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18년 12월 21일 금요일 | 22 골프 캐디(caddie)의어원은프랑스귀족의젊은 자제를뜻하는‘카데(cadet)’에서비롯되었 다고한다. 기록에 나타난 최초의 여성골퍼인 스코 틀랜드의메어리여왕이 1561년여름세인 트 앤드루스를 방문했다. 고색창연한 골프 의 고향에 매료된 메어리 여왕은 이듬해인 1562년다시세인트앤드루스를찾아골프 에열중하는데이때경기를도와주는보조 자로 프랑스에서 데려온 카데들을 대동했 다.이카데를세인트앤드루스사람들은캐 디라고불렀다. 골프에캐디가처음등장한 순간이었다. 여왕이라운드를돕기위해골프백을메고 따라다니는것에서부터여왕이요구하는골 프채를건네주는일, 숲속으로사라진볼을 찾아내는일, 러프나해저드등위험지역을 알려주는 일, 홀까지의 거리를 어림짐작이 나마알려주는일등이그들의일이었다.골 프의주체는어디까지나골프를하는사람, 즉골퍼다. 골퍼의생각과판단에따라어떤 스윙을할것인가를결정하고마음먹은샷 을만들어내야한다.그리고그결과는자신 의몫이다. 그러나골퍼가확신이안설때, 코스에숨 은위험을다파악할수없을때캐디의의견 을묻는다. 이때경기보조자로서의캐디의 역할은자신이알고있는범위내에서골퍼 에게의견을피력하는정도다. 결코자신있 게단정적으로의견을제시하지않는다.“… 하면좋을것같다.”는정도의소극적의견 을 벗어나기 어렵다. 단정적으로 말했다가 그대로따른골퍼가위험에빠지면그책임 을몽땅뒤집어쓰는것을피하기위함이다. 골프는 철저하게 자 신과외로운싸움을벌 여야하는운동이라고 들말한다. 3~4명이한 조를이뤄라운드를하 지만 동반자로부터는 도움을얻을수없기때 문이다. 경기보조자인 캐디가 있지만 실제로 볼을치는사람은골퍼 이기에모든판단과결 정을스스로내려야하 고그결과또한책임져 야한다. 그러나 캐디 제도가 일반화, 골퍼들의캐디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골퍼스스로의경기능 력을 퇴화시키는 부작 용을 낳고 있는 게 사 실이다. 경기의집중도 를높이기위해,생소한 코스의이해를돕기위 해,원활한경기진행을 위해캐디제도를도입 했지만상당수주말골 퍼들은스스로상황을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 기보다는시시콜콜캐 디의의견을묻고도움을구하는게버릇이 되다시피했다. 특히그린위에서의캐디의존도는도가지 나칠정도다.자주접하지않은코스이니그 린의특성을쉽게파악할수없어캐디에게 묻는것은당연하지만자발적으로판단하고 결정하고 실행하는 골퍼를 찾아보기 어렵 다.볼을닦고라인을맞춰놓는일까지캐디 에게맡기는게비일비재하다. 심지어볼을 보내야할방향까지찍어달라고주문하기도 한다. 그린위에서의모든행위는골프의압권이 다. 멀리서부터그린의모양새를읽고잔디 의상태, 360도를돌면서홀주변의지형등 을치밀하게파악한뒤어떤스트로크를할 것인가결단을내린뒤고도의집중력을발 휘해 결단을실행에 옮기는 과정은 골프의 모든것이농축돼있다. 대부분의주말골퍼들이그린위에서지나 치게캐디에게의존하는바람에골프의짜 릿한농축미를맛보지못하고있다. 심한경 우퍼팅을미스하고나서그책임을캐디에 게돌리기까지한다.그린에서의캐디의존도 가높은것은프로선수들이라고다르지않 다.퍼팅하나에상금이달라지고우승이걸 려있으니신중에신중을기하는것은당연 하지만문제는스스로판단하고결단을내 리지 못하고 지나치게 캐디에 의존하는 경 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주말골퍼들보 다더심할정도다.그린위에서이뤄지는일 만놓고보면캐디와선수가뒤바뀐것같다. 내년부턴PGA투어나LPGA투어등모든 경기에서스코틀랜드의목동이나어부들이 해온골프원형(原形)에가까운경기모습을 볼수있게됐다. 영국왕실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 (USGA)는2019년1월1일부터새로적용될 개정된 골프 룰을 발표했는데 가장 핵심적 인것이캐디와관련된것이다. 룰개정전캐디는골프룰 14-2b에따라 선수의라인을보고정렬을도와주는등선 수가샷을하기전에선수의판단에도움을 줄수있으며,선수가샷을하기전에플레이 혹은퍼팅라인의연장선에서만비켜주면됐 다. 그러나새로개정된룰에서는이같은캐디 의행위는금지된다.선수는샷을할때캐디 에게조언을구할수는있지만캐디가고의 로플레이어의선상후방에서서라인을봐 주는것이나선상후방이나가까이에서있 는것도금지된다. R&A와 USGA는“골프란 선수가 자율적 인판단에따라단독으로책임져야하는게 임이라는측면에서룰개정을했으며, 경기 속도를빠르게하는장점이있다”고룰개정 배경을밝혔다. 지난11월16~19일(한국시간)미국플로리 다에서 개최된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은 개전 전 룰이 적용되는 LPGA투어 마지막 대회였다. 그린위에서의룰개정으로그동 안캐디에게지나치게의존해왔던선수들에 게어떤변화가일어날지궁금하다. 주말골 퍼들도동반자들간에다툼이없도록그린 위에서캐디도움없이스스로판단하고결 정하고실행하는습관을익혀야할때가됐 다. 방민준(골프한국칼럼니스트) news@golfhankook.com 골프의원형으로돌아가는 룰개정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 견으로 주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소속 칼럼니스트에게는 주간한국 지면 과 골프한국, 한국아이닷컴, 데일 리한국, 스포츠 한국등의 매체를 통 해 자신의 글을 연재하고 알릴기회 를 제공합니다. 레슨프로, 골프 업 계 종사자등 골프 칼럼니스트로 활 동하고싶으신분은이메일(news@ golfhankook.com)을 통해 신청 가 능합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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