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3월 2일 (월요일) 오피니언 A8 “시민권자와 결혼하면 해결 된다”는 말은 오랫동안 이민 사회에서하나의공식처럼통 용되어 왔다. 가족이민은 미 국 이민법의 핵심 축이고, 시 민권자의 배우자는 직계가족 으로분류되어비자쿼터의제 한도 받지 않는다. 그래서 많 은이들이결혼을‘마지막해 법’으로여긴다. 그러나2026 년 2월, 연방 이민 항소법원 (BIA)은 그 기대에 분명한 선 을 그었다. 최종 추방명령이 확정된이후이루어진결혼은 그자체만으로재심을열어줄 ‘예외적사유’가될수없다고 판시한것이다. 이번 결정의 핵심은 결혼의 가치에 대한 판단이 아니다. 법원이강조한것은절차의종 결성, 즉‘최종성(finality)’이 다. 이민 절차는 단계적으로 설계되어있다. 이민판사의판 단, 항소, 연방 항소법원의 검 토를거쳐더이상다툴수없 는 지점에 도달하면 법은 사 건을 닫는다. 이 종결성이 무 너지면판결은언제든뒤집힐 수있고, 제도전체의예측가 능성은흔들린다. 사건 당사자는 비자를 초과 체류해 추방명령을 받았고, 항소 절차를 모두 거친 뒤 명 령은확정됐다. 이후시민권자 와 결혼했고, 가족초청 이민 청원(I-130) 승인도 받았다. 표면적으로보면영주권취득 을 위한 조건은 갖춘 듯 보인 다. 그러나 법원은 이렇게 보 지 않았다. I-130 승인은 가 족관계의존재를인정하는행 정적 판단일 뿐, 이미 존재하 는추방명령을자동으로무력 화하지는않는다는점을분명 히했다. 여기서 많은 혼란이 발생한 다.이민청원승인과신분조정 은 별개의 단계다. 특히 최종 추방명령이살아있는상태에 서는 신분조정이 구조적으로 차단되는경우가많다.문제의 중심은‘청원승인여부’가아 니라‘명령의존속여부’다. 당사자는기한이지난뒤사 건을 다시 열어 달라고 요청 하며‘직권 재심(sua sponte reopening)’을 주장했다. 이 는법원이극히예외적인상황 에서만스스로행사하는권한 이다. BIA는직권재심은의회 가정한 90일기한과횟수제 한을 우회하기 위한 통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단순한 사정변화나개인적곤란함은 그문턱을넘기어렵다는의미 다. 법원이 특히 경계한 부분은 사후적행위에대한보상문제 였다. 만약최종명령이후결 혼이라는 새로운 사정만으로 언제든재심을허용한다면,절 차를지연하거나불이행한사 람에게결과적으로유리한선 택지가 열리게 된다. 이는 법 집행의 형평성과 충돌한다는 것이법원의판단이다. 현실 상담 현장에서도 비슷 한 질문은 반복된다.“결혼했 고 I-130도승인됐는데왜영 주권을 신청하지 못하느냐.” 그러나 추방명령이 존재하는 한, 행정절차는그위에서지 못한다. 먼저 해결해야 할 것 은 가족청원이 아니라 명령 자체다. 순서를 바꾸면 길은 열리지않는다. 또다른변수는시간이다.최 종 명령 이후 출국하지 않고 체류를 지속하면 불이행 문 제, 벌금, 형사책임, 입국금지 조항등추가적위험이누적될 수 있다. 법은 정지 상태에 머 무르지 않는다. 아무 조치도 취하지않는선택역시하나의 법적결과를낳는다. 이번판결은차갑게들릴수 있다. 개인의 결혼과 가족 형 성을충분히고려하지않았다 는 비판도 가능하다. 그러나 법원은감정보다구조를택했 다. 제도의 안정성과 예측 가 능성을 지키는 것이 더 큰 원 칙이라는판단이다. 2026년현재의법적환경은 분명하다. 최종 추방명령 이 후의 결혼은 자동적 구제 사 유가 아니다. 가족은 중요하 지만, 절차의 경계는 더욱 엄 격하다. 전략은 희망이 아니 라시점과구조위에서설계되 어야 한다. 이번 BIA 판결은 그단순하지만단단한원칙을 다시 확인한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케빈김 법무사 전문가 칼럼 추방명령 이후, 결혼은 왜 답이 되지 않는가 요즘 글로벌 미식업계의 관심은 온통 LA에 쏠려있다.‘세계최고’ 의 명성을 가진 덴마크 식당‘노 마’(Noma)가 3월부터 16주 동 안 이곳 실버레이크에서 팝업 레 스토랑을열기때문이다. 식사비용은 일인당 1,500달러. 음료와 세금, 팁이 포함된 가격이 라고는 하지만 좀 심하다는 비난 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달 전 예 약이 오픈되자마자 60초 만에 모 든자리가완판되어또한번화제 가되었다. 노마는 셰프 르네 레드제피 (Ren? Redzepi, 48)가 2003년 코 펜하겐에오픈한식당으로, 5년연 속 미셸린 3스타를 받았고, 굴지 의‘세계 50대식당’에서다섯번 이나1위에오른파인다이닝의성 지다. 같은기록을가진식당은스 페인의‘엘 불리’(El Bulli)가 유 일한데 2011년문을닫았으니, 노 마는 명실공히 현존하는 최고의 레스토랑이다. 세계 50대 식당(World’s 50 Best Restaurant)은 영국의 레스 토랑 매거진이 2002년부터 선정 해온 식당 순위로, 미슐랭처럼 익 명의 심사관이 방문하여 점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약 1,000명에 달하는 셰프, 식당 운영자, 평론가, 미식전문가들의 투표로 순위가 매겨진다. 따라서 미슐랭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하다 고 평가되고 있으며, 희소가치도 훨씬 높아서 리스트에 오른 식당 은예약폭증은물론,그도시의관 광산업까지 부양하는 효과를 누 리게된다. 노마는2010, 2011, 2012, 2014, 2021년에 정상에 오르면서 코펜 하겐을 세계 미식의 중심지로 만 들었다. 한국인 운영 식당 중에서는 뉴 욕 박정현 셰프의‘아토믹스’가 3년 연속(2023년 8위, 2024년 6 위, 2025년 12위) 포함됐고, 샌프 란시스코 코리 리 셰프의‘베누’ 가2021년에28위, 그리고서울에 서는 강민구 셰프의‘밍글스’가 2024년44위에이어지난해29위 로선정됐다. 르네 레드제프는 아무도 생각해 보지 못한 식재료를 찾아내고 조 리법을개발해끊임없이창의적인 요리를 내놓아‘요리사들의 신’ 으로 등극했다. 대구 간, 가자미 알, 사슴뇌, 해초, 꽃, 나무, 심지어 개미와곤충까지접시에올림으로 써 북유럽 쿠진의 선구자가 되었 고, 푸아그라와 캐비아 없이도 최 상위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 는 오뜨 쿠진의 새 질서를 창조했 다. 3~5시간 동안 18코스가 서브 되는노마에서의식사는현재688 달러, 여기에 와인이나 주스 페어 링을더하면일인당800~1,000달 러를쓰게된다. 그런데노마 LA의가격은왜이 보다더비쌀까? 이유는코펜하겐 에서데려오는130명인력의숙박, 이동, 그리고 일부 직원들의 자녀 교육비까지모두부담하기때문이 다. 노마 LA는 3월11일부터 6월26 일까지 주 4일, 한번에 42명을 받 는다. 이팝업레스토랑을위해레 드제피는 11월부터 실버레이크에 상주하고 있으며, 일부 팀원들은 그보다 먼저 도착해 현지 식재료 의 채집과 재배, 지역생산자들과 의협업을진행해왔다. 또다른스 태프들은 대여 공간을 최고의 미 식경험을선사하는완벽한분위기 의 레스토랑으로 개조하는 작업 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투입되는 시간과 인력과 노력, 전문성과 창 의력을보면‘공연예술’이라는생 각이들정도, 손님들은단한번뿐 일그경험을위해모든비용을지 불하는것이다. 노마의 해외 레지던시는 LA가 처음이 아니다. 레드제피는 2012 년런던을시작으로도쿄와교토, 호주 시드니, 멕시코 툴룸에서 팝 업 노마를 운영해왔다. 도시 전체 를무대로한이런프로젝트는엄 청나게 복잡하고 어렵지만, 창의 력의 쇄신을 위해 도전한다는 레 드제피는“돈을벌기위해하는것 이 아니다. 5~6개월 동안 에너지 를쏟아부어LA의창의적인사람 들을 만나고 그들에게서 배우고 영감을 얻는 것이 우리가 얻는 이 익이다”라고말했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노마 LA를 홍보라도 하는 것 같은데 사실은 그반대다. 파인다이닝코스요리 의 특별함과 근사함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한 끼에 1,500달러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충격이고, 위화감을 넘어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시점도 좋지 않다. 요즘은 LA뿐 아니라미국전체의요식업계가침 체에빠져있다. 특히LA의식당가 는2025년에유난히힘들었다. 연 초부터 대규모 산불에 수많은 주 택과 사업체가 파괴되었고, 이민 자단속으로 식당의 매출감소가 계속되고 있으며, 관세인상으로 식재료가격까지상승하면서악재 에악재가겹쳐한해동안 100여 곳의식당이문을닫았다. 우리가아는곳만해도코리아타 운의 보석같던 퓨전식당‘히얼스 루킹앳유’(HLAY),다운타운의 ‘오리지널 팬트리’ ‘양반’ ‘르 프 티파리’,말리부의‘문섀도’, 6 가의 오리지널‘선농단’, 바비큐 전문점‘함지박’은한인타운과피 코점모두문을닫았고, 유명셰프 상 윤은‘파더스 오피스’다운타 운점과컬버시티의‘헴스베이커 리’를폐업했다. 부자들이자기돈으로무엇을먹 던얼마를쓰던내알바아니지만, 미국인 7명중 1명, 무려 4,500만 명이 끼니를 거를 정도의 식량불 안 상태에서 살고 있음을 생각한 다면,지구촌에서3억명이상이긴 급기아 상태임을 지각한다면, 한 번입에넣으면그만인음식한끼 에1,500달러는거의죄악이아닐 까. 한 끼에 1,500달러, 노마 LA 정숙희 의 시선 정숙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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