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6월 27일 (토요일) 기쁨을 주던 통로에 가로막이 생겼다. 은퇴후집마당한모퉁 이에 갈아 일군 텃밭은 우리 부 부의 일터다. 잡초를 뽑고 거름 을 주어 옥토를 조성했다. 씨를 뿌린후촉촉이물을건넸다. 갈 증난흙속에물이스며들고뿌 리가적셔지면초록생명들이깨 어났다. 떡잎이 짙푸르게 자라 넝쿨을 내밀어 뻗고, 각기 다른 색으로 꽃을 피워 열매 맺을 준 비에바쁘다.그런데불청객이곁 에서왕성하게자란다. 바로잡초다. 너를어떻게하면 좋니? 혀를내두를수밖에없다. 엎드려호미질하는노동이칠십 을 훌쩍 넘긴 나에겐 큰 부담이 된다. 잡초를 뽑고 나면 며칠 동 안어깨, 허리, 팔다리가아파절 절맨다. 하는 수 없이 군데군데 모종을심고가까이에있는잡초 만 뽑아 주었다. 미처 뽑지 못한 잡초가 때를 만난 듯 마구 자란 다. 생존하려는 질긴 근성을 막 을수없어, 그냥너도같이자라 라고 어쩔 수 없는 아량을 베풀 어야 하나? 우후죽순 올라오는 잡초만큼이나나의머릿속도헝 클어진다. 이제농사일을그만두 어야할까?그래도…. 포기할수없는마음에한국모 종을 파는 화원 앞에 발걸음이 다다랐다.호박,오이,가지,근대, 고추 모종을 차 트렁크에 덜컥 싣고말았다. 그모종을담아키 울 화분을 찾아낸 덕분이다. 며 칠전홈디포에서이층으로만들 어진 긴 화분을 발견했다. 땅에 서 위로 떨어져 있어 잡초가 자 리잡을수없다. 다람쥐나야생 동물이 이파리를 따 먹을 수 없 다. 게다가 내 허리를 굽히지 않 아도 되는 절묘한 발상이 아닌 가. 아래 텃밭에선 잡초도 기죽 지 않고 자랄 수 있으니 뽑아내 는수고를덜수있다. 제초하지 않은 게으른 농부로 비추어질까? 갈래 길에서 어찌 할 바를 모르는데 누군가 들려 준‘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자연 농법의 핵심인 4무(無) 원칙’이 떠올랐다.이는인간의과도한개 입을줄이면서자연의자정작용 즉 오염된 환경이 본래 깨끗한 상태를되찾는자연치유능력을 가져온다고한다. 생태계의균형 을 믿고 의지할 수 있어‘아! 바 로이거야!’라며무릎을쳤다. 흙이 스스로 숨 쉬고 살아 움 직이며, 미생물과 벌레, 식물 뿌 리가자연스럽게토양을건강하 게만든다는‘무경운(無耕耘)’, 농약을 치지 않고 다양한 생물 들이 공존하여 해충을 스스로 조절하는‘무농약(無農藥)’,‘무 비료(無肥料)’등을통해자연스 럽게땅심을기른다. 덧붙여‘무 제초(無除草)’는 잡초를 제거하 지 않고, 잡초는 흙을 보호하고 생태계 일부로서 역할을 한다. 내지식과욕심으로자연을개조 하려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질서에맡기기로했다. 노동을최소화할수있다. 비료 를 주고 김매기 하는 작업을 덜 어내어 노동력을 줄이면서도 가 능한 수확을 얻는 것이다. 고생 하지 않으면서 토양과 생태계를 온전히보전하고,자연의리듬에 맞춰 맛과 영양을 간직한 작물 을 얻을 수 있다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농작물과 잡초가 함께 성장하 는 모습을 보며 서로 다른 것이 공존하는의미를살펴본다.서로 다름을품고어우러지는우리네 사는 모습과 흡사하다. 어떤 사 람이나상황을단순히‘옳다’또 는‘그르다’고만나누기는어렵 다. 다르게존재하는그안에서옳 음을 선택할 가능성은 열려 있 다. 잡초 곁에서 모종이 자라나 열매를맺고있다. 오피니언 A8 시사만평 거대한 파도 폴두진스키<케이글USA 본사특약> 중간선거는별로신경안써… AI 분야의석학므리난크는미국 에서 최대 화제의 기업중 하나인 엔트로픽의 AI 안전 책임자였다. 그러던그가최근영국으로시공 부를 하기 위해 회사를 떠나게 되 면서“ 과학은 우리에게 세상이 어떻게 작동 하는지 알려 주지만, 시(詩)는세상이우리에게어떤의 미인지알려준다”는상징적인말 을남겼다. 글쓰는사람의핵심태 도에산뜻한도전을던져준다. 글쓰기란과분한일을이어오고 있는 작가라는 자리에서, 독자 분 들을 위해 정직한 진정성이 담긴 최소한의 겸손을 잃지 않아야 한 다는경고로받아들이게된다. 글 쓰기란 작업을 이어오는 동안 글 을다듬어가는과정은많은시간 의 할애를 요구 받으면서 지금까 지써왔던문장들이마치한권의 자서전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롯한 문장을 남기기 위해 때로 는 날카로운 표현의 필요성을 절 감 하기도 하고 파격없는 일상도 묘사에따라문장의격이달라질 수있다는것도통감하게도된다. 이는 섣부른 판단이나 자기 중심 적 해석보다는 모든 삶의 이야기 를 존중해야하기에, 저마다 곡진 하고 융숭깊은 사연을 가진 인생 들이 모여 세상이란 도서관이 지 어져가고있기때문이다. 쓴다는 일에서 한계를 느끼면서 도, 마땅히내려놓아야할것을붙 잡고 있을 때가 더 힘들다는 것을 절감 하면서도, 정작 포기 하기란 그리쉬운일이아니었다. 계속써 야만 글쓰기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주위의 권면에 마음이 실 렸던일까지도틈틈이 위로로붙 들 면서 스스로에게 가하는 모진 매를 모면해 보려 했던 아픔도 숨 길수없음이다. 내려놓을것을정 중하게 내려놓을 때, 비로소 다음 장이 열리기도 하는 것인데. 잎새 가 초록 푸름을 내려놓으며 급기 야 낙엽으로 떠나 보내는 또다른 여정 준비를 목격 하면서 인생은 되돌이 표가 허용되지 않음을 소 명처럼 받아들이려 겸손의 띠를 추스르기로했다. 강물 처럼 유유히 흘려 보내는 것이 인생이라 했던가. 세월 또한 흘러 가는 강물 마냥 흘러가버린 옛사연이있을터이고, 건너야할 강폭이 있기 마련이라 강나루 수 심을 어림 잡느라 삿대로 감지해 가며위험을무릅써야했다. 흐르는강물은과거라는그림틀 을남겨두고유유히흘러가는동 안 발바닥은 만신창이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강변 모래가 발바닥 을 감싸주며 어루만져 주었기에 인생 조감도가 완성의 고지를 향 한홀로서기를감당할수있었으 리라. 세상이란 무대가 아무리 소란스 레 바뀌어도 주인공은 요동이 없 이무대를떠나지않는법, 은발의 할머니가연출해온무대이긴하지 만막이내릴때까지는슬픈배경 음악이 흐르기도 하고 따스한 조 명이 무대를 채우기도 하면서 무 대이야기는흘러간다. 지금껏홀 로만든화폭이요,무대였기에오 늘도글을쓰고문장을만들어간 다. 바램은그바램만으로성공가도 를달리는것이아니다. 포기또한 결코 실패가 아니라는 것이다. 바 램은하늘로부터마냥주어진설 정도 아니요, 소망하는 것이 아니 라극복하는것이었다. 내려놓음이란자유를통해평온 한생을살아낼수있을까, 반문을 거듭하기도 하고, 긍정 라인에 들 어서기도하면서숱한밤을먼기 적소리와함께사념을나누어온 날들이 무더기가 되고 언덕을 만 들었다. 해서바램과포기모두자 연스러운 삶의 흐름인 것으로 받 아들이기에 이르렀다. 하얀 백지 마다최선껏 말끔한정리정돈으 로 여백을 채워가며, 독자와의 소 통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단정하 고 조화로운 문맥 흐름을 잃지않 으려 노심초사 해오는 동안 인정 받고 싶은 부끄러운 소망이 바램 과포기라는미학을창출해낸것 이다. 이리 저리 이끌리면서도 붙 들고온문장들이쌓여가고, 일구 어낸글쓰기를 통해 얻어진지금 의자유는하냥얻어진것이아닌, 바램과 포기 미학임을 선명하게 일러주고있다. 가끔친애하는독자분들로부터 글에대한엄중한비판을받을때 면한없이풀이꺾이고나락으로 떨어지기도하지만이제금은사랑 의 보약을 대접 받았으매 감사를 아끼지 않게 되고 평정을 얻게 되 곤 한다. 버려지는 원고지가 쓰레 기통에 넘쳐날 지라도 바램과 포 기의 미학을 진설 해가며 계속 쓰 는 일에 집중하며 문장을 만들어 가려한다. 익숙한길을걷다보면떠오르는 우연의 가치를 만나게 될 것이라 는기대를해본다. 바램과포기미 학의 다양성과 창조성이 시대적 아이러니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바램과 포기 미학 다름을품고살아가다 이희숙 아동문학가 토요단상 중간선거 이왕구 / 한국일보 논설위원 지평선 국경선 경제 2016년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 한도널드트럼프후보가미국·멕 시코간국경장벽설치를대표공 약으로 내세웠다. 대다수 미국 국 민들은 망상에 가까운 황당한 공 약이라비웃었지만대통령에당선 된 트럼프가 실제로 장벽 건설에 착수하자 당황했다. 그는 시민사 회의 거센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 고 집권 1기 동안 멕시코와 맞닿 은캘리포니아와뉴멕시코주등에 727㎞의장벽을건설했다. ■후임 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 은 모든 국경 장벽 건설을 중단하 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불 법이민이급증하자 2023년텍사 스주에 32㎞의 장벽 건설을 재개 했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세워 진장벽과불법이민단속강화는 양국 국경 사이에서 공공연히 이 뤄졌던경제활동을크게위축시켰 다. ■국가 간 접경 지역에 나타나 는독특한경제활동을가리켜‘국 경선 경제’라는 말이 쓰인다. 양 국 간 관세·임금·물가 격차를 활 용한 교역과 노동력 교류가 이뤄 지는 현상을 지칭한다. 북한과 중 국·러시아가 만나는 압록강·두 만강 유역도 비공식 교류와 교역 이적지않게이뤄지는곳이다. 외 교 갈등과 전쟁이 벌어지면 국경 경제는침체하고일부는지하경제 로숨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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