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1월 21일 (수요일) D2 기획 ☞ 1면에서계속 가난한 탑골노인이공원인근무료 급식소 세곳을 활용하는전형적인방 식은이렇다. ①오전 6시엔 ‘허경영하 늘궁’ 측도시락수령용번호표,오전7 시엔 조계종이운영하는 원각사 무료 급식소의점심번호표를각각 받아 보 관한다. ②오전 8시30분이되면민간 운영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아침주 먹밥을먹는다.③오전11시40분에‘허 경영도시락’을 챙긴직후 원각사에서 점심을 먹는다. ④아껴둔 도시락으로 집에서저녁식사를한다. 1997년국제통화기금 ( IMF ) 외환위 기를기점으로 ‘급식소앞에줄을선실 업자와 노인들의모습’은 탑골의상징 적장면으로 부각됐지만, 노인들이이 곳을 찾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탑골 은 노인들이모여자유롭게시간을 보 낼 수 있는 도심의몇안 되는 공간이 었다. 2016년서울연구원이탑골·종묘 공원노인 523명을조사한결과, 57명 ( 10.9% ) 만 ‘무료급식때문에온다’고 답했다.탑골을찾는가장큰이유로는 ‘이야기상대가있다’ ( 294명·56.2% ) 는 점을들었다.10년새공원의기능과성 격이완전히바뀐셈이다. 장기·바둑은 마지막까지탑골공원 에 자리했던 ‘자생적 노인 문화’의명 맥을 지킨여흥거리였다. 탑골에서 30 년이상 장기·바둑판을제공한 박손서 ( 74 ) 씨에따르면, 지난해 ‘장기천국’에 몰려들던노인은최대200명에달했다. 직접 ‘착수’하는 게 탑골의장기·바둑 을즐기는유일한방법은아니었다. 장 기·바둑을 매개로 구경꾼들은 자연스 럽게소통하고친목을 다졌다. 김경수 ( 75 ) 씨는 “장기판을 둘러싸고어렵고 비슷한처지의사람들이모여얘기하는 재미가있었다”고했다. 그렇게탑골을떠난노인들은어디로 갔을까. 확실한건시청과구청이마련 해둔‘센터’로는안갔다는점이다.노인 들을위한실내장기·바둑실을 운영하 고있는서울노인복지센터측은“장기· 바둑실일일이용자수는큰변화가없 다”고했다.노인들이다른장소로함께 몰려가지도않았다. 그나마근처종묘 광장공원장기·바둑장에서‘탑골출신 장기마니아들’이라는 노인 10여명을 만날수있었다.‘용형’으로불리는노인 은“탑골사람 10분의1도안넘어왔는 데나머지사람들소식은모른다”고했 다.근처에널린기원에도없었다. 노인들의 행선지를 일일이 추 적하 는건불가능했지만,‘용형’의얘기처 럼 탑골 노인들이 뿔뿔 이 흩 어졌다는 것 만 큼 은분명했다. 한국일보는 취 재기 간 동 행을허락한몇몇노인들을통해 이들의구 체 적인일상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서울구로구대 림동 에사는고모 ( 81 ) 씨를만난건지난달 26일새 벽 이었다. 영하 11.2도의한 파 가 불어 닥쳐두꺼 운점 퍼 에 귀 마개,면마스 크 ,스 키 장 갑 까지 단단 히무장한 모습이었다. 극 한 날씨에도 급식을 타 러나 올 수 밖 에없 는이유는“ 돈 ”이라고했다. 고씨는 30 만원 짜 리 월 세방에 살 고있다. 현 재수 입 은 국민연금, 기 초 연금, 노인일자리 월 급을모 두합 친 95만원이전부라서 세 끼 해결도 벅차 다.고씨는최근오 래 탄 자전거가고장나서20만원 짜 리새 자전거를장만했는데,이마저도 4개 월 할 부로 샀 다. 오전 7시까지탑골공원 정 문의‘허경 영하늘궁’에서나 눠 주는점심도시락 수령용 티켓 과 원각사 무료급식소의 점심급식표를챙긴고씨는 곧 장지하 철 1호선을 타 고서울 역 으로갔다.‘아 침 애 만나’ 무료급식소에서 끼 니를해결 하기위해서다. 오전 8시 쯤 식사를 마 친고씨는 “점심도시락받을때까지3 시간만때 우 면 된 다”고하 더 니 곧 장출 근 인 파 로 붐 비는 1호선에다시 몸 을 욱 여 넣 었다. 목적지는 종점인 경기도 양 주 역 이다. 고씨는“ 양 주에 뭐 가있는 건아니고, 왕 복하면 밥 시간이 딱 맞 다”고 설 명했다.이 동 하는 1시간 동 안 고씨는 노 약 자 석 에서 꼼짝 도않은 채 계 속 노 트 에‘ 육십갑 자’를적어내 렸 다. 고씨는“내년에나 랑 가 족 들이몇 살 이 되는지계 산 하면서시간을 때 웠 다”고 했다. 평 소에는 외운 사자성어를지하 철 에서한자로다적는다고했다. 양 주 역 에서 서울로 돌 아오는 전 철 칸 에는 햇살 이가 득 했다. 창밖 을바라 보던 고씨는 기자에게“ 왜 노인들이 1 호선에 많 은지아 느냐 .1호선은지하로 안다니니까해도들고아 름 답지않 냐 ” 면서“ 덜 답답하다”고했다.종로3가 역 에내려탑골공원으로 돌 아온 고씨는 도시락을 챙긴 뒤 급식소에서점심을 해결했다.오후엔복지센터에서 탁 구 ( 1 시간제한 ) 를친 뒤 집에간다고했다. 다른노인들도각자 돈 들이지않고 추 위를 피 해시간을보낼수있는장소 들을 찾고있었다. 종로3가지하 철역 사내의자에 앉 아 멍 하니시간을보내 는가 하면, 5호선을 타 고 김 포 국제공 항 대 합 실로 가기도 했다. 멀 리는 ‘각 설 이공연’을보러소 요산 으로 향 하는 노인도있었다. 조계사 등삐딱 한시선 이 덜 한 대형종 교 시 설 에의 존 하는 경 우 도있었다.장기·바둑판 철 거후명 동 성 당 일대에서 홀 로 보내는 시간이 많 아 진A 씨는“가난한노인은사람이다 가오면 숨 었다가,지나가면다시나와 서몰 래움 직이는‘ 뻘밭 에사는 작 은게’ 같 다”고자조하기도했다. 하 루 시간표의 빈 부분을 무료급식 으로 채워버 리는노인들도적지않았다. 세 끼 식사를제외한 남 는시간에도다 른 급식소 등 으로 끊임 없이이 동 했다. 지난달 21일오후 ‘명 동 밥집’ 무료급식 소에서만난전모 ( 72 ) 씨의머 릿속 엔‘무 료급식데이터 베 이스’라도있는 듯 했다. 전씨는 “경 동 시장에서 홍릉쪽 올 라가 는 길두 번 째 고 물 상근처에있고명 동 밥집과 반 대 요 일오전11시,200원 씩 받 는다” ( 프란치 스 꼬 의집 ) ,“성 남 모 란 시 장 근처오후 5시, 밥 남 기면이 태 리신 부가 혼낸 다” ( 안나의집 ) 등 주 요 급식 소의 특 징을줄줄 읊 었다. 연 말 엔무료급식과 더 불어선 물 을함 께나 눠 주는행사가 많 아 ‘대이 동 ’이 벌 어지기도한다. 크 리스마스이 브 인지난 달 24일새 벽 탑골공원은 평 소보다 훨 씬 한 산 했다.‘청 량 리밥 퍼 무료급식소 에서 겨 울점 퍼 를 뿌 린다’는 소문이 퍼 진 상 태 였다. 경기도 군포 에서온이모 ( 71 ) 씨는 뒤늦 게소식을 듣 고급히이 동 해오전7시 쯤 급식소앞에도착했는데, 이미300명가까운노인이줄을서있었 다.선 물배 부는오전11시50분 쯤 시 작 됐고,새 벽 5시부터기다려가장 먼 저선 물 보따리를받은노인들은 황 급히서 울 역 으로이 동 했다.이날 ‘아침 애 만나’ 에서나 눠 주는 300장의 겨 울점 퍼 까지 동 시에챙기기위한 것 이었다. 노인들이 필요 이상으로무료급식과 선 물 만찾아다니는이유는 ‘그나마목 적의식을 갖 고 할 수있는일’이기때문 이다. 청 량 리밥 퍼 에서만난 김모 ( 67 ) 씨는“하 루 종일급식소 뺑뺑 이만도는 노인들이적지않다” 며 “ 젊 을 때 돈 모 으는데만신경 쓰 다보니 돈쓰 는법을 모르거나,나이들어 할 일도없는데그 나마 ‘미 션 ’ ( 임 무 ) 처 럼할 만한일이급 식소찾아다니기 밖 에없다”고전했다. 김씨는무료급식소를비 롯 해 예배 를 드 리면 돈 을주는 교회등 가 볼 만한‘무 료스 팟 ’을 정 리해 놓 고 돈 을받고 파 는 노인들도있다고 귀띔 했다.일부노인들 은 동 묘시장에 좌 판을 깔 고 모아 놨 던 무료선 물 을 팔 아용 돈 을 벌 기도했다. 경로 당 ·복지센터 등 과비 교 해탑골공 원이가 진 대 체 불가의매 력 은‘ 익 명성’과 ‘자유’였다고노인들은 입 을모은다.서 로처지를 묻 지도않고, 돈 을 쓸필요 도 없고, 누 구도 통제하거나간 섭 하지않 는가난한 노인들의마지막성지가 탑 골이었다. 손모 ( 73 ) 씨는 “공 짜 밥 타겠 다고새 벽 부터나와 길 바 닥 에줄서는 사람 중 자 랑할 만한인생이몇이나되 겠냐 ” 며 “비슷한처지라서 편 히시간을 보낼수있었던 것 ”이라고했다. 2016년 서울연구원 ‘종묘탑골공원 주변어르신 실 태 와 욕 구조사’에서도 응 답자의 82.6% ( 432명 ) 는 거주하는 집근처에복지관이나 경로 당 등 복지 시 설 이있 음 에도 탑골·종묘공원을 찾 는다고했다. 복지시 설 을이용하지않 는이유로는 ‘다른이용자들이마 음 에 안 든 다’ ( 163명 ) 는 답변이가장 많 았 다.‘시 설 ’이탑골노인들에게대안이되 지 못 하다보니, 노인들은 뿔뿔 이 흩 어 질 수 밖 에없다. 2021년탑골공원일대를연구한 정 은 혜 건국대모 빌 리 티 인문 학 연구원 교 수는“탑골공원은외부로부터 차 가운 시선을받았지만,공원 속 노인들은주 체 적사 회 구성원으로서스스로 세운 ‘ 암묵 적 규칙 ’을 토 대로능 동 적의미를 만들어갔다” 며 “거 동 이불 편 한노인들 이 흩 어 져 도심곳곳에 숨 어들고있는 게안 타깝 다”고 말 했다. “사람 다가오면숨는 ‘뻘게’처럼$” 도심곳곳 숨어든탑골 노인들 13일오전서울종로구탑골공원동문에서원각사무료급식소의점심식사번호표를받으려는노 인들이공원담벼락을따라 줄을서있다. 새벽부터모여든노인들은오전7시에배부되는번호표 를받은뒤배식이시작되는점심시간까지돈을들이지않고시간을보낼수있는자신만의장소로 흩어졌다돌아온다. 최주연기자 익명성^자유좋아탑골찾던노인들 시청이마련한센터안가고흩어져 지하철^종교시설등서시간때우며 ‘그나마할만한일’급식소뺑뺑이 “거동불편한노인들이동안타까워” ᑎජೂ ᑱ ھ ₙ 㐰ᑎජᗮ⎚㐱 ᓽን ߒ Ღ᭕ ∹ ڍ ᩵ ₁ୁ⅁ᚾ⎉ᬅ⫹ ₙ ᲭᙍῊ〝 ۉ ≎ᓡۚⅮ ھ ₙ ⇍ܶ ♥᩵ᓽን ߒ Ღ᭕ ㋌、 ≎ሥ㋊ᾶ᩵ ♶ᆒ፵ᾶ ܹⶵᲥ ᎅජ ⋅ᾶ ᑎජೂ ᑱ ھ ₙ 㐰ᑎජᗮ⎚㐱 ᓽን ߒ Ღ᭕ ₁ᾶ᪑ώ፹ℽ ھ ₙ ₁ᾶ㐰Ἅ⠱Ἡ᎕㐱ᓽን ߒ Ღ᭕ ⪚ ھڱ ₙᓽን ߒ Ღ᭕ ㋍㋇ ự ῭⇍㋍Ქ㋊㋇ᝍ ㋈ ⪚ ھڱ ₙᓽን ߒ Ღ᭕ ῭⇍ ㋉ ∹ ڍ ᩵ ㋈㋉Ქ ㋊ ⪚ ھڱ ₙᓽን ߒ Ღ᭕ ῭ろ ㋋ ㋌ ᑎජೂᑱ ھ ₙ 㐰ᑎජᗮ⎚㐱ᓽን ߒ Ღ᭕ ک ᑱ ㏖㋏㋈㏗ ự ⎚ ㋈ ₁Ὴ຺ⶵܵᎅජ ῭⇍㋍Ქ㋊㋇ᝍ ㋉ ⪚ ھڱ ₙᓽን ߒ Ღ᭕ ῭⇍ ㋊ ₁ᾶ㐰Ἅ⠱Ἡ᎕㐱ᓽን ߒ Ღ᭕ ㋋ ㋈、⋅ᾶ ㋈㋉Ქ ㋌ ⪚ ھڱ ₙᓽን ߒ Ღ᭕ ῭ろ ㋍ ㋎ ₁ୁ⅁ᚾ⎉ᬅ⫹ 㐰ᑎජᗮ⎚㐱ᓽን ߒ Ღ᭕ ℽᑱ ㏖㋎㋈㏗ ự ⎚ ㋈ ߹چ ܹⶵᲥ ῭⇍㋍Ქ㋊㋇ᝍ ㋉ ⪚ ھڱ ₙᓽን ߒ Ღ᭕ ῭⇍ ㋊ ♶ᆒ፵ᾶ㐰ᗮⵅ㐱ᓽን ߒ Ღ᭕ ㋈㋉Ქ ㋋ ♶ᆒ፵ᾶ㐰ᗮⵅ㐱ᓽን ߒ Ღ᭕ ῭ろ ㋌ ㋍ ₁ᾶ᪑ώ፹ℽ ھ ₙ 㐰ᑎජᗮ⎚㐱ᓽን ߒ Ღ᭕ ⪚ ھڱ ₙୁ⅁ອ ⼡ජᅅ᛭ഝ ߹⪉ᗘ߹ፅ⼥Ⅾ᭕ ㋈ ㋉ ㋊ ㋋ ㋌ ㋈ ㋉ ㋌ ㋋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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