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2월 25일 (수요일) 해 질 녘 사물들은 모습을 감춘다. 꽃 뒤에 숨어 있던 꽃은 물론이고, 꽃 앞에 있던 꽃마저 보이지 않는다. 보 이지 않던 길은 물론이고, 보이던 길조차 땅거미 속으 로 사라진다. 나무와 산과 마을이 어둠에 지워지고 있 는데 눈이 부시다니 어불성설 아닌가? 해 뜰 녘이라 야 옳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고개가 주억거려지는 것 은 육안이 아니라 심안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 의 해질녘에비로소보이는것들, 분별과경계가사라 지면서 새롭게 드러나는 밝은 어둠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은 눈으로 보지만 진실은 눈을 감 아야잘보인다. [시인반칠환] 오피니언 A8 해외에 거주하는 부모님이 미국 에 잠시 방문할 때, 가장 많이 묻 는질문중하나가있다.“부모님이 한국에서 메디케어를 받고 있는 데, 미국에방문중아프면메디케 어로치료받을수있을까요?”라는 질문이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은 대부분한국건강보험(국민건강보 험)을 사용하지만, 예외적으로 미 국 영주권자·시민권자였거나 과 거 미국에서 메디케어 자격을 얻 은상태일수도있다. 이런경우라 면 미국 방문 시 의료비가 어떻게 처리되는지,메디케어가실제로도 움을 줄 수 있는지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먼저가장중요한사실부터살펴 보자. 메디케어는 원칙적으로 미 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보험 이다. 미국 본토, 하와이, 알래스 카,그리고미국령(괌·푸에르토리 코·버진아일랜드 등)에서 제공되 는의료서비스만커버한다. 즉, 부 모님이 한국에 계실 때는 메디케 어가 거의 어떤 진료도 커버하지 않지만, 미국에 입국해 머무는 동 안 발생한 진료는 원칙적으로 메 디케어적용대상이된다. 따라서 전제로 부모님이 실제로 메디케어파트A또는B자격을가 지고 있고 보험료를 정상적으로 내고있다면, 미국방문중병원에 서 진료받을 경우 메디케어 적용 이 가능하다. 다만 여기서 고려해 야할현실적인조건들이있다. 우선 부모님이 메디케어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 다. 파트 A는 대부분 무료이지만, 파트 B는 매달 보험료를 내야 한 다. 만약미국을떠난후파트B보 험료를 지불하지 않았다면 자동 으로 해지되며, 다시 가입하려면 일반 등록 기간을 기다려야 하고 지연가입페널티도발생한다. 즉, 한국에계시더라도메디케어를유 지하려면파트B보험료가꾸준히 납부되어왔어야한다. 부모님이 메디케어를 유지하고 있다고가정하면, 미국방문중진 료는 일반 메디케어 규정과 동일 하게 처리된다. 파트 A는 입원을, 파트 B는 외래 진료·의사 방문· 검사 등을 커버한다. 미국 병원에 서는 한국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메디케어 번호만 있으면 진료비 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부모님 주 소가 한국으로 되어 있거나 해외 로등록되어있는경우, 병원이처 리 과정에서 추가 확인을 요구할 수도있다. 하지만주의해야할부분도있다. 메디케어는미국내치료만커버한 다고 했지만, 그 범위에도 예외가 있다. 예를 들어 어드밴티지 플랜 (Part C)을가지고있는경우, 해당 보험사가운영하는네트워크안에 서만 진료가 가능한 경우가 있다. 어드밴티지 플랜은 지역 제한이 강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모님 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잠시 오더 라도 기존 어드밴티지 플랜이 방 문 지역에서 작동하지 않을 수 있 다. 특히 HMO 플랜은 네트워크 밖에서는 거의 커버되지 않기 때 문에, 부모님이메디케어Advan- tage를 사용 중이라면 방문 지역 에서Emergency만처리되는경우 가 많다. 비응급 진료는 커버되지 않을가능성이높다. 반면 오리지널 메디케어(파트 A·B)를사용중이며Medigap(메 디케어 보충보험)에 가입하지 않 고 어드밴티지 플랜(Part C)을 갖 고 있으면 미국 내 대부분의 병원 에서 편리하게 사용 가능하며 이 경우방문중병원사용에큰제약 이없다. 하지만, 치료비의 20%를 부담해야한다. 그렇다면 부모님이 한국 방문 중언제든다시미국에와서사용 할 수 있도록 메디케어를 유지하 는것이좋을까?이는부모님의상 황에따라다르다. 파트B보험료 는연간 $2,000가넘는비용이발 생한다. 한국에 계속 거주하시면 서 미국 방문이 드물다면 파트 B 를 유지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용 이낮을수있다.반면미국에자녀 가있어종종방문하거나, 건강상 태가 좋지 않아 미국에서 진료받 을 가능성이 있다면 유지하는 것 이도움이된다. 또한가지많이묻는질문은“한 국에서 메디케어를 사용할 수 있 는가?”인데, 결론은“거의불가능 하다”이다. 일부 특별한 경우-예 를들어미국과가까운국경지역 에서응급치료를받을수밖에없 을때-는예외적으로보험금이지 급되기도하지만한국은해당되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 거주 동안의 의료 비용은 국민건강보험 또는 한국에서 별도로 가입한 보험이 있어야 한다. 응급의 경우에는 보 험회사에 따라 한국에서의 치료 도커버되는수가있다. 해외에계신부모님이미국을방 문할때의의료문제는단순한보 험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의 안전 과 직결된다. 미리 정확한 정보를 갖고 준비해 둔다면 위급한 상황 에서도 훨씬 안심할 수 있을 것이 다. (보험전문인최선호770-234-4800) 부모님이 한국에 계신데 잠시 미국 방문 시 메디케어로 치료받을 수 있나? 최선호 보험전문인 - 보험, 그것이 알 고 싶다 전문가 칼럼 부는 오만이며 풍요는 타락 이라믿던시절이있었다. 사람 의본질은오직마음뿐이라믿 었기에, 부를과시하는이들에 게는 냉소적인 시선을 보냈다. 고결함을 지켜야 한다는 선민 의식은 나를 지탱하는 힘이었 으나,동시에나를가두는견고 한감옥이었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 신조 의민낯을마주했다. 그것은초 라한내처지를가리기위한방 패였다. 넉넉지못한형편이열 등감이 되지 않도록‘도덕적 우월감’이라는 허울 좋은 명 분으로무장했던셈이다. 마음 이라는 가치에 집착했던 배경 에는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나 를지키고싶은연약한자아와, ‘착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 은어린마음이숨어있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자연스럽 게노인돌봄의현장으로나를 이끌었다. 주름진얼굴속에서 보이지않는진심을발견할때 마다삶의보람을느꼈다.그러 나한할머니를만나며나의세 계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평생 돈에만집착해온할머니는중 풍으로몸이무너진뒤에도의 심과독설을멈추지않았다.분 노와연민을오가는감정의곤 두박질속에서내신념은무너 졌고, 정작 내 마음이 깎여나 가는줄도모른채나는서서히 소진되어갔다. 갈등의정점에서문득할머니 의생을짚어보았다. 타인을믿 지 못하고 물질에만 매달려온 그집착은,척박한세상을버텨 내기 위해 선택한 할머니만의 ‘성벽’이었을지도 모른다. 내 가열등감을가리려도덕적벽 을 쌓았듯, 할머니 또한 불안 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 돈이 라는단단한갑옷을입어야했 던것은아닐까. 할머니의괴팍 함역시상처받지않으려는자 기방어일 거라는 생각이 들자 얼었던마음이녹기시작했다. 얼마 전 비행기 안에서 승무 원의안전수칙을듣다가거대 한깨달음을얻었다. 비상상황 에서 산소마스크가 내려오면 노약자보다‘반드시본인이먼 저’써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야박하게들렸던그수칙은지 극히과학적인진리였다. 맞다. 내가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면 결국곁에있는어느누구도구 할수없기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나의 무력감은 그할머니때문만은아니었다. ‘마음’이라는 가치에 매몰되 어, 그 마음을 담는 그릇인 나 의한계를외면한것이문제였 다. 과거에는열등감을가리려 성벽을쌓았고, 지금은책임감 과 헌신이라는 이름으로 스스 로를 질식시키고 있었다. 타인 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는 강박에내마음의산소마스크 는늘뒷전이었다. 은퇴를 앞둔 이제야 바람 빠 진 풍선 같은 내 마음을 들여 다본다. 나에게 필요했던 것은 억지 헌신이나 마음의 증명이 아니 라, 나 자신을 위한 신선한 산 소 한 모금이었다. 내가 먼저 에너지를 회복해야 할머니의 거친마음도포용할수있음을 이제야겸허히받아들인다. 내 마음을 우선 돌보는 일은 결코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다. 세상을비추기위해내안의등 불에먼저기름을채우는일이 다. 과거의 내가 벽을 쌓았다 면, 오늘의 나는 나를 사랑하 기 위해 숨을 고른다. 내 마음 의 산소마스크를 고쳐 쓰고, 다시 한 번 세상을 향해 깊고 건강한숨을내뱉어본다. 김혜경 사랑의 어머니회 회장 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수필 마음의산소마스크를먼저쓰라 시사만평 데이브그랜런드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눈폭탄 맞은 뉴욕 소금 이아침의시 꽃뒤에숨어보이지않던꽃이보인다. 길에가려보이지않던길이보인다. 나무와산과마을이서서히지워지면서 새로드러나는모양들. 눈이부시다, 어두워오는해질녘. 노래가들린다, 큰노래에묻혀들리지않던. 사람에가려보이지않던사람이보인다. ‘해질녘’ -신경림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