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Tuesday, March 31, 2026 A14 ■ 임영빈박사 건강 칼럼 오늘날 우리의 식탁은 더 편리 하고, 더 빠르며, 더 자극적인 방 향으로진화해왔다. 그중심에는 ‘초가공식품’이라는 현대식품산 업의산물이존재한다. 이른바초 가공식품은 이제 단순히 일시적 인 유행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같 이 마주하는 일상의 일부가 되었 고, 이는 곧 건강을 잠식하는 조 용한위협으로다가오고있다. 2010년미국에서약 9,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 결과에 따 르면, 응답자들이 섭취하는 전체 칼로리의 57.9%가 초가공식품에 서비롯된것으로나타났다. 이후 수많은 국가에서 유사한 결과가 반복되었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 다. 급속한 산업화와 1인 가구의 증가, 편의 중심의 소비문화는 초 가공식품의 소비를 더욱 부추기 고있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초가공식 품에 대한 정확한 인식 없이 이 를무심코섭취하고있다는점이 다.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식습 관을 물어보면“초가공식품은 잘 안 먹어요”라고 자신 있게 말 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화를 이 어가다 보면 자주 과자를 먹거 나, 즉석밥이나 레토르트 국으로 식사를 때우는 경우가 드물지 않 다. 이는 초가공식품이 겉으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식품처럼 보이 되, 본질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 을잘보여준다. 식품은 그 가공 정도에 따라 자연식품, 가공식품, 초가공식품 으로 나뉜다. 자연식품은 최소한 의 손질만 거친 식재료이며, 우리 가 흔히‘건강식’이라 부르는 과 일, 채소, 생선, 정제되지 않은 곡 물등이여기에속한다. 가공식품은 자연식품을 일정 부분 가공해 보관성과 맛을 높인 것으로, 통조림, 치즈, 신선한 빵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초가공 식품은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 가, 원재료를 거의 알아볼 수 없 을 정도로 변형시킨 식품이다. 감 자에서 전분을 추출해 만든 슬러 리로재구성한감자칩, 시리얼, 가 공육, 치킨너겟, 핫도그 등이 그 예다. 문제는 이러한 초가공식품이 전통적으로‘건강식’이라고 여겨 졌던 일부 한국 음식들 속에도 스며들어 있다는 점이다. 어묵은 생선살에 밀 가 루, 전분, 설 탕, 방부 제 등을 섞어 대 량 생산 되는 경 우가 많 고, 떡 역시 쌀 대신 전분이나 첨 가물이주재료가되곤한다. 공장 에서만들어진고추장, 간장, 된장 은 발효 성분이 거의 없는 분말 형태로 유통되며, 편의점에서 손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즉석 국과 찌개, 도시락류는 방부제와 인공 조미료로가득차있다. 초가공식품은 값싸고 빠르며, 조리와 보관이 간편하다는 점에 서 현대인에게 유혹적이다. 감칠 맛 나는 향미와 자극적인 맛은 소비자의 입맛을 빠르게 사로잡 는다. 하지만 이러한 편의성은 결 코 무료가 아니다. 초가공식품에 포함된 인공첨가물, 정제된 탄수 화물, 인공 감미료는 활성산소 생 성을 촉진하고 세포 손상과 만성 염증을 유발한다. 텔로미어의 길 이를 단축시켜 노화를 앞당기며, 장내 미생물 생태계까지 교란시 켜 대사 이상을 초래한다. 최근의 연구들은 초가공식품의 잦은 섭 취가당뇨병, 심혈관질환, 대장암, 유방암, 비만, 우울증, 심지어총사 망률 증가와도 관련이 있음을 시 사하고있다. 이쯤 되면 초가공식품은 단 지 건강에 좋지 않은‘정크푸드’ 가 아니라, 우리가 매일 무심코 받아들이는 식문화 전반에 대한 경각심을 요구하는 존재다. 개인 의식습관변화도중요하지만, 이 제는사회적차원의전환이필요 하다. 식품표시제도의 개선, 초가 공식품에 대한 대중 교육 강화, 그리고식품산업의책임있는생 산문화 조성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아이들을위한급식과교육 현장에서는 자연식 중심의 식단 이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되어야 한다. 물론, 바쁜일상속에서초가공 식품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현 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 가먹는음식이곧우리의건강과 노화 속도, 삶의 질을 결정짓는다 는 점을 기억한다면, 하루 한 끼 라도조금더신경써보는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초가공 식품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첫걸음은‘무엇을 먹는지’에 대 한 자각에서 시작된다. (213)757- 2080 임영빈박사 <K-day PACE 주치의> 초가공식품을끊기어려운이유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용이 일상화 되면서 국내 소아청소년의 근시 유 병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대한 안과학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시 력이상으로판정받은비율은초등학 교 1학년 30.8%에서 고등학교 1학년 74.8%까지급증했다. 어린나이에시작된근시는안구길 이가 비정상적으로 길어지는‘축성장’ 을동반한다.이는성인이되었을때녹 내장, 망막박리, 황반변성과같은심각 한실명유발질환의위험을현저히높 인다. 근시를단순한시력문제가아니 라,평생을함께할눈건강을좌우하는 ‘진행성질환’으로인식하게된이유다. 부모가 안경을 쓰면 아이도 안 경을 쓸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이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하는 질 문 중 하나다. 근시는 대표적인 유 전성 질환으로 꼽힌다. 연구에 따 라편차가크지만전체근시발생의 60~80%까지 유전적 요인으로 설 명된다. 부모가 모두 근시인 자녀는 두사람모두정상시력인경우보다 근시발생위험이커진다. 일부연구 에서는 최대 11.4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유전체 연구의 발 전에힘입어근시와관련된특정유 전자들이 밝혀지고 있다. 현재까지 400개이상의근시관련유전자좌 위가 발견됐으며, 이를 종합해 개인 의 근시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다 유전자 위험 점수(PRS)’도 개발됐다. PRS가 높은 아이일수록 근시 발생 가능성이높아져, 유전적소인의영 향이적지않음을보여준다. 하지만 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 하는것은아니다. 최근근시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는 환경적 요인과의 상호작용없이는설명하기어렵다.특 히야외활동부족과스마트폰, 태블 릿등근거리작업의증가는근시발 생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로근시부모를둔아이도하루평균 2시간이상의야외활동을하면 근시 발생 위험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보고됐다. 유전적소인이라는 ‘방아쇠’가 당겨지려면 근거리 작업 증가, 야외활동부족과같은환경적 압력이 더해져야 함을 의미한다. 결 국근시는유전적소인과환경적요 인이 함께 작용하는 다인자성 질환 이다. 부모의시력이자녀의근시위 험을예측하는중요한지표가될수 있지만생활습관관리와조기검진 을통해충분히진행을늦추고건강 한시력을유지할수있다. 소아 근시 억제 치료법도 빠르게 발전하는 추세다. 임상에서는 흔히 ‘드림렌즈’라고 불리는 각막굴절교 정술과 저농도 아트로핀 점안액, 기 능성안경, 광선치료등다양한방 법이 활용된다. 대한소아안과학회 (KAPOS)는 지난해 발표한 근시 관 리 컨센서스에서 안축장 길이 변화 를 주요 지표로 삼아 치료 효과를 평가하도록 권고했다. 한 가지만 사 용하지않고여러가지치료방법을 병행하는전략도확대되고있다. 드 림렌즈와 저농도 아트로핀을 함께 사용하면 각각의 단독 치료보다 더 강력한 근시 억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도확보됐다. 근시관리의골든타임은만7~9세 다. 근시가가장빠르게진행되는시 기인만큼,적극적으로개입하면고도 근시로의진행을효과적으로막을수 있다. 최근에는시력에문제는없으나 성장하면서 근시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전근시(pre-myopia)’ 단계의 아 동에게저농도아트로핀치료를시작 해근시발생자체를예방하거나지연 시키는선제적치료도활발하다.정확 한진단은치료의첫걸음이다. 아이들은 눈의 조절력이 강해 일 시적으로 근시처럼 보이는‘가성근 시’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절마비 굴절검사를 통해 눈의 조절을 완전 히 풀어준 상태에서 정확한 굴절이 상을측정하는게중요하다. 가장 이상적인 근시 관리는 예방 이다. 국제근시학회는하루 2시간이 상의야외활동이근시발생을예방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 한다. 햇빛에 포함된 자연광이 망막 에서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안구의 비정상적인성장을억제하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거리 작업이 불가피 하다면 모니터나 스마트폰, 책과 눈 의거리를30cm이상유지하도록하 자. 30분마다 먼 곳을 보며 10분 정 도휴식을취하는것도도움이된다. 무엇보다정기적인안과검진은근시 관리에필수적이다. 자고일어나면시력좋아진다?우리아이‘드림렌즈’고민이라면 스마트폰등근거리작업증가에소아근시유병률급증 부모모두근시라면자녀의근시발생위험최대11.4배 7~9세가골든타임…고도근시막으려면적극개입필요 <클립아트 코리아> ■ 이채연중앙대병원안과교수 Life 건강/여행/생활/음식 www.Koreatimes.com 전화 770-622-9600 미주판 The Korea Times www.higoodday.com 2026년 4월 3일(금) E <사진=셔터 스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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