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2월 13일 (금요일) 오피니언 A8 조연혜 프리랜서 편집자 삶이머무는뜰 지금 이민자 삶이 위기에 처 한그어느때보다대처하기힘 든상황이아닌가싶다. 한겨울의 바람 부는 황량한 벌판에망연히서있는자신의 모습에연민을느낀다. 수많은 고통의 극복에서 안 정되었던 삶의 터전이 흔들리 는불안한변화를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기도밖에 할 수 없 는처절한고통의시간에서새 로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 길바란다. 혼란의 기간은 내면의 평온 을유지하며새롭게변화할미 래의희망을품는시간이되었 으면한다. 험난한현실에서도 선하고 열정적인 삶의 태도를 키워야한다. 전심전력으로내면의튼실함 으로 외면의 충격을 이겨내는 삶의견고함을지녀야하리라. 삶의 가혹한 역경을 헤쳐나 가는용기와지혜가자신을다 스릴 수 있게 된다.신실한 삶 에서자신을지키는선한의지 와굳센생명력을말이다. 역동적이고 새로운 삶을 창 조하는열정과기쁨은아픔과 절망을 극복하며 사람다움의 품격을갖추는도약의계기가 되리라. 삶의 새로운 존재가 되어야 할성품은현실과조화를이룬 미래 지향적 진취적인 모습이 어야 한다. 평범한 일상의 틀 에갇히지않은분별력을갖추 어야한다. 자신의 영혼과 내면의 고통 인불협화음을맑은화음으로 다듬어삶의중심에서솟구치 는소망을밝게노래해야하리 라. J. Bach((바흐)의칸타타 147 번<인간소망과기쁨이되시 는예수>는경건한신앙의분 위기를맑은화음으로노래하 는합창곡이다. Organ, Piano(기 악 곡) Orchestra(관현악)로 편곡하 여크리스마스에연주하는유 명한곡이다. 투명한 화음으로 노래하는 칸타타를 독주곡으로 새롭게 빛낸서정적인곡이다. 수정처럼 맑은 기악곡의 진 수는영혼의정화와희열을느 끼게하는성스러운분위기이 다. 지친 영혼을 위로하듯이 “천상의 질서가 지상에 내려 오는평온함을감동적으로선 사”한다. 사랑의 따뜻한 숨결이 흐르 는 이 곡 Jesus, Joy of Man`s Desiring 은 예수님을 마음에 모시고사는삶의실천으로행 복한사랑의기쁨을노래한다. 디누 리파티(Dinu Lipatti: 1917~1950.루마니아)의생애 는5년의짧은연주활동을하 다가 33세에백혈병으로요절 한피아니스트이다. 자신의 삶이 다해감을 절감 하고 EMI에서 녹음한수정처 럼투명한음색의“바흐”칸타 타 147번 <인간 소망과 기쁨 이되는예수>는병마와싸우 며 혼신의, 힘을 다했던 비감 한연주이다. 그의 프랑스 브장송 마지막 실황연주에서“쇼팽”(Cho- pin)의 왈츠는 서정성의 빛을 더했던눈물겨운감동의명연 이었다. 주치의의 만류에도 불구하 고약속한무대에올랐다.“쇼 팽”의 왈츠 14곡을 독자적인 배열로 연주했는데 마지막 2 번은힘이부처연주하지못하 고무대에서내려와야했다. 피아니스트인 부인“마들레 느”는 가슴 아파하며“쇼팽” 도‘이점은 용서하였으리라 믿는다’라고술회하였다. 그의 생명을 건 성실성의 프 로의식과꺼져가는생명의연 소는 리리시즘의 향기를 더욱 짙게했다.다시는청중앞에서 연주할수없다는그의고통스 러운 마음의 절제로 몸을 가 누기힘들었을것이다. 죽음에 이르고있는그의실황연주는 다시 들을 수 없다는 청중의, 애상(哀傷)의 교감은 폭발적 인갈채로작별의인사를대신 했다. 그의 사력을 다했던 최후의 연주가녹음으로남아예술정 신의 승화를 CD로 감상할 수 있다.삶의역경을이기는힘을 어떻게키울것인가.가치있다 고여겨지는마음이이끌리는 일을선택한다면삶이한없이 더즐거워질것이다. 정신적 가치 추구는 삶을 변 화시키는동력이될수있을터 이니말이다. 이는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 할기회이며삶의아름다운꿈 을실현하게될것이다.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마음의 풍경 이민자삶의역경을이기는힘 우리의모든계절은아름답다 한국의 겨울은 꽤나 매서운 편이 다. 유난히 추위에 약한 나는 연일 기온이영하에머무는시간들을반 기지 않았다. 가장 정을 주지 않던 계절도겨울이다. 어쩌다찬바람이 주춤하고푹한날이이어지면어른 들은“겨울이겨울답지가않다”하 셨지만,나는포근하고좋기만했다. 계절을향한본심을확인한건앨 라배마남부로이민오고나서다.내 가사는도시는대지를향한강렬한 시선을거두지않는햇볕에서늘한 기운도힘을잃고마는따뜻한남쪽 지방이다. 1, 2월에도얇은외투하 나면 바깥 활동이 가능한 날들. 두 해 동안 늦가을 끝에 봄을 맞이하 는 것 같은 계절의 순환을 겪자 기 분이이상했다. 시간의징검다리하 나가 소멸된 듯 알 수 없는 허전함 이 몰려왔다. 놀랍게도 나는 삼동 설한을그리워하고있었다. 큰한파 도, 설경도 만나기 힘든 이곳은 감 성이 메마른 땅 같았다. 도톰한 코 트에목도리를칭칭두르고도따뜻 한가슴들과마주하면온기가피어 오르던순간이얼마나소중했는지, 나는태평양을건너온뒤에야자각 했다. 그래서 지난해 말, 화씨 영화 4도 쯤은되어야‘좀춥다’는소리가나 오는캐나다몬트리올로여행을떠 났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곳 에 제 발로 간 이유는 그곳엔 낭만 이있을거란믿음하나때문이었다. 오랜만에칼바람과눈다운눈을맞 으며 걷고 싶었다.‘일주일쯤 머물 면 하루는 은빛 가루에 휩싸이는 날을만날수있겠지.’별다른계획 도세우지않았다. 사시사철따가운 앨라배마의열기는잠시잊고, 이런 저런그리움에달궈진심장을식히 고픈바람이었다. 비행기가 착륙하기 전부터 창문 으로보이는몬트리올풍경은겨울 을상실한자의허기를한순간에달 래주었다. 우리 동네선 필요도 없 는두꺼운점퍼와방한용품을장만 하며얼음장같은냉기에몸을맡길 날들을기다린보람이있었다.캐나 다 동남부에 위치한 섬 도시는 흰 담요를 덮고 깊은 잠에 빠진 듯 고 요했다. 언제 내린 것일까? 길가에 세워둔 자전거, 테라스의 테이블, 계단난간에소복이쌓인희디흰결 정체가흐르는시간을삼킨채로얼 어붙어있었다. 문득 겨우내 설백의 친구와 동행 하는이곳주민들에게도눈은반가 운 존재일지 궁금해졌다. 은세계를 지겨워하거나 교통을 방해하는 장 애물로여길지도모를일이었다. 허 나 그렇지 않았다. 내가 묵었던 숙 소의 호스트이자 몬트리올 토박이 인 프랑스와는 희고 고운 하늘의 축복을이곳사람들모두가아낀다 는말을전했다. “몬트리올은 보통 11월 말부터 3 월까지새하얗게뒤덮여요. 우리는 바쁜일상의소란함을잠재우는눈 을 좋아해요. 특히 눈보라가 칠 때 면 바람마저 잠잠해지고 눈송이만 소리없이떨어지는데,세상이얼마 나 고요한지 몰라요. 가만히 하늘 을바라보면모든게느리게흘러가 는기분이에요.” 그렇다고 몬트리올의 겨울이 한 산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들은 강풍으로 얼어붙은 빙판길에서도 꿋꿋이일상을이어간다.흰빛이내 려앉은공원이나광장에선꽁꽁언 맘을무장해제하고겨울야외활동 에빠져들기도한다. 추위를 견뎌야 하는 대상만으로 바라보지 않는 여유가 몸에 밴 사 람들이제집드나들듯가는곳은 몬트리올의심장부에자리잡은산 몽루아얄(Mont-Royal). 그곳은 혹한의 추위를 뚫고 동계 스포츠 를즐기러나온사람들의성지였다. 스케이트나스키를타면서보통신 발을신었을때처럼움직임이자유 롭고,환호성과함께눈썰매를타며 백색의치마폭에쌓인동토의정적 을깨우는이들의표정이하나같이 밝았다. 나른하고 평온한 볕에 감 싸인흰언덕은자연이선물한거대 한 겨울 놀이터 그 자체였다. 그들 이사랑하는사람과즐거운한때를 보내는사이, 앙상한나뭇가지마다 피어오른눈꽃은핑크빛으로물들 며성난추위를잠재웠다. 눈과하나된사람들틈에서나도 오랜만에동심을만끽했다.서툰실 력으로스케이트와썰매를타는사 이, 모났던 생각들은 동글동글한 산등성이를 닮아가듯 안정을 되찾 았다. 순해진 마음으로 해가 기울 도록깨끗한평원위에추억을새긴 잊지 못할 한나절이었다.‘인생 앞 에난길을뽀득뽀득순백의오솔길 을밟듯걸어가자.’하얀도시를따 스하게비추는석양의붉은가슴은 무언의약속을다짐하는여행자를 부드럽게감싸주었다. 순백의요새속에서꿈결같은나 날을보내다현실로돌아온날반긴 건앨라배마특유의포근한기후였 다. 며칠 만에 묵직한 외투를 벗고 가벼운 차림으로 산책하며‘답다’ 라는말을곱씹어보았다.그존재가 갖춰야할성질이나태도를나타내 는이말이어쩐지계절과는어울리 지 않아 보였다. 늘 순리를 따르는 자연은어느한때라도‘답지’못한 순간이 없을 테니 말이다. 어떤 계 절도, 눈 대신 금빛 햇살이 쏟아지 는겨울도찬란하고고귀하다는걸 다양한날씨를경험하며조금씩깨 달아간다. 생의 설산을 묵묵히 통과하는 법 도 어렴풋이 배우게 되었다.‘계절 이바뀌는것은지구가기울어졌기 때문이라지만인생에폭풍같은사 건들이 휘몰아치는 이유’는 찾지 못했다는김연수작가의말처럼삶 은크고작은눈보라에수시로가로 막힌다.그러나아무리척박한시절 을지날지라도인생의사계는빛바 래지않는다는걸이젠안다.‘어떤 지난한 순간에도 네 삶엔 낭만이 꽃피고 사랑은 흐려지지 않아.’딱 하루, 축복처럼쏟아지던함박눈이 내게건넨위로가설원이되어뽀얗 게내맘을덮는다. 시사만평 데이브그랜런드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극한직업 큐피드 워싱턴에서의 발렌타인데이는 가장 힘든 임무야!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