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Tue sday, April 14, 2026 A14 환자들이 병원을 선택하는 기 준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새로 내원한 환자들에게 이유를 물어 보면“의사가 친절해 보였다” , “목소리가 편안하게 느껴졌다”는 답이적지않다. 의료의 전문성과 시설, 명성도 중요하지만, 특히 고령 환자에게 는 결국‘어떤 사람에게 진료를 받는가’가 핵심적인 판단 기준이 된다. 현대 의학은 빠르게 진보하 고 있다. 인공지능은 영상 판독 의 정확도를 높이고, 다양한 알 고리즘은 질병을 예측하며, 로 봇은 수술의 정밀도를 보완한 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자연스 럽게 제기되는 질문이 있다. “AI가의사를대체할수있는 가”라는 문제다. 기술이 지금보다 훨씬더발전한다면일부영역에 서는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의료의 본질을 고려할 때, 의사 의 역할 전체를 대체하는 것은 쉽지않다. 의료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책임 있는 관계’ 위에 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의사 는 진단을 내리고, 그 결과를 환자에게 설명하며, 그 과정 전 체에 대해 책임을 진다. 특히 좋지 않은 결과를 전달하는 순 간을 떠올려보면 그 차이는 더 욱 분명해진다. 혈액검사와 CT 등 모든 검사 를 마친 뒤, 예상치 못한 진단 을 듣게 되는 상황에서 기계가 결과를 전달하는 것과, 눈앞의 의사가 환자의 표정과 감정을 읽으며 설명하는 것은 본질적으 로 다르다. 환자는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자신의 불안을 이해하고 질문을 이끌어내며 함께 고민해줄‘사 람’을필요로한다. 이 지점에서 흔히 말하는‘의 술(Art of Medicine)’의 의미가 드러난다. 의학은 과학(science) 이지만, 동시에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기도 하다. 환자의 말을 어떻게 듣고, 어 떤 순서로 설명하며, 어떤 표현 으로 위로를 건넬 것인지는 데 이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이 러한 영역은 현재의 기술로는 물론, 미래의 기술로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문제는 이러한 인간적인 요소 가 점점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 다. 전자 의무기록 입력, 보 험 청구, 각종 규 제와 행 정 절차 는 의료 진의 시 간을잠식한다. 의사는 환자보다 모니터를 더 오래 바라보게 되고, 진료는 효 율 중심으로 재편된다. 겉으로는 발전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서 는 의료의 인간성이 서서히 희미 해지고있다. 이러한 환경은 의료진의 소진 으로 이어진다. 지속적인 업무 부담과 정서적 피로는 공감 능 력을 떨어뜨린다. 많은 의료진이 환자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 도,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충분 히 응답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 인다. 결국 친절은 개인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환경과 직결된 문제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친절이 단순한미덕이아니라치료의일 부라는 사실이다. 의사의 공감적 태도는 환자의 통증 인식, 치료 순응도, 회복 속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축적되어 있다. 친절은감정적서비스가아 니라, 임상 결과를 바꾸는 중요 한요소다. 그렇다면 이러한 친절과 의술 은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가. 답 은 역설적으로 의료진을 보호하 는 데 있다. 충분한 휴식, 합리 적인 업무 구조, 동료 간의 지지 체계가 마련되지 않는 한 지속 적인 공감과 배려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번아웃된 의료진에게 친 절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AI와 기술은 앞으로도 의료의 많은영역을변화시킬것이다. 그 러나 환자의 두려움을 이해하고, 고통의 맥락을 함께 해석하며, 어려운 진단을 인간적으로 전달 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으 로남을가능성이크다. 의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기술의 발전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도 인간적인 요소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에 있다. 의학의 궁극적인 목표가 단순 한 치료(cure)를 넘어 돌봄(care) 에 있다면, 친절과 의술은 선택 이 아니라 필수다. 그리고 그 출 발점은 환자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이 사람답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서시작된다. 임영빈박사 <K-day PACE 주치의> AI 시대에도 남는 것, 결국‘친절’과‘의술’ ‘침묵의 혹’ 자궁근종 환자가 빠 르게증가하고있다.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 르면 국내 자궁근종 환자는 2020 년 51만 4260명에서 2024년 63 만 7575명으로 4년새 약 24% 늘 었다. 자궁근종은 여성에게 가장 흔하 게발생하는양성종양으로, 가임기 여성의 약 25~35%에서 발견된다. 특히 30세 이후 발생 빈도가 높아 지며, 35세 이상 여성의 약 40%가 경험할정도로흔한질환이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 아 단순 생리통으로 오인하기 쉽다 는 점이다. 생리통인 줄 알고 이를 방치할 경우 근종의 크기나 개수가 증가하면서 과다출혈, 골반 통증은 물론 난임과 유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주의가필요하다. 엄혜림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는“자궁근종은 여 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성장하는 특성이 있어 크기가 커질수록 자궁 구조를 변형시키고 임신 환경에도 영향을줄수있다”며“증상이경미 하더라도 정기 검진을 통해 크기와 위치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 다”고강조했다.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층에서 발 생한다. 정확한원인은밝혀지지않 았지만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폐경 이후에는크기가줄어드는반면, 가 임기에는 점차 커지거나 개수가 증 가할수있다. 환자의 절반 이상은 특별한 증 상이 없다. 다만 근종의 위치와 크 기 또는 개수에 따라 월경 과다, 부정 출혈, 골반 통증, 심한 생리 통, 복부 팽만 등이 나타날 수 있 다. 방광이나 장을 압박하면 빈뇨, 배뇨곤란, 변비 등의 증상이 동반 되기도 한다. 근종이커지면자궁내강이변형 돼수정란착상이어려워지고, 임신 중에는 유산이나 조산 위험이 높아 질 수 있다. 특히 거대 근종이나 다 발성 근종은 난임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관리가 반 드시필요하다. 자궁근종 치료는 크기와 증상, 향후 임신 계획에 따라 달라진다. 증상이 없고 크기가 작은 경우에 는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가능하 지만, 크기가 크거나 출혈·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 요하다. 수술의 핵심은 근종을 제거하면 서 자궁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다. 특히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에게는 정상 조직을 보존하면 서 병변만 정밀하게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로봇수술이 떠오르고 있다. 로봇수술은 10배 확대된 3D 고해상도 영상을 통해 미세한 혈관 과 신경을 확인하며 수술할 수 있 어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정교한 봉합이 가능해 자궁기능보존과가임력유지에유 리하다. 자유롭게 회전하는 로봇팔을 활 용하면 기존 복강경으로 접근이 어 려운 위치의 근종도 정밀하게 제거 할 수 있으며, 절제 후 자궁 근육층 을 치밀하게 봉합해 수술 후 자궁 파열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 다. 거대 근종이나 다발성 근종과 같이난이도가높은경우에도안정 적인치료가가능하다. 또한 개복수술에 비해 절개 범위 와 조직 손상이 적어 출혈과 통증 이감소하고회복이빠른것이장점 이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2~3일 내 퇴원이 가능하며, 약 1주일 이내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 수술 을 결정할 때는 의료진의 경험과 다학제 협진 시스템, 진단부터 사 후관리까지의 체계적인 치료 프 로세스를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엄혜림전문의는“자궁근종로봇 수술은 정밀 절제와 봉합이 가능해 가임력 보존과 합병증 감소 측면에 서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라며“임 신 계획이 있거나 거대·다발성 근 종처럼 고난도 수술이 필요한 경우 적극고려할수있다”고전했다. <김수호기자> “생리통인줄알았는데”…난임·유산위험‘자궁근종’환자급증 <클립아트코리아> ■ 임영빈박사 건강 칼럼 Life 건강/여행/생활/음식 www.Koreatimes.com 전화 770-622-9600 미주판 The Korea Times www.higoodday.com 2026년 4월 17일(금) E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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