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3월 7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시사만평 밀트프리지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갈수록 궁핍해지네 중산층 생계비 얼마 전 본 영화《해어화》 (2016, 박흥식감독)에는주인공 이시조를노래하는장면이나온 다. 화려한 무대도, 과장된 음악 도 없이 오직 한 예인의 목소리 가공간을채운다. 그순간나는 문득 생각했다. 우리는 지금도 시조를짓지만, 과연시조를‘부 르고’있는가. 1927년이능화가펴낸『조선해 어화사』는 이 전통을 기록으로 남긴 책이다. 그는 신라에서 조 선말기까지예인들의역사를집 대성하며‘해어화(解語花)’라는 이름을예술가적존재의상징으 로 정착시켰다.‘말을 알아듣는 꽃’이라는 이 표현은 단순한 미 모의 수사가 아니라, 시와 음악, 춤과풍류를아우르며시대의감 정을번역하던종합예술가에대 한존칭이었다. 황진이와매창의 시조는활자이전에이미울림을 품은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시조를 국어 교 과서에서 만나는‘글자문학’으 로 기억한다. 그러나 시조의 본 질에는 노래가 있다. 시조는 가 곡·가사와 함께‘정가(正歌)’라 불리며, 감정을절제하고정제해 느릿한 음률에 싣는 예술이다. 판소리나민요가감정을폭발적 으로 분출하는 예술이라면, 시 조는절제된호흡속에서마음을 다스리는풍류의소리였다. 활자속에갇혀있던글자가느 린호흡을만나면자연의산세처 럼유유히흘러가며흔들리고꺾 인다.이를시조의‘시김새’라한 다. 시조창은 황(黃)·중(仲)·임 (林)이라는세음을중심으로움 직인다. 단단히 중심을 잡고 흔 들리는음, 위로밀어올리는음, 그리고 다시 부드럽게 내려앉는 음의 순환 속에서 조선의 선비 와예인들은우주의질서를보았 다. 단세개의음으로세상을노 래하는단순함속에서오히려깊 은울림이생겨난다. 한국국악원에 따르면, 본래 시 조는‘시절가조’, 곧그시대에 유행하던노래라는뜻의음악곡 조 명칭이었다. 이는 영조 때의 가객 이세춘에게서 비롯되었다 는설이있다(신광수,『석북집』). 최초의시조창악보는19세기서 유구의『유예지(遊藝志)』와 이 규경의『구라철사금자보(歐邏 鐵絲琴字譜)』에전한다. 또한시 조창은 지역에 따라 같은 작품 이라도울림이달라진다. 서울의 경제(京制), 호남의 완제(完制), 충청도의 내포제(內浦制), 영남 의영제(嶺制)는동일한형식안 에서도서로다른호흡과음색을 지니며각기지역의기상을담아 낸다. 근대 이후 활자 문화의 정착과 일련의역사적굴곡속에서시조 는점차‘읽는문학’으로변모했 다. 그 과정에서 음악적 원형은 뒤로 밀려났다. 그러나 최근 온 라인을통해시조창을복원하려 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디지털 매체는오히려잊힌소리를다시 불러내는 통로가 되고 있다. 이 는시조가특정계층의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시절가조’?곧 오늘의 노래가 될가능성을보여준다. 시조의 미래는 문학과 음악의 이중 점화에 달려 있다. 우리 고 유의시조형식이정가와함께계 승되고, 우리 세대와 다음 세대 가 그 음률을 다시 몸에 새긴다 면, 시조는 과거의 유물이 아니 라현재형의예술로살아날것이 다. 전통은 자주 접할수록 친숙 해지고, 친숙해질수록 사랑하게 된다. 시조가 다시 우리의 일상 속에 서 종이 위를 벗어나 살아서 울 려퍼지기를 바란다. 그 느린 숨 결이 우리의 삶을 적시고 깊은 정서마저깨우기를기대한다. 시절가조(時節歌調),다시노래가되다 알아, 알아, 계속노를저어…!!! 노년세대를이야기할때면자연 스럽게 모든 일이 느리게 진행된 다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이 는 본인의 의지이든 아니든 노년 이라는 시기에는 어쩔 수 없이 느 림의미학을받아들일수밖에없 기 때문이다. 요즘 시대에는 느림 에 대해 스스로 변명을 마련해야 할 필요 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 게 된다. 현대는 느림보다는 빠름 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세상은 마치 속도전을 방불케 할 만큼, 기술 발전과 정보교류 흐름 이점점더빨라지고모든분야에 서 신속한 대응과 처리능력이 중 요하게여겨지고있다. 빠름이가져오는양상은온라인 서비스에서부터 비즈니스 환경변 화에이르기까지빠른대응이곧 경쟁력이되는시대가펼쳐지고있 다. 이러한 흐름은 효율성을 높이 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동시에 급격한 변화에서 비롯된 부정적 위험 요소도 함께 내포되고 있다. 개인인생마저속도전의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예를 들어 4년제 대학을3년제로개편하자는논의 가등장하는것만으로도알수있 다. 현대는‘빠름’이 기본 요건이 되었고 사람들은 삶의 여러 측면 에서 돈과 자존감을 이유로 보다 신속하게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 박감을느끼며살아가고있다. 산업발전의생산성에떠밀림당 하듯신속한대응이곧생존과직 결되고 있는 실정이라 살아가야 하는모든제반일상이초조할수 밖에 없음이다. 이러한 급류 같은 흐름 속에서도 방향성과 끝까지 지속해내야 하는 힘이 삶의 승부 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견해로 공 존하고있다. 느림은한개인의타 고난 성격상의 문제나 세대마다 의특성이문제가아니라삶의선 택을 논하는 문제와 직결되고 있 다. 한편으론정해진시한동안처 리해야 할 문제를 두고 급히 서두 르거나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시 간에 쫓기지 않아도 되는 방편을 모색하며시간을넉넉하게관리할 수 있는 삶을 선택하려는 움직임 은이미시작되고있다. 인생들을 조급하게 만드는 세상 조류를 역행할 수 없는 흐름의 방 식속에서는감히꿈꿀수없는것 이기는하나우리네시니어들에겐 절실하게 누리고 싶은 삶의 방식 일수밖에. 느림의삶에서는느긋 함과 부드러움과 평안을 엿 볼 수 있는 매력을 쉬 포기하기가 쉽지 않음이다. 마치 삶에 휩쓸려 가기 보다는 먼저 인성의 서사를 배려 하는삶을바라보는시선부터가 꾸어가야할것이다. 느림은게으 름을 흘리기도 하지만 느림의 삶 을 받아들이는 태도의 발상이 문 제일것이다. 느림의 삶은 시대적으로 불편함 의 상징처럼 치부 받기도 하겠지 만이또한현대라는시대상의흐 름이 느림보다 민첩함을 선호하 기때문일것이다. 느림의삶은단 순한 게으름이 아닌, 자연에 대한 인간의 기다림이다. 급하게 빠르 게 무엇 때문에 서두르며 살아가 야하는지, 시대의흐름에몸을던 지는무모함에서차분하게자신을 바로세우며지금내가서있는곳 은어디이며가야할방향은어디 인지 삶을 재음미하며 자신을 살 펴보는여유로움을초대해보자는 것이다. 여유와회복, 몰입을통해 삶의 정밀도를 높이는 효율적 신 중함으로 목적지에 도달하는 빠 른길이될수있을것이다. 느림의 모색은 잃어버린 삶의 호흡을 되 찾고풍요로운삶을지향할수있 는 올바른 표시판을 만남이라 할 수있겠다. 더나은삶의가치를눈 뜨임하게되고삶을관조하는관 점 또한 달라지면서 일상의 소중 함을키워갈수있는차분함을제 공받을수있을것이다. 아울러 빠름은 효율성과 성취, 기술발전을 가속화하는 핵심 동 력인 반면 경쟁과 발전을 주도한 다. 느림은여유와사색으로삶의질 을 재발견하는‘느림의 미학’을 제공해 주고 있다. 느림의 미학은 속도경쟁에지친현대사회에서천 천히 여유를 갖고 삶의 순간들을 음미하게 해준다. 단순히 속도가 느린 것이 아니라. 필요한 속도를 유지하며주위풍경을둘러볼수 있는 일상의 여백을 통해 삶의 가 치와 본질을 향유하는 정신적 감 성적 여유를 가져보라는 의도가 숨겨져 있을 터이다. 빠름을 강조 하는현대사회에서조급한조바심 을 내려 놓고 신중하게 방향을 잡 는것이결국더빠르고정확한목 표에도달하는방법의발굴이다. 서두름을멈추고주위를살피며 재조명 해보는 기회를 갖는 것이 오히려 인생이 지름길을 찾는 과 정의발견이라할수있겠다. 느림은곧공존의가치를열어주 는 제동장치이자 지름 길로 전환 점 준비를 위해 존재해왔던 것이 다. 빠름과 신속함의 통로가 되어 주는지름길을재창출해내고있었 던것이다. 속도시대와노년세대 의 느림의 비교는 아름다운 시작 을 추구하는 길로 접어들고 있다 는신호탄으로받아들이고싶다.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속도 시대와 노년 세대의 느림 비교 김미선 서북미문인협회 회장ㆍ시인 한국춘추 팍스 실리카 (Pax Silica)는 평화를 의미하는 라틴어‘팍스’와 반도체 소재인‘실리카’를 합친 말 로미국이주도하는인공지능(AI)공 급망 협력체를 뜻한다. 희토류를 비 롯한핵심광물공급망에대한강력 한 통제력을 지닌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만들어졌다. 핵심광물부터 AI 인프라, 반도체등을공동의전략자 산으로 묶어 국가들을 조직화한 것 은팍스실리카가처 음이다. 지난해 12 월 미국과 한국·일본·호주·이스라 엘·싱가포르·영국등7개국이선언 문에공동서명했고올해초카타르 가 합류하면서 총 8개국으로 늘었 다. 참여국가들은소프트웨어애플 리케이션·플랫폼,데이터인프라,컴 퓨팅·반도체,첨단제조,광물정제· 가공, 에너지등분야에서글로벌기 술공급망을확보하는데협력한다. ■ 신경제용어- 팍스 실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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