이 나쁠위험이60%이상높았고, 비 만위험도40%이상더높았다.필 라델피아 아동병원의 소아·청소 년정신과전문의이자정신의학교 수인그는“이것은결코무시할수 있는문제가아니다”고강조했다. 수년동안부모, 교사, 의사, 정책 입안자들은스마트폰과소셜미디 어가청소년에게해로운지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그 동안의증거는빈약하거나일화적 이거나, 서로 엇갈리는 경우가 많 았다. 이 흐름은 2025년 하반기를 기 점으로 극적으로 바뀌었다. 대규 모연구들이잇달아발표되며, 이 른 시기의 스마트폰 접근과 과도 한 화면 사용이 청소년의 정신과 인지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일관 된결과로보여주기시작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높은 수준 의화면사용은정보처리속도저 하, 집중력 감소, 기억력 약화 등 인지 기능의 측정 가능한 저하와 연관돼 있다. 소셜미디어 사용이 많을수록 우울증과 불안 증세는 꾸준히 증가했고, 밤늦게까지 이 어지는 화면 사용은 수면의 질을 심각하게 악화시켰다. 또한 연구 자들은 화면 사용 습관과 청소년 비만 증가 사이의 우려스러운 연 관성도확인하고있다. 논쟁의 초점은 이제‘화면이 영 향을 미치는가’가 아니라‘그 영 향이 어디까지 미치며 사회는 무 엇을할것인가’로옮겨가고있다. 호주는지난달세계최초로16세 미만 아동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전면금지한국가가됐다. 틱톡, 유 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운영 사들은 12월10일부터 접근을 차 단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말레이 시아도 내년부터 유사한 금지 조 치를 시행할 예정이며, 다른 국가 들도이를주목하고있다. 미국에서도여러주가아동의소셜 미디어접근을제한하는법을통과시 켰다. 람이매뉴얼전시카고시장은 아동의소셜미디어사용을“공중보 건위기”로규정하며미국도호주의 조치를따라야한다고주장했다. ■과학이밝힌 ‘위험의정도’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샌프란 시스코 무대에 검은 터틀넥 차림 으로올라첫아이폰을공개한이 후, 스마트폰이우리에게, 특히아 이들에게어떤영향을미치는지를 둘러싼 논쟁은 주로 개인적 경험 담에의존해왔다. 교사들은틱톡 같은 앱의 산만함이 성적 하락의 원인이라고 말했고, 부모들은 비 디오게임에빠진자녀를걱정했으 며, 임상의들은 온라인 괴롭힘과 청소년 자해 증가를 지적했다. 그 러나 화면 사용을 둘러싼 문화적 논쟁의 열기에 비해 과학적 근거 는더디게축적돼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연구 방법상 의한계다. 연구자들은약물을시 험하듯 명확한 노출과 결과를 통 제한 실험으로 스마트폰을 평가 할수없다. 청소년과화면사용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관찰 연구 로,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디지 털 습관과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찾는다. 이런 연구는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는 없지만, 시간이 지나 면서무시하기어려운패턴을드러 낼수있다. 오랫동안 이러한 연구조차도 데 이터의 한계에 부딪혔다. 표본 규 모가작고,추적기간이짧으며,화 면 사용을 측정하는 기준도 들쭉 날쭉했다. 이런 상황은 국립보건 원(NIH)이 주도하는‘청소년 뇌 및 인지 발달 연구(ABCD)’데이 터가 공개되면서 바뀌기 시작했 다.이연구는2005~2009년사이 에 태어난 약 1만2,000명의 아동 을추적하고있다. ABCD연구대 상자들이 성장하면서, 연구자들 은 오늘날 청소년들이 어떻게 발 달하는지, 그리고기술이그과정 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장기 간에걸쳐전례없이자세히들여 다볼수있게됐다. 지난 6월‘미국의학협회저널 (JAMA)’에 발표된 한 주목할 만 한논문은단순한화면사용시간 과‘중독적사용’을구분했다. 이 차이는매우중요했다.총온라인사 용시간은자살위험을예측하지못 했지만,기기와떨어질때불안을느 끼고사용을줄이는데어려움을겪 는강박적사용패턴은자살위험과 관련이있었다. 중독적사용이시간 이갈수록증가한청소년들은사용 수준이 낮게 유지된 청소년들보다 자살사고와행동위험이 2~3배높 았다. 이연구는온라인활동의유형에 따라 위험 양상이 다르다는 점도 보여줬다. 비디오게임 사용이 많 고 증가한 아동들은 불안과 우울 같은 내면화된 정신 건강 문제를 더 많이 보였고, 소셜미디어 사용 이많고증가한아동들은규칙위 반이나 공격성 같은 외현화된 행 동문제가더두드러졌다. ■인지·기억·집중력 2025년12월발표된추가분석에 서는9~13세아동의소셜미디어사 용과인지수행능력의연관성이확 인됐다. 사용량이적더라도증가추 세에있는아이들은읽기,기억,어휘 력검사에서일관되게낮은성과를 보였다. UC샌프란시스코소아과교수제이 슨나가타는“이는성적이A에서B로 내려가는정도의차이”라고설명했 다.특히하루한시간만사용하는저 사용자조차, 사용하지않는아이들 보다시간이지날수록인지능력이 더나빴다는점은연구진을놀라게 했다. 또다른연구는소셜미디어사용 만이 주의력 저하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음을 밝혀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토르켈 클 링베리 교수는“메시지가 없더라 도,‘혹시 새 알림이 왔을까’라는 생각 자체가 집중력을흐트러뜨린 다”고말했다. 12월1일‘페디아트릭스’에발표된 바질레이교수의연구는스마트폰을 처음받은나이가이후의정신건강 에영향을미친다는점을확인했다. 이는13세이전스마트폰사용이성 인기우울,자살사고,자존감저하와 연관된다는국제연구결과와도일치 했다.바질레이교수는“우리는기술 에반대하는것이아니다”라며“다만 부모들은 스마트폰을 언제 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 했다. ■청소년화면사용관리하기 모건 코부지는 많은 부모들처럼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스 마트폰 사용을 늦추자는 움직임 을 처음 접했다. 버지니아주 리즈 버그에사는 40세의전직영어교 사이자세아이의엄마인그는, 큰 딸이 10세에 가까워지고 중학교 진학이1년앞으로다가오자이미 불안감을느끼고있었다. 그가더 걱정한 것은 기기 자체보다도, 소 셜미디어 피드를 통해 십대 소녀 들이 흡수하게 되는 비현실적인 기준과불안감이었다. 코부지의추산에따르면,딸이다 니는 초등학교5학년반친구들중 약절반은휴대전화를가지고있고, 거의모든아이들이아이패드에접 근할수있다.이런환경은화면사용 이없는아이들을사회적으로소외 되게느끼게할수있다.그럼에도그 는조용한반문화가형성되는모습 을지켜봤다.눈오는날이나학교가 쉬는오후에아이들이집집마다돌 아다니며밖에서놀고쿠키를굽는 등, 화면없이시간을보내고있다 는것이다. 지난10월코부지는디지털생활 과 현실 세계 사이에서 더 건강한 균형을찾도록돕는전국단체‘밸 런스프로젝트’의지역지부를만 들었다. 이후약 40가구가그에게 연락해왔다. 한때는소수의움직 임처럼 보였던 것이 이제는 점점 흔해지고있으며, 특히자신의어 린 시절과 너무 달라진 자녀들의 성장 환경에 불안을 느끼는 밀레 니얼 세대 부모들 사이에서 공감 을얻고있다고그는말했다. 그는 “10년전만해도우리는스마트폰 의부정적영향을몰랐다. 지금은 알고있다”고말했다. 존스홉킨스 의대의 소아 신경심 리학자인제니퍼카첸스타인교수 는 부모가 청소년의 화면 사용을 관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금지가아니라‘본보기’라고말했 다. 특히밤시간대의휴대전화사 용과 수면 습관에서 아이들은 부 모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한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하루 화면 사용시간을한시간만줄이는점 진적인 변화가, 갑작스러운 전면 차단보다 더 효과적이고 지속 가 능하며, 장기적인 웰빙과 삶의 질 개선으로이어진다. 카첸스타인 교수는“연구 결과 는하루한시간만기기사용을줄 여도장기적으로더큰효과가있 고, 전면 금지보다 전반적인 기기 사용감소가삶의질을더높인다 는점을시사한다”고말했다. <ByArianaEunjungCha> <사진=Shutterstock> 스마트폰·SNS조기노출…청소년의뇌가위험하다 ■워싱턴포스트특약건강·의학리포트 과학이 밝힌 조기 스마트폰 사용의 위험성 청소년들 수면·비만·우울·집중력 저하 등 ‘언제·어떻게 시작’관건… 부모 모범 보여야 스마트폰과소셜미디어(SNS)가청소년의뇌와정신건강에어떤영향을미치는지를 둘러싼논쟁은오랫동안이어져왔다.그러나2025년하반기,이논쟁은새로운국면 을맞았다.대규모과학연구들이잇달아발표되며,막연한우려나개인적경험담이 아닌구체적인수치와데이터가청소년의현실을드러내기시작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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