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2월 13일(금) ~ 2월 19일(목) A10 속초단천식당과실향의미각 여정의첫식사는속초에서시작했다.단천 식당은 아바이순대로 이름난 집이다. 아바 이순대는 일반적인 찹쌀순대와 다르다. 함 경도 실향민들이 속초에 정착하며 전해온 음식으로,돼지의대창속에선지와내장,채 소를듬뿍채워만든다. 북녘의식문화가반 영된 방식이다.‘아바이’라는 말이 함경도 사투리로‘어른’을뜻하듯, 이순대는노동 량이 많던 어른들을 위한 영양식이었다고 한다. 아바이순대와늘함께언급되는가자미식 해는달콤한음료가아니라발효음식에가 깝다. 가자미에고춧가루와무, 엿기름을더 해삭힌이음식은차가운동해의기후덕분 에천천히익는다고한다. 진한순대의맛을 산뜻하게이끌어주는이조합이미각을자 극한다.어머님도이맛을즐기신다.그반응 만으로도 여행은 이미 세대의 기억을 잇고 있다. 겨울바다의리듬과척산온천 이후 천진 해안의 카페에 들른다. 바닷가 에세워진서핑보드들이시선을끌었다. 강 원도에서 서핑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 작한것은2010년대이후다.양양을중심으 로한동해안은수심이비교적얕고파도의 방향이 일정해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모 두접근하기좋아많은이들이모인다고한 다. 특히겨울의동해는오히려더안정적인 너울을만들어낸다. 수도권과의접근성, 자유로운해변문화가 결합돼이지역은하나의라이프스타일공 간으로자리잡은듯하다. 천진해안역시그 흐름위에있다. 서핑대신모래사장을뛰어 다니는 반려견들의 모습을 보며 어머님 입 가에미소가머무른다. 차가운바다와따뜻 한커피향이이곳의풍경을완성한다. 겨울 바다를 만끽한 후 척산 온천으로 향 한다. 이곳은강원동해안에서가장오래된 온천으로알려진곳이다. 1970년대발견된 온천은설악산화강암지층아래에서솟아 나강원도온천문화의출발점이됐다고한 다. 미네랄과염분을머금은온천수는오랫동 안 지역 주민들의 몸을 달래 왔다. 차가운 공기를지나뜨거운물에몸을담그는순간, 겨울여행의묘미를느낀다. 이시간은어른 들을위한것이었고, 그덕분에여행이추억 으로기억된다. 설악밸리서평안한저녁 온천으로노곤한몸을이끌고다시켄싱턴 리조트 설악밸리로 돌아온다. 이곳은 반려 동물을‘동반 가능’한 존재가 아니라 여행 의구성원으로받아들인다. 산책로와동선, 공간의 분위기까지 자연스럽다. 과하지 않 은배려, 특별대우하지도, 불필요하게통제 하지도않는다.그균형덕분에사람과동물 모두편안하다. 해가 기울 무렵 속초 중앙시장을 잠시 거 쳐돌아온뒤설악의저녁은빠르게내려앉 았다. 산책로를따라세마리의개는각자의 속도로걷고,부모님은그뒤를따라조용히 이야기를나눈다. 이번여행은새로운풍경을소비하는일정 이 아니다. 어른들의 보폭에 맞추고, 세 마 리반려견의호흡을읽으며, 강원도가품은 역사와 생활의 층위를 천천히 통과한 시간 이었다.빠르지않았기에놓치지않았고,화 려하지않았기에오래남는다. 여행이남긴 관계는설악과바다사이의조용한겨울에 서가장선명해진다. ●박윤정(주)민트투어대표 프랑스에서 대학 생 활을하며유럽여행문 화를 익혔다. 귀국 후 스스로를 위한 여행을 즐기겠다는 마음으로 2002년민트투어여행 사를 차렸다. 20여 년 동안맞춤여행으로여 행객들의 취향에 맞는 여행을디자인하고있다. 2021년4월여행책 ‘나도한번은트레킹페스티벌크루즈’와이 듬해 6월‘나도 한번은 발트 3국 발칸반도’ 를쓰고냈다. 반려견과함께한 ‘겨울의강원도여행’ 단천식당. 설악밸리리조트산책길. 이번강원도여행은목적지보다동행이 먼저정해진여정이었다. 반려견을위한 일정이기도했지만, 그보다앞선이유는 부모님이원하신나들이였다는것. 나의 반려견한마리와어머님의반려견두마 리, 모두세마리의개와함께하는길은 자연스럽게속도를낮추는선택이된다. 많이보고빠르게이동하는여행이아니 라함께걷고함께머무는시간, 겨울의 강원은그런방식의여행을허락하는몇 안되는장소다. 서울을떠나강원도로향하는길에는 계절의여백이깔려있다. 잎을모두내 려놓은산자락, 차분하게식은공기, 도 로위로길게드리운겨울햇살이이지 역의본래표정을드러낸다. 강원도의겨 울은화려하지않다. 대신차분하고조용 히여행객을반긴다. 설악밸리리조트.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