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7월 29일 (수요일) 오피니언 A8 똑같은물건을남보다비싸게 사면괜히억울한마음이든다. 더구나 옆집 사람과 완전히 같 은물건을샀는데나만더비싼 값을 냈다면 더욱 기분이 좋지 않다. 보험에서도 이런 일이 흔 히발생한다. 같은동네에있는 비슷한집, 같은보험회사, 비슷 한 보상 조건인데도 보험료는 서로다르게나온다. 이유는간 단하다. 보험료는집만보고결 정되는 것이 아니라, 가입자의 여러 기록까지 함께 계산되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보험에서는 클레임 기록이 보험료에 큰 영향을 준 다. 어떤종류의클레임은보험 료에거의영향을주지않지만, 어떤 클레임은 보험료를 크게 올리거나 심하면 보험 갱신 자 체를어렵게만들기도한다. 따 라서 주택보험은“사고가 났으 니 무조건 보험에 청구하면 된 다”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 가아니다. 어떤클레임은오히 려 장기적으로 손해가 될 수도 있기때문이다. 우선중요한것은모든클레임 이 동일하게 취급되는 것은 아 니라는 점이다. 보험회사들은 클레임의 원인을 매우 중요하 게본다. 사람의힘으로도저히 막을수없는자연재해와, 어느 정도 관리나 주의로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를 다르게 판단하 는것이다. 대표적인 자연재해에는 허리 케인, 토네이도, 우박, 벼락, 산 불,폭설등이있다.이런재해는 개인이 아무리 조심해도 완전 히막기어렵다. 따라서이런사 고로 지붕이 파손되거나 집 내 부가 망가져 클레임을 하더라 도보험료에큰영향을주지않 는 경우가 많다. 보험회사 입장 에서도“이것은 누구에게나 일 어날수있는재난”이라고보기 때문이다. 물론자연재해라고해서모두 기본 주택보험으로 보상되는 것은아니다. 홍수와지진은대 표적으로 별도 보험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홍수보험이나 지 진보험이따로있어야보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허 리케인 바람 피해나 우박 피해 등은 일반 주택보험으로 보상 되는경우가많으며, 이런클레 임 자체가 바로“문제 고객”으 로 취급되지는 않는다는 뜻이 다. 반면 보험료에 민감하게 영 향을 주는 클레임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물 피해(Water Damage)다. 집안배관이터지 거나 누수가 반복되는 경우 보 험회사는 집 관리 상태 자체를 의심하기시작한다. 특히 같은 종류의 물 피해가 반복되면 보험회사는“앞으로 도또발생할가능성이높다”고 판단한다. 도난클레임도마찬가지다. 집 주변치안상태나보안관리문 제를 함께 고려하기 때문이다. 또 Liability 클레임, 즉 남에게 피해를 준 사고도 보험회사들 이매우민감하게본다. 예를들 어 손님이 집에서 넘어져 다쳤 다든가, 우리집개가사람이나 다른개를물었다든가하는경 우다. 특히 개 물림 사고(Dog Bite Claim)는 보험회사들이 매우 조심스럽게 보는 분야다. 어떤 보험회사는 특정 견종 자체를 위험군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핏불, 로트와일러, 도베르만같 은견종은회사에따라가입제 한이 생기거나 보험료가 높아 질 수 있다. 이미 개 물림 사고 클레임이 발생한 경우에는 다 음 갱신 때 어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또 하나 사람들이 자주 오해 하는부분이있다. 피해금액이 작으면 기록 영향도 작을 것이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보험회사입장에서는“클 레임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중요하게 본다. 예를 들어 500 달러짜리 작은 물 피해 클레임 이나 5천 달러짜리 물 피해 클 레임이나, 기록상으로는 둘 다 “물피해클레임1건”으로남을 수있다. 그래서디덕터블보다조금큰 정도의 작은 피해를 무조건 클 레임하는 것이 반드시 유리하 지는않다. 예를들어디덕터블 이1천달러인데실제보상받는 금액이 겨우 몇백 달러 수준이 라면, 장기적으로 보험료 인상 위험까지감수하면서클레임할 가치가 있는지 고민해 볼 필요 가있다. 최근에는 단순 문의만 했는 데도 기록이 남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어떤 사람은 “아직 클레임은 안 하고 그냥 물어만보자”라고생각해보험 회사에 전화했다가, 상담 내용 자체가시스템에기록되는경우 도있다.특히여러번문의가반 복되면 보험회사가 위험 신호 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렇다 고 필요한 클레임까지 무조건 참으라는뜻은아니다. 큰화재, 심각한폭풍피해, 대형누수처 럼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사고 는 당연히 보험을 이용해야 한 다. 보험은원래그런큰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존재하는 제도 이기때문이다. 결국중요한것은균형감각이 다.보험은“작은손해까지전부 청구하는생활비보조제도”가 아니다. 예상하지못한큰사고 로부터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따라서 클레임을 하기 전에다음과같은점을한번쯤 생각해보는것이좋다.첫째,이 사고는 자연재해인가, 관리 가 능한사고인가. 둘째, 실제로받 을보상액이얼마나되는가. 셋 째, 앞으로보험료인상가능성 은없는가. 넷째, 장기적으로봤 을때정말클레임할가치가있 는사건인가. 주택보험은단순히가입만해 놓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사용하 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현명한 보험 가입자는 보험료만 비교 하는사람이아니라, 언제클레 임을 하고 언제 스스로 해결하 는 것이 유리한지를 판단할 줄 아는사람이라고하겠다. (최선호보험제공770-234-4800) 주택보험클레임, 무조건신청해야하나 최선호 보험전문인 - 보험, 그것이 알 고 싶다 전문가칼럼 평소 같으면 골프를 치고 돌아와 가방만슬쩍던져놓고는조용히제 할일을하던과묵한남편이었다.그 런데오늘은웬일인지현관문이열 리자마자 큼지막한 목소리로“여 보!”를외치며들어섰다. “여보, 나 오늘 골프장에서 누구 만났는지 알아? 신 장로님 부부를 만났잖아!” 들뜬 남편의 목소리에 스무 해 넘 게잊고지내던이름하나가솟아올 랐다. 신 장로님 부부. 세월의 먼지 가켜켜이쌓인옛기억이남편의말 한마디에 순식간에 눈앞으로 끌려 내려왔다. 젊은 시절, 새로 이사한 지역에서 새교회를나가기시작했을때의일 이다. 온통 모르는 이들 사이에서 이방인처럼 서먹해하던 우리 부부 에게먼저따뜻하게손을내밀어준 집사부부가있었다. 집수리할곳이 있다고 하면 선뜻 업자를 알선해주 고자동차도손봐주었으며, 집으로 초대해 정성껏 차린 음식을 대접해 주기도했다.가뭄의단비같던그들 과또래였던우리는금세친해져가 깝게어울리기시작했다. 그러던어느날, 신장로님부부가 나를따로부르셨다.당시연배가삼 촌뻘쯤 되시던 장로님은 진지한 눈 빛으로뜻밖의충고를건네셨다. 한 동안지켜보니그집사부부와우리 부부는 결이 많이 다른 듯하니, 성 급하지않게좀더살피며관계를맺 는 게 좋을 거란 말씀이었다. 양쪽 모두교회에서처음만난사이였기 에장로님의말씀이조금당황스러 웠다. 남의 뒷말을 하실 분은 전혀 아니었지만,그집사부부를왜경계 하라는건지선뜻이해하기어려웠 다. 어르신의 연륜을 믿고 그 충고에 따라그부부와조금씩거리를두기 시작했다. 세월이흘러그동네에서 오래머물고나서야비로소알게되 었다. 신장로님의충고가우리에게 얼마나 고마운 선물이었는지를. 다 정하게다가왔던그집사부부의친 절함뒤에는남을이용하려는계산 과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었고, 그들의가정또한위태롭기그지없 었다. 그 시절 장로님 부부의 충고 가 없었더라면 우리 부부 역시 큰 상처와손해를입었을것이었다. 신 장로님의 그 옛날‘참견’이 지 닌 무게를 가만히 가늠해 본다. 사 실장로님입장에서는타인의교우 관계에참견하는것은부질없는일 이었을것이다.괜히말한마디잘못 했다가오해나비난을살수도있었 다. 뒷짐 지고 모른 척 지나치는 것 이훨씬편한길이었을터다. 그럼에 도다른이들의모습을찬찬히살피 고우리부부가겪을시행착오를못 본척하지않고슬며시충고를건네 주셨던그마음은신앙인으로서실 천해보인사랑의또다른모습이라 는것을나중에야깨달았다. ‘지금내나이가그때장로님의나 이와비슷하지않았나?’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문득 얼마 전‘나몰라라’하며외면했던누군 가의일이떠올라가슴한구석이뜨 끔해졌다. 나이가들면서나는점점 더방관자의삶에익숙해지고있었 다.뻔히속사정을알면서도모른척 시선을돌리고,누군가불평을늘어 놓으면그저피하기위해진정성없 는동조를보냈다.타인의실수가어 떤안타까운결과를가져올지눈에 선히 보이면서도“제 인생이지, 남 들도 다 입 다물고 사는데 내가 뭐 라고 나서는가”하며 뒷짐을 졌다. 훗날일이터지고나서야마음속으 로“거봐, 내그럴줄알았어.”하며 비겁하게고개를끄덕이곤했다. 나이가 드니 기력이 딸려서 그렇 다며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어왔 지만, 다시 돌아보게 된다. 나의 이 런변화는과연나이듦의삶을깊이 이해한자의느긋함일까, 안일함을 쫓아책임을회피하려는자의비겁 한핑계였을까. 남편이가져온스무 해만의안부덕분에지난날의기억 을끌어올린오늘,무관심이라는편 안함 뒤에 숨어 있던 나의 게으른 삶을가만히돌아본다. 나이가 든다는 것이 세상사나 인 간사에서뒷짐을질수있는면죄부 가 될 수는 없다. 진정한 연륜이란 삶의피로를이유로서늘한방관자 의대열로숨어드는것이아니라,내 가받았던옛다정함을다시세상에 되돌려주는것이아닐까싶다. 젊을 때처럼 손해를 감수하면서 온몸으 로 부딪치며 타인의 문제를 해결해 줄기력은없을지라도, 타인의슬픔 이나실수를향해조용히손을내밀 어주는 따뜻한 관심마저 거두어서 는안되겠다. 그 옛날 신 장로님의 충고 덕분에 내삶의작은장애물을무사히넘어 섰듯, 나 역시 누군가의 삶에 작은 등불을 비춰주는‘다정한 참견’의 온기만큼은결코잃지않고살자는 다짐을 해 본다. 그래, 이제라도 방 관자의서늘한그늘을벗어나, 다정 한참견이주는따스한햇살쪽으로 마음을 옮겨 놓자. 아직도 늦지 않 았다. 김혜경 사랑의 어머니회 회장 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수필 뒷짐진삶에게던지는질문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