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10월 6일 (화요일) 오피니언 A8 미국의철강왕앤드루카네기는 1900년 피츠버그시에 100만 달 러를 기부했다. 노동자들에게 실 용 기술을 가르칠 학교를 세우기 위해서였다. 카네기자신도야간학교를다니 고책을빌려읽으며방직공장노 동자에서19세기말세계최대철 강기업을일군거물이됐다. 그의돈으로세운카네기기술학 교는 1967년 멜런연구소와 합쳐 져 카네기멜런대(CMU)가 됐다. 126년이흐른지금은컴퓨터과학 과 인공지능(AI), 로봇 분야의 세 계적연구대학으로꼽힌다. ■헤지펀드시타델의창업자이 자최고경영자(CEO)인켄그리핀 이지난달 30일 CMU에 30억달 러(약 4조원)를기부한다고발표 했다. 미국 대학에 대한 개인의 단일 기부로는 역대 최대다. 하버드대 재학시절기숙사옥상에위성안 테나를 세워 실시간 시세를 받아 보던 청년은 헤지펀드의 제왕이 됐다. 그는 교육을‘아메리칸 드림으 로향하는진입로’라고부르며지 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버드대에 는저소득층학생을위한장학금 을,시카고대에는경제학연구·교 육비를대기도했다. ■국내대학에도기업인들의통 큰기부전통이있다.김재철동원 그룹명예회장은한국과학기술원 (KAIST)에총603억원을쾌척했 고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은 766 억원을내놓았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도 100억 원을보탰다. 기부금은우수한학 생과교수를불러모으고연구를 뒷받침하는 밑천이 된다. 기업인 이일군부가인재와기술을키우 고 다시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 는선순환이다. ■AI·반도체등첨단산업의경 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학의 인재 양성과기술 연구에나라의미래 가걸려있다. 그러나많은대학은학령인구감 소와오랜등록금동결로살림살 이조차 빠듯하다. 기부금이 대학 재정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는없다. 그래도미래인재를키우 고연구에숨통을트는마중물은 될수있다. 카네기의 100만달러가한세기 뒤 세계적인 과학기술 명문 대학 의 씨앗이 됐듯 국내에서도 사람 과기술을키우는기부가한층활 발해지기를기대한다. 김정곤 / 한국일보 논설위원 만화경 헤지펀드 제왕의 대학 기부 밥상에행복이끼어앉는다. 언 제부터인가, 가족이 한 밥상에 둘러앉으면세상부러울것이없 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가르 치려는 마음도 내려놓았고, 그 저눈으로보고안도하며들어주 고 감사하는 자리가 되었다. 항 상조마조마한마음으로지켜보 던큰아이의모습에밝은에너지 가느껴진다. 걱정스러운마음을 지울수없었던부모도이제는먹 구름터널을지나온것같다. 한참화제가무르익어갈무렵, 백혈병으로 투병하던 지인의 딸 소식이전해진다. “내조혈모세포를이식한사람 은어떻게지내려나.”무심하게던 지는큰아이의말에애태우던지 난날이떠오른다. 노스캐롤라이 나에서지낼때였다.숲과호수가 아름답고생명력넘치는도시에 서그야말로안분지족하는나날 이었다. 어느 날, LA에 사는 큰아이에 게서 걸려 온 전화에 가슴이 툭 내려앉았다.딸이조혈모세포기 증을하겠다고한다.“조혈모세 포기증이뭔데?”잘못들었나싶 어 되물었다. 직장 생활도 겨우 해내며피곤하다는말을입에달 고 사는 사람이 조혈모 세포를 기증하겠다고한다. 몇년전백혈병환자의절박한 사정을 전해 듣고 기증 등록을 해두었다고했다.수년이지나본 인도 잊고 지낼 만큼 시간이 흘 렀는데, 마침내조직형이일치하 는환자를찾았다고연락해왔다 는것이다. 마음에 변화가 있으면 취소해 도된다고 했다. 마침, 빈혈로 고 생할 때라 마음이 약간 흔들렸 으나약속은지키라고있는것이 아닌가.무엇보다자신이스스로 한약속이니기증절차를밟겠다 고했다는것이다. 나는 내가 인도주의적인 사람 인줄 알았다. 남의 불행에 마음 아파했고, 어려운 사람을 보면 어떻게든돕고싶었다. 그런데건 강 체질도 아닌 내 딸이 하려는 일은 단순한 헌혈이 아니었다. 딸의설명으로는기증자의혈액 에서피를만드는씨앗과같은조 혈모세포만을 채집하는일이라 고 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또는이틀에걸쳐채집한다 고 한다. 생사를 가르는 환자에 게는더없이절박한일이지만,내 딸이기증자가된다는것은다른 문제였다.‘안된다.’라는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못된계집애.’세상이아무리 바뀌었다 해도 부모에게 일언반 구도없이그런중대한약속을하 다니,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 膚受支父母)라 하지 않던가. 자 식이 혹시라도 잘못될까 봐, 수 술날짜도잡히지않은상황인데 도 벌써 호흡이 가빠졌다. 그러 나황토물이가라앉을만한시간 이지나자, 생면부지의타인에게 자신 숨을 나눠주려는 딸의 마 음이 가슴에 들어왔다. 결국 나 는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손이 라도잡아주고싶었지만멀리떨 어져있으니, 내가할수있는일 은기도뿐이었다. 딸이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는 날,마음으로는백번도넘게딸을 장하다고 칭찬했고, 또 백번도 넘게그약속이취소되기를바랐 다. 숲속의 작은 교회에서 무릎 을꿇었다. ‘이것이 정녕 옳은 일인가요. 그렇다면두사람모두에게은혜 를 내려주세요.’교회 문을 나서 는데,저멀리산너머에서체로키 인디언들의깊은위로가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듯했다. 마음으 로는백번도넘게딸을장하다고 칭찬했고, 또 백번도 넘게 그 약 속이취소되기를바랐다.숲속의 작은교회에서무릎을꿇었다. ‘이것이 정녕 옳은 일인가요. 그렇다면두사람모두에게은혜 를 내려주세요.’교회 문을 나서 는데,저멀리산너머에서체로키 인디언들의깊은위로가바람을 타고들려오는듯했다. “내 영혼과 만물이 조화를 이 루 는거룩한평안이여.” 약속 “행복이 깃들리라. 홀로 있으면 서도 오늘을 내 것이라고 노래하 는 사람아. 내일은 최악일지라도 그것이 대체 무엇이냐. 오늘 나는 충실한 사람을 누렸도다. 평화로 운 마음으로 이렇게 노래하는 사 람은진정행복하리라.”사람의심 성 중에 가장 비극적인 점 하나가 현실에서도피하고자하는것입니 다. 그것은 우리가 지평선 너머에 있 는 신기루를 보려고 바둥대면서 정작창밖에피어있는장미꽃을외 면하는것과같습니다. 위시는기원전30년로마의시인 호레이스가 노래한 것으로, 내일 을 걱정하지 말고 하루하루를 열 심히살아가는것이야말로현명한 인생이라는메시지가담겨있습니 다. 그렇습니다. 인생이란 살아온 것이아니라살아가는것입니다. 지나간과거에연연하는것은부 조리한 일이지만, 오지 않은 미래 의중압감때문에현재를잃어버리 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 아 닐수없습니다. 현재를느낀다는것, 그것은마치 혼란스러운동굴에서맑은정신을 끄집어내는열쇠와도같습니다. 카 알라일의 말을 들어봅시다.“우리 의중요한임무란먼곳에있는막 연한것을찾는일이아닙니다. 그것은가까운곳에있는것을실 행하는일입니다.”이평범해보이 는한마디말의위력은실로대단 했습니다. 이 말 한마디로 불확실 한 미래를 고민하던 한 젊은 의학 도가 영국의 의사로서는 최고의 영예인옥스퍼드대학의의학과교 수에까지이르렀다면당신은믿을 수 있겠습니까? 그 당사자는 윌리 엄오슬러였습니다. 그는 1871년의 젊은 날, 카알라 일의책속에있던이문구를읽고 어쩌면 일생 동안 겪어야 했을 불 안과고민에서마침내벗어났던것 입니다. 그가미국의유서깊은예일대학 교교정에서학생들에게자신의성 공비결을강연할기회가있었습니 다. 그는 그 자리에서 이렇게 고백을 했습니다.“내가네개대학의교수 이며, 많은 저서를 갖고 있기 때문 에 여러분들은 나를 천재적인 인 물로오해하고있지만사실은평범 한머리를갖고있습니다.”그렇다 면 그런 평범한 사람의 두뇌에서 어떻게 그토록 성공적인 사람이 나올 수있었을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현재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 다. 그는미국으로올때커다란기 선을타고대서양을건너왔습니다. 그 배는 버튼 하나로 모든 기관을 움직이는 최신식 배였습니다. 오 슬러는 그 배를 예로 들면서 이렇 게말을했습니다.“여러분은그기 선보다 훨씬 훌륭한 조직체로 구 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오랫동안 항해를 해 나가야 할 몸 입니다. 오늘 내가 여러분께 말하 고싶은것은그기나긴항해를편 하게하려면‘오늘’이라는구획을 확실히 정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기계의조정법에숙달하라는것입 니다. 배의조종실에들어가면배를움 직이는많은장치들이질서정연하 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버튼을 누 르십시오.여러분의일생에서모든 평면으로서의과거를닫으십시오. 그리하면 어제는 아무 소용이 없 게된, 어제를잠그는둔중한철문 소리를듣게될것입니다. 이제또하나의버튼을눌러보십 시오. 그러면미래, 즉아직시작되 지 않은 내일의 문을 가려줄 것입 니다. 그래야만 여러분의 오늘이 안전하기때문입니다. 여러분의과 거를폐쇄시키십시오. 이미지나간 과거를묻어버리십시오.그리고미 련한자들에게비열한죽음에서의 길을밝혀주던어제를덮어버리도 록하십시오. 미래, 내일의길은강인한사람들 을 현혹합니다. 그러므로 미래도 과거처럼굳게닫아버려야만합니 다. 미래는 바로 오늘입니다. 우리 에게내일은없습니다. 우리가살아가는날은바로현재 뿐입니다. 다가올 미래의 장벽을 닫아버리고오늘이라는시간을뚜 렷하게영위하는습관을가지십시 오. 미래는 오늘부터 시작이다 애틀랜타칼럼 이용희 목사 조옥규 수필가 삶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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