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6월 25일 (목요일) 시속 100㎞로 달리는 생체공학 인간‘600만불의 사나이’, 맨손 으로창문을깨뜨리는‘두얼굴의 사나이’같은 미국 히어로물들을 넋놓고봤던게TV에대한필자의 첫 기억이다. 1960~70년대 KBS, MBC와함께방송을 3분(分)했던 TBC(동양방송)에서 방영됐는데, 신군부에 의한 강제폐국(1980년) 이라는 기구한 역사와 함께 TBC 에아련한향수를느끼는50대이 상세대는적지않을것이다. ■ 2011년종합편성채널들이개 국할 당시 중앙일보 미디어그룹 이‘JTBC’로 이름을 정한 것도 TBC시대의 영광을 계승하겠다 는의도였을것이다. JTBC는경쟁 사들과 확연히 다른 정치색으로 주목을받았다. 박근혜정부시절 진보성향 언론인 손석희를 사장 (2013~2017년재임)에앉힌게대 표적이다. 세월호참사때는정부보다유가 족 입장에 선 보도로, 탄핵정국 에서는‘태블릿PC 보도’등 굵직 한 탐사보도로 영향력을 키웠다. 2017~2019년한국기자협회여론 조사에서 3년 연속‘신뢰하는 언 론사’ 1위를차지하기도했다. 경쟁사들이 가성비는 높지만 저 급한 정치토크에 전념한 것과 달 리 많은 자본이 들어가는 교양· 오락 프로그램을 과감히 편성한 것도 특징이었다.‘스카이캐슬’ (2018)‘이태원클라쓰’(2020)같 은 흥행 드라마도 잇따라 내놓았 다. ■불패가도를달리는것처럼보 였던JTBC가지난12일206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 고,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 하면서 언론계가 큰 충격에 빠졌 다. JTBC의 프로그램 제작과 지식 재산권(IP)을 가진 계열사 SLL의 상장이 무산되고, 재판매 수익을 노리고7,000억원을들여확보한 올림픽·월드컵 중계권의 투자금 회수가불투명해지는등모기업의 경영오판이겹친결과라는게대 체적인분석이다. ■ JTBC가 이번 유동성 위기를 극복해‘대마불사’의 신화를 써 내려갈 수 있을까. 저널리즘과 비 즈니스모델찾기라는‘두마리토 끼를잡겠다’는전통미디어산업 종사자들의 고뇌가 한층 더 깊어 질것이라는점을‘JTBC사태’가 극명하게보여준다. 하루를 마무리할 때쯤 종종 아 이에게묻는다.“오늘은몸의어느 곳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할까?” 나는아이의다리와입이되어대 신 투덜거리곤 한다. 발은 종종거 리며 사방을 누비느라, 입은 끝없 는수다로쉴틈을주지않아고단 했노라고. 내몸은어떨까? 아마눈이가장 많은 불만을 쏟아낼 것이다.“나 는 다른 친구들이 잠든 시각에도 쉬지 못해. 네가 새벽이나 한밤중 에 영어 공부하고 글을 쓰겠다며 깨어 있잖니?”주인 잘못 만나 캄 캄한 밤까지 중노동을 시키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나도 할 말은 있 다.‘어쩔수없어. 낮에충분히누 리지못한내몫의시간을어떤식 으로라도확보하고싶거든.’ 늦어도 새벽 3시면 하루를 시작 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육아 와일이라는두마리토끼를잡으 려면24시간이부족했다. 미국에 와 그나마 생긴 틈조차 프리랜서 작업과 영어 공부에 반 납했다. 그동안 자리를 내주지 않 았던 취미 생활이나 운동과 친해 지려 했으나 여전히 난 책상 앞에 서가장많은시간을보낸다. 여기선안심하고아이를맡길사 람이없어낮에뭔가를하기가한 국에서보다 여의치 않다. 일의 양 이 현저히 줄었지만 더 절실히 밤 의자유를갈망할수밖에없다. 아 무방해없이오롯이나를위해집 중할수있는달빛아래,비로소방 치해뒀던자아가깨어나는기분이 다. 그래서 노안이 온 건 아니라는 걸안다.대부분40대초부터증상 이시작되기에나역시 수순을밟 는것뿐이다. 사실, 아직돋보기가 필요할 정도도 아니다. 다만 책이 나컴퓨터화면을보지않을때도 시야가또렷하지않고침침하다는 점이너무불편했다. 이모든게올빼미족을자처한생 활 습관이 나은 결과라는 생각을 지울수없었다. 뭔가조치를취해 눈에대한죄책감을덜고싶었다. “노안초기세요. 대부분딱손님 나이 즈음에 찾아오죠. 한쪽에는 원시도있네요. 그래서더눈이피 곤하고잘안보이는거예요.” 급한대로찾은안경점에서소잃 고외양간고치러간사람이들어 야할말은예상했던대로다. 그런 데원시라니, 엎친데덮친격이었 다. 노안이라는 말보다 더 뜻밖의 소리에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출 수없었다. 하지만하루종일수많 은눈들의아우성을듣고사는검 안사의반응은지극히이성적이었 다. 살짝 심란해하며 예전부터 가지 고 있던 증세인지 묻는 내게 그녀 는 사무적으로 답할 뿐 공감해줄 의사가 없어 보였다. 그녀는 잘못 이없었다. 손님의증상을사실그 대로 설명하는 기본 직무에 충실 한전문가를누가나무랄수있겠 는가. “모르죠. 우리안경점에처음오 셨고, 전에 쓰던 안경을 가져오신 것도아니어서요.” 이제라도안경을맞춰눈의보호 하게 된 걸 다행이라 여기는 것밖 에는속상한맘을달랠길이없었 다.‘눈을 너무 괴롭혀 몸살을 앓 는구나. 좀더여유를가지자. 글자 대신 창밖의 우거진 녹음을 자주 바라보자.’생각은참바람직했다. 그러나 제 버릇은 버리질 못하고 이내 다시 책으로 눈길이 쏠렸다. 조이스 럽의《느긋하게 걸어라》. 이 책이라면 조바심을 내려놓는 데좋은동기부여가될것같았다. 게다가오래동경해오던산티아고 순례길 위에서 적어 내려간 기록 이라니,그냥지나치기힘들었다. 800킬로미터의 고된 길에 나선 수녀의 나이는 예순. 저자의 나이 에한번놀라고, 고된길을나서며 세운 원칙이 의외로 간결해 또 한 번놀랐다. 물을많이마시고느긋하게걷기. 그것은 무리한 강행군으로 생긴 물집 때문에 크게 고생한 그녀의 친구가한노인에게서전해들은깨 달음이기도했다. 책으로산티아고를걸으며내삶 의 속도를 점검해보았다. 말도 걸 음걸이도 느린 편이지만 실은 나 는 느긋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 었다. 주어진 환경에 상황을 맞추 려하지않고, 욕심에한정된시간 을 이리저리 굴리는 잰걸음으로 스스로를 괴롭혔다. 인생의 물집 을자초한건다름아닌나였다.조 급해하고 염려하면 어디든 탈이 나기마련, 상처가곪아터지는걸 막는 처방은 한갓진 마음가짐뿐 이었다. 고개를끄덕이며책을덮은며칠 뒤였다. 딸아이가푹빠져읽은덕 에오랜만에다시펼쳐본《샬롯의 거미줄》에서더센일침을맞았다. 언젠가 잡아먹힐 거라는 불안감 에떠는돼지, 윌버. 윌버를구해주 기로 약속하고 그를 안심시키는 거미 샬롯의 한마디는 정확히 내 게하는충고였다. “너는 자신을 추스르도록 노력 해야해.내가바라는건네가잠을 푹자고걱정을하지않는거야. 조 금도 조급해하지 말고 조금도 염 려하지 마! … 네가 잠을 잤으면 해. 더 이상 말을 하지도 말고! 눈 을감고잠을자!” 분주한일상에쉼표를찍는방법 은아주간단했다.그저잠을푹자 는 것이었다.희미한 것을 손 안에 넣어보려 지새운 밤들을 지나 얻 은것은그리대단하지않다. 오히려스스로를몰아세우며몸 과 맘을 혹사시킨 조금은 어리석 은날들이었다. 주어진하루를바 삐 걷지 않고 나를 더 아끼는 것, 자연의 순리에 따라 자고 일어나 는것. 이제라도이작고소중한삶 의 본질을 선명히 보았으니 앞으 로할일이눈에선하다. 호흡을 한 번 고른다. 그리고 조 급함을비운자리에나와나를둘 러싼것들을향한사랑이가득채 워질 날들을 기대한다. 조이스 럽 의말대로,‘매일매일이느긋하게 걸어야할날’들이다. 오피니언 A8 조연혜 / 수필가 삶이 머무는 뜰 매일매일, 느긋하게 내고장칠월은 청포도가익어가는시절 이마을전설이주저리주저리열리고 먼데하늘이꿈꾸며알알이들어와박혀 하늘밑푸른바다가가슴을열고 흰돛단배가곱게밀려서오면 내가바라던손님은고달픈몸으로 청포를입고찾아온다고했으니 내그를맞아이포도를따먹으면 두손은함뿍적셔도좋으련 아이야우리식탁엔은쟁반에 하이얀모시수건을마련해두렴 청포도 추억의아름다운시 이육사(1904~1944)는일제강점기조국광복을위해헌신 한독립운동가이자강렬한저항정신을노래한저항시인입 니다. 그는퇴계이황의 14대손으로수감번호‘264’에서유 래한필명으로잘알려져있습니다. 시사만평 중국이 이럴지도… 데이브그랜런드작<케이글USA 본사특약> 미국이독립기념일맞이 준비를하는가운데… 불꽃놀이폭죽의95%를 어디서조달하는지기억하세요! 무역전쟁은이제그만! 중국 이왕구 / 한국일보 논설위원 지평선 어느 종편의 굴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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