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6월 6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최윤필 / 한국일보 기자 기억할 오늘 나이가들어간다는말은내보이 기 싫은 것들이 늘어난다는 말과 동의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주 름살,흰머리,아집,애착이은근히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믾은 것을 잃어가고, 그 소멸을 지켜 보아야 하는애잔함을옷깃속으로감추 는일이잦아진다. 사랑, 희망에는적극적이었는데 의욕, 기억력 유실로 인한 상실의 시효를경험하게되면서잃어가는 것이 있으면 얻게되는 것도 있다 는 공식성립을 절감하게 된다. 영 원히동행할수없는후손들이기 에 믿음의 보루로 구축해온 기둥 같은 자리가 묵묵히 전수 되기를 소원하는 기도의 자리까지 무겁 게받아들여야할몫이다. 남은 날이 줄어들수록 살아온 삶의 정직한 평가가 기다리고 있 으매 긴장감이 맴돈다. 본의 아니 게 깊이 의식하지 못한 과하게 페 인팅 된 자아를 한꺼풀씩 벗겨내 다보면담백한본디모습과마주 하기도 하고, 나이든다는 것으로 상실이 아닌 되찾음의 영역으로 입성하게 되는 행운도 얻게 된다. 잊고지냈던본연모습을다시돌 이키게 되는 과정이 지닌 상징적 의미가크다할수있겠다. 늙음으로가는길목에서가장큰 장애물은 더는 바랄 것이 없다고 단언하며희망을차단해버리려는 오기로 하여 생의 유한성과 허무 를 깨닫기 시작할 무렵, 아무것도 할수없어지는낙담, 낙망으로인 한무기력이덤벼들때이다. 자기방식대로살아왔고또살아 갈 것이지만 나이 들었다 해서 뒤 로 물러날 은신처를 찾을 이유는 없다. 정체도없고퇴로도없다. 이 런 와중에도 어른 다움을 어떻게 간수 하며 고수해 가야할 것인지 에대한자문을잊지않아야할것 이다. 분명한 것은 노인과 어른의 기준점은 없지만 가늠할 수있는 기본기점은존재한다. 나이 무게 만으로 다 어른으로 존칭해 드리기에는 많은 미흡이 따른다. 나이많고오래살았다면 노인일 뿐 어른은 귀하고 흔하지 않음이다. 나이만큼의세월을살 아오면서분별력이나세상을살아 가는 이치를 깨닫는 자존적 능력 이나 존대 받을 만한 슬기로움을 갖추지못한채그저오래생존했 다는 것으로 어른 대접을 받으려 한다면 이는 분명 불상사가 초래 될 것이다. 오래 살았다면 노인일 뿐 어른다워야 어른이다. 시니어 인구는계속기하급수적으로더 해 가는데 어른의 자리를 지켜내 실분들은찾기힘든안타까운시 대이다. 100세 시대로 돌입하면서 멋진 어른으로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 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뒷받침이 될 만한 좋은 서적들이 발간되고 있다. 현실적 문제에서 영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노 년으로 접어드신 분들을 눈여겨 보노라면 인격적인 면에서나 그 성향이나공통점을보편적으로지 니고 있다. 소소한 일에도 노여움 을사고마음에들지않는다고못 마땅해 하고 불만에 찬 넋두리가 잦아지는분들곁에있게되면좌 불안석이되기십상이다. 한편으론 마음가짐도 생각도 여 유로워지고 만사를 넓고 깊게 다 스리려는 의지가 돋보일 만큼 남 은 생을 아름답게 추스르며 귀감 이되는분들곁에있게되면어른 다움에서풍겨나는노년의향기가 느껴진다. 나이를 더하게되면 나이 만큼의 나잇 값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나 잇값은 나이가 깊어가면 갈수록 상승해야 하는 인생의 값어치 다. 그 값어치의 가치관 기능이 떨어 졌다면이는인생을잘못살아온 것일수도있겠다. 나이값은누구 나 다 슬기롭게 감당하며 살아가 야할의무같은것이라하고싶다. 어른다움의서사는나이를먹는 생물학적 과정이 아닌, 자신의 선 택과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의식 하며 주변의 평안을 위해 자제할 줄 알며, 내면을 성숙하게 다듬어 가는 자기 서사를 의미한다. 사회 적기준이변하면서‘어른’이라는 역할의 무게는 지난 세대와 많이 달라졌다. 완성된모습이아닌좋은어른이 되기 위해 자신을 돌아보는 태도, 그 자체가 현대적인 어른 다움의 서사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어른 다운 어른으로 칭송받는 것은 모 든 노인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 요 살아오신 동안의 덕행이나 공 로를 기리며 정중히 올려 드리는 예물같은것이다. 세월따라나이 만더해가는것이아닌성숙의서 사를위해비움과나눔은물론자 신과도평화롭게지낼줄아는끼 달음의 과정에서 어른 다운 품격 완성을이루어가는것이다. 시대적인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 서도 심중의 중심을 잃지 않으며, 자신이 서있어야 할 자리를 묵묵 히 지키며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 는자세가어른다움의서사를열 어가는 길이 될 것이다. 성숙하고 책임감있는어른다운어른이되 기위해지녀야할삶의태도가요 구된다. 성숙하고 책임감있는 진 짜 어른이 되기 위해 순수와 성찰 을향한다짐이타인을향한품격 과 포용력으로 발산되어야 할 것 이다. 모쪼록 바라건대 어른 다운 어르신들의행보가제한없이드러 나기를기원해본다.부디.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어른 다움의 서사 지난주무릅수술을하려고 병원에입원했었다. 복잡한 수속과 수술과 입원 등을거치면서병원에서일하 는 간호사, 약사, 쏘시알워커 등 젊은 한국인들이 일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게 되었 다. 그동안나의활동은교회친 구와 학교동창들, 취미활동 으로 알게 된 70-80대의 한 국이민사회에속했었다.그래 서현재젊은이들의열정적인 활동과 강한 리더쉽, 일 과정 을끊고, 맺고, 갈무리를완벽 하게 정돈하는 것을 보면서, 뚜렷한 세대 차이를 실감하 며감동을받았다. 한국을떠난지벌써60년이 지났다, 당시이민1세대는생 존이 우선이었다. 지난 세월 을 잊은 채, 이민이라는 고지 를 숨 가쁘게 넘어가면서, 언 어의장벽, 경제적어려움, 문 화적 차별 속에서 항상 스스 로‘사이드’에 서게 되는 이 방인으로 살아내야 했던 이 민1세대들이다. 그런데도 낯선 땅에서 자녀 들을 열정적으로 교육시키 고,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뜨 겁게 뒷바라지한 분들이 대 부분이었다. 그런조건이지금세대가더 당당하게세계무대에서활동 할 수 있게 된 밑받침일 것이 다. 지나간 시간을 회상하며 쓴시한편을소개한다. “노마드의소(沼)” 요세미티국립공원 푸른 숲 에서/구름속바위산에서떨 어지는폭포를본다 / 포말을 하얗게 날리며 낮선 곳으로 떨어지는 물벼락 / 쏟아지며 뒤섞여함께흐르는대로에서 / 과속으로 벗어난 물방울들 // 깊은 소에 빨려들어 빙빙 겉돌고있다 // 미래의희망은 사각지대에 갇히고 / 허방에 저당잡힌노마드의꿈 / 시간 은세월로길게누어있고 / 이 방인의핏빛외로움 / 타인종 과 뒤섞인 매운 비빔밥이 되 어 / 스파크가실시간으로터 지는 / 밤과낮의파수꾼으로 / 가짜 같은 매일이 지나간다 // 운명을 개척한다고 / 현존 에서의 일탈은 한 걸음 진화 라고/이명으로토해내도/체 념이 울컥 소용돌이치는 가 슴의소沼/버짐핀관절에시 린슬픔이차고/뭉크의절규 가, 잠자의안간힘이 / 맷돌같 이 무겁게 육화된 노마드 일 세대 // 과거는잊었다 / 젊음 도가버렸다 / 강물은내일로 만 흐른다 / 회한과 그리움으 로범벅된녹슨나이테에 / 이 방의 구멍 난 허무가 공명으 로울린다 // 화석처럼다져진 세월의주름에 / 지금껏탯줄 을놓지않고있는웅지로/태 양 빛 반짝이며 날아가는 디 아스포라 씨앗들 / 희망이라 는명궁을쏴올린 2세들 / 비 로소소를탈출하는/쳐진어 깨의물방울들...... (김인자. 제 3회 해외 풀꽃 시인상작품) 오늘날의 30~50대는 어릴 때부터 인터넷과 외국문화의 접촉 속에서 자란 스마트폰 세대로, 적극적인 활동과 주 도성, 탁월한 조직력과 마무 리, 따뜻한 리더쉽을 갖춘 자 랑스러운세대이다. 현재 젊은 전문직 여성들의 모습은 단순히 한 세대가 이 룰수있는성공이아니라, 이 민 1세대의조용한헌신과희 생이, 오늘의 당당한 자신감 과 연결된 50년 넘게 이어진 한국이민사의결실이라고도 볼수있겠다. 병원에서만난젊은여성들 김인자 시인·수필가 토요단상 1970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솔레다드(Soledad) 주립교도소 운동장에서 백인과 흑인 수감자 들간난투극이일어났다. 한백인 교도관이 경고 사격도 없이 실탄 을 발사해 흑인 수감자 3명을 사 살했다. 사흘뒤다른백인교도관 한 명이 살해되자 당국은 아무런 물증이나 증언 없이 정치 사상범 이던조지잭슨등3명을1급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그들이 이른바 ‘솔레다드브라더스’다. 그해 8월조지잭슨의 17세동생 조너선이마린카운티법정에무기 를들고난입, 재판부와배심원등 을인질로잡고그들의석방을요 구했다. 진압 과정에서 조너선과 판사 등 4명이 숨졌고, 그‘유탄’ 이UCLA철학과교수겸좌파흑 인 인권운동가 앤절라 데이비스 (Angela Davis, 1944~)에게 튀었 다. 조너선이 소지한 총기 일부가 데이비스의 이름으로 등록된 점 을들어검찰이그를공모혐의로 기소한 거였다. 미국 역사상 여성 으론3번째로FBI 10대수배자명 단에오른데이비스는두달뒤체 포돼구속기소됐다. 인종이슈에좌파지식인에대한 정치적 탄압이라는 새로운 프레 임까지얹히며국제적인지지석방 운동이 전개됐다. 데이비스는 구 속16개월여뒤인72년6월4일모 든 혐의에 대한 배심원단 무죄 평 결로석방됐다. 데이비스는전후제3세계민족주 “사회운동의생명은연대-확장성에있다” 의및좌파혁명, 인종정의라는변 혁의 지향을 실천한 철학자 겸 활 동가로, 1969년 UCLA 교수임용 직후부터당시주지사였던레이건 의좌파척결압력에시달렸다. 솔 레다드사건이후그는감옥-산업 복합체비판과페미니즘, 인종, 계 급, 성소수자 인권 등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했고, 특히 사회운동 의생명은연대-확장성에있음을 강조하며 흑인과 팔레스타인 연 대등을추구했다. 그는 2025년 5 월‘Democracy Now!’인터뷰에 서팔레스타인가자지구를인류의 ‘도덕적리트머스시험지’라말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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