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3월 4일 (수요일) 오피니언 A8 시사만평 아렌드밴담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호르무즈 해협 위기 “울며겨자먹기”라는속담이있 다. 하기싫지만어쩔수없이감수 해야하는상황을두고하는말이 다. 겨자는 맵지만 어떤 음식에는 꼭 필요하다. 이를테면 냉면에 겨 자가 빠지면 어딘가 허전하다. 매 운맛을 참아가며 넣는 이유는 결 국그맛을완성하기위해서다. 보험 가운데에도 이런 경우가 있다. 법으로 의무화되어 있지 는 않지만, 현실에서는 사실상 선 택의 여지가 거의 없는 보험이 있 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주택보험 (Homeowners Insurance)이다. 미국에서주택보험은자동차보험 처럼 법으로 가입이 강제된 보험 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 부분의주택소유자는주택보험을 유지하고있다.왜그럴까? 한 주택 소유자의 사례를 생각 해보자. 몇년전융자(Mortgage) 를이용해집을구입했다. 비록은 행돈이상당부분을차지하고있 었지만,‘내 집’을 마련했다는 기 쁨은충분했다.그러던어느날,융 자회사가 바뀌었다는 통보를 받 았다. 기존의 융자회사가 채권을 다른 회사에 매각했다는 내용이 었다. 본인의동의없이이런일이 가능한가 의아했지만, 융자 서류 에 이미 그 권한이 명시되어 있다 는 설명을 듣고 넘어갔다. 실제로 미국에서는모기지채권이금융회 사들 사이에서 매매되는 일이 흔 하다.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다. 어 느 날 새 융자회사로부터“주택 보험이 해지되었기 때문에 당사 에서 임의로 보험에 가입했다”라 는통지를받았다. 더놀라운것은 보험료였다. 기존 보험료의 몇 배 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확인해 보 니, 보험회사는 보험료를 받지 못 해 보험을 해지했다고 한다. 보험 료는 원래 융자회사에서 에스크 로(Escrow) 계좌를 통해 자동으 로 납부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청 구서가이전융자회사로발송되었 고,그사이보험이끊어진것이다. 보험이끊어졌다고해서왜융자 회사가마음대로보험에가입시켰 을까? 이유는단순하다. 융자회사 는 자신들의 담보를 보호해야 하 기때문이다. 주택을 구입할 때 상당액의 융 자를 이용했다면, 그 집에는 은행 의자금이깊이묶여있다.집이화 재나 자연재해로 전소된다면, 가 장큰손실을보는쪽은융자회사 다. 집이 담보인데 집이 사라지면 담보 가치도 사라진다. 따라서 융 자회사는주택소유자에게보험을 유지하도록 요구한다. 이는 대출 계약서에명확히규정되어있다. 만약 보험이 해지되면, 융자회 사는‘강제 보험(Force-Placed Insurance)’이라는형태로보험에 가입시킨다. 이 보험은 융자회사 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장범위는제한적이면서보험료 는훨씬비싼경우가많다. 주택소 유자를 보호하기 위한 보험이 아 니라, 담보가치유지를위한보험 이기 때문이다. 결국 보험이 끊어 지면손해를보는쪽은주택소유 자다. 이처럼 주택보험은 법적으로는 의무가 아니지만, 융자가 있는 한 사실상 필수다. 그래서 많은 사람 들이 주택보험을“울며 겨자 먹 기”처럼받아들인다. 매년보험료 를낼때마다부담을느끼지만, 끊 을수는없다. 그렇다면 융자가 없는 집이라면 보험이 필요 없을까? 법적으로는 그렇다. 집을 전액 현금으로 구입 했고, 그어떤금융기관의담보요 구도 없다면 보험 가입을 강제하 는곳은없다. 그러나여기서다시 한번생각해볼필요가있다. 집은대부분가정에서가장큰자 산이다. 화재, 번개, 폭풍, 도난, 배 상책임사고등은예고없이찾아 온다.단한번의사고로수십만달 러의손실이발생할수있다. 보험 료 몇 천 달러를 아끼겠다고 보험 을 해지했다가, 평생 모은 자산이 한순간에사라질수도있다. 또한 주택보험은 단순히 건물만 을보장하는것이아니다. 내부동 산, 임시 거주비(Additional Liv- ingExpense),그리고타인에대한 법적배상책임(Liability)까지포함 된다. 집에서 발생한 사고로 타인 이다쳤을경우수십만달러의소 송으로이어질수있는데, 이때주 택보험의 배상책임 보장이 큰 역 할을한다. 결국 주택보험은‘강제’는 아니 지만, 현실에서는 필수에 가깝다. 특히 융자가 있다면 선택의 여지 가없다. 융자가없다하더라도, 자 신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 로선택하는것이현명하다. 겨자가맵다고해서냉면에서빼 버릴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보험 료가부담된다고해서주택보험을 가볍게여길수는없다. 매년갱신 시점마다 보장 내용과 보험료를 점검하고, 적정한 한도로 유지하 는것이바람직하다. 주택보험은 법이 강제하는 보험 은아니다. 그러나우리의삶과자 산을 지키는 안전장치다. 어쩔 수 없이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아니 라, 스스로를보호하기위한현명 한 선택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다면,‘울며 겨자 먹기’가 아니라 ‘미리 준비하는 지혜’라고 부를 수있지않을까. (보험전문인최선호770-234-4800) 주택보험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나? 최선호 보험전문인 - 보험, 그것이 알 고 싶다 전문가 칼럼 지나온 길을 돌아보기 적절한 때는 언제일까.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짧아진 시점에 이 르고 보니, 지나온 발자취를 한 번쯤 깊게 반추해보고 싶다. 그 래서인지 요즘 들어 옛 생각에 혼자 미소 짓는 일이 잦다. 나이 듦의징조겠으나, 다행히갈피마 다튀어나오는기억들이 대부분 고운 추억들이라 감사하다. 매 순간치열했노라자부할순없어 도떠오르는장면마다온기가번 지는 것을 보면, 나의 삶은 제법 행복한궤적을그려온모양이다. 노인들과 생활하다 보면 삶 의 여러 단면을 접한다. 평생 독 신으로산할아버지는결혼하지 않은 것을 일생의 후회로 꼽았 고, 할머니들은 대개 자신의 의 지대로살지못한세월을아쉬워 한다. 신념을 위해서 혹은 가족 을위해자신을지워냈던시절에 대한 뒤늦은 고백일 것이다. 조 금더‘나’를위한선택을했더라 면어땠을까하는그분들의탄식 속에서 나는 내 미래의 얼굴을 본다. 한때는 이해하기 힘든 노인의 모습도 있었다. 유독 입술을 굳 게닫고매사에날선반응을보 이던 한 할머니가 기억난다. 작 은도움도싫다며손사래를치고 가시돋친말로주변을밀어내던 그분은 양로원에서 이른바‘괴 팍한 노인’으로 통했다. 그러나 그단단한껍질속에는누구에게 도 꺼내 놓지 못한 채 곪아버린 외로움과,지키지못한자존심의 잔해들이 숨어 있었다. 그 세월 의 굴곡을 짐작조차 못 했던 젊 은 날의 나는 그저 그분을 피하 기에급급했다. 나이 들어 다시 생각해보면 그 날 선 말들은 누군가 자신을 알 아봐 달라는, 혹은 더는 상처받 지 않으려는 필사적인 방어 기 제였다.“오죽하면 저리 되었을 까”하는연민이가슴에고인다. 뾰족한 성정 뒤에 가려진 앙상 한진심을볼수있게된것, 그것 은나이가내게준가장값진선 물이다.이제는그런괴팍함조차 인생의고단함을견뎌낸훈장처 럼느껴져, 그주름진손을가만 히맞잡고싶은마음이든다. 사실 성공 가도만 달리는 삶은 어디에도없다.실수와실패를거 듭하며걷다보니어느덧성공이 라 부르는 지점에 와 있는 것이 인생의본모습일것이다. 겉모습 은 어른이었으나 속은 솜털 보 송한 햇병아리 같았던 젊은 날 을 되돌아본다. 그때의 허물조 차애틋한추억으로떠오르는것 을보니, 나의인생항로는꽤성 공적이었다. 지난날을 되돌아볼 때사실우리가그리워하는것은 ‘그 시절’이 아니라, 그 시간 속 에반짝이며존재했던‘나자신’ 이다. 칠흑같은밤, 길잃은나그네가 방향을 잡을 때 가장 먼저 찾는 것은 북극성이다. 나는 그저 그 별이 다른 별보다 크고 밝기 때 문인 줄 알았다. 아니었다. 북극 성은지축바로위에서제자리를 지키기에, 계절이바뀌어도별자 리가흐트러지지않고늘북쪽을 가리키는 것이다. 다른 별들이 화려하게밤하늘을수놓으며자 리를 옮길 때도, 북극성은 묵묵 히 그곳에 머물며 길 잃은 이의 눈동자가되어준다. 육십이 넘어서야 비로소 북극 성의 진의를 깨닫고 내 삶의 축 을되짚어보는마음이못내부끄 럽다. 그래도나그네가북극성을 지표 삼아 험한 산맥을 넘듯, 인 생의길에도나만의북극성이있 어야 했음을 이제는 알겠다. 타 인이세워둔이정표만쫓으며방 향을구걸했던무지함에고개가 숙어진다. 하지만 부끄러움에만 머물기엔 남은 생의 볕이 아깝 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신체적 쇠락만이아니라세상을보는눈 이깊어지는과정이다. 이제라도 남이정해준방향이아닌, 내영 혼의지축위에나만의북극성을 띄우고 싶다. 그것은 젊은 날의 욕망과는 다른 지혜다. 타인의 모난 마음까지 긍휼로 품어 안 는 넉넉함, 그 본질적인 사랑이 남은여정의새로운축이되기를 소망한다. 인생은 늘 현재 진행형이기에 매순간이황금기여야하겠지만, 노년이야말로삶의본질에가장 가까워지는시기가아닐까. 꿈꾸 던이상과노년이라는현실이교 차하고, 비로소 욕망을 내려놓 을줄아는나이. 이시기에지나 온삶의무게를정직하게인정할 수 있다면, 다가올 노년 또한 멋 지게 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나그네가북극성을지표삼아마 침내 안식처를 찾아가듯, 나 또 한내안의별을따라나답게, 아 름답게늙어가고싶다. 김혜경 사랑의 어머니회 회장 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수필 내삶의축,북극성을찾아서 석유 이란 호르무즈해협 세계경제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