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8월 8일(금) ~ 8월 14일(목) A10 센다이는일본북동부미야기현의중심도시이자한국총 영사관이 위치한 외교적 요충지다. 서울보다 북쪽에 위치 한이도시는도호쿠지역의문화와산업,국제교류의중심 으로자리잡고있다. 조선통신사의발길이닿았던과거부 터현대의산업협력과빈번한항공노선까지한국과의인 연은오래되고도깊다. 그래서일까, 이곳에서한국인의존 재는낯설지않다. 공항을벗어난차는도시외곽의들판과숲길을따라달 린다. 초여름의논은물을머금고은빛햇살을반사하며, 창 밖풍경은점점짙은초록으로물들어간다. 그렇게도착한 곳은아키우온천,‘센다이의안방’이라불릴만큼가까운 거리의온천마을이다. 조용하고정제된풍경속에서문득 심호흡을하게된다. 이번에머문곳은‘사칸’. 천년이넘는역사를자랑하는 전통료칸으로, 센다이번의영주다테마사무네도자주머 물렀다는이야기를품고있다. 목재로짜인입구를지나객 실에들어서면창너머로타마가와강이굽이쳐흐르고창 을열자물소리와매미소리가동시에들려온다. 겨울에 이곳을 찾았던 기억이 문득 스친다. 료칸 입구에 소복이 쌓인 눈,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근 채 밤하늘을 바라보면눈송이가조용히뺨에내려앉았다. 설경과온천 의온기가교차하는그겨울의기억은여름의청명한바람 과다시금대조된다. 아침이되면정원에서는작은새들이노래하고정갈하게 차려진일본식아침식사에는제철채소와유자향이스며 든장국이곁들여진다. 소란하지않지만단정하고깊다. 눈 덮인고요함의계절과나뭇잎사이로햇살이부서지는계 절. 이곳은계절마다각기다른이유로여행자를매혹시킨 다. 다시 센다이 시내로 향했다. 도시의 심장이라 불리는 죠 젠지거리는숲의대로라불릴만큼녹음이우거져있다.벤 치에 앉아 쉬는 사람들, 조각품 사이로 지나가는 자전거, 수십년은돼보이는가로수들. 이도시가왜‘숲의도시’라 불리는지그이유가절로이해된다. 하지만센다이는아름다운풍경너머로아픔의기억을품 은도시이기도하다. 2011년3월11일동일본대지진. 진앙 지에가까웠던이도시는거대한지진과쓰나미로깊은상 처를입었다. 무너진건물만이아니라삶전체가균열됐던 그날의충격. 그러나센다이는놀랍도록빠른복구와단단 한회복력으로다시살아났다. 시내곳곳에는그날의흔적 을 담은 표지들이 놓여 있고, 그 기억은 애써 감추거나 과 장하지않은채시민들의일상과조용히공존하고있다. 센다이미디어테크는꼭들러야할곳중하나다. 유리관 형태로 지어진 이 공공문화공간은 단순한 도서관이나 미 술관을넘어도시의기억과미래가교차하는장소다. 유리 벽사이로들어오는자연광은공간전체를따뜻하게감싸 고전시를관람하는사람들의모습은이도시의문화적감 도를드러낸다. 과거를기억하면서도내일로향하는이도 시의얼굴이다. 한나절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간판을 따라 작은 와이너리에방문한다. 야마가타쪽언덕끝에위치한이곳 은자연농법으로재배한포도를직접발효해와인을만드 는소규모양조장이다. 포도밭사이를걷고샵에들어서자 은은한와인향이퍼진다. 청량한화이트와가볍고투명한 레드와인을천천히음미한다. 그한모금마다이지역의햇 살과바람,토양의기억이입안가득번진다.이번여정에서 가장향기로운시간이다. 근처팜스토어에선당근과우엉, 갓짜낸우유와수제잼 이가지런히진열돼있다. 상자속농산물은흙냄새와함께 이땅에서살아온시간의결을머금고있다.장을보러들른 곳이었지만, 그속에서이지역사람들의삶과계절을함께 들여다보게된다. 센다이란이름은‘신령의대좌’를뜻한다한다. 그신령은 도시의조용한거리, 김이오르는온천수, 와인의향기, 그 리고지난시간을견디며살아온사람들의눈빛속에숨어 있다. 계절이바뀌어도도시의품은변함없고걷는것만으 로도묵직한위로를안겨주는곳.그곳이바로센다이다. ●박윤정(주)민트투어대표 프랑스에서 대학 생활 을하며유럽여행문화 를익혔다. 귀국후스스 로를 위한 여행을 즐기 겠다는 마음으로 2002 년 민트투어 여행사를 차렸다. 20여년동안맞 춤 여행으로 여행객들 의 취향에 맞는 여행을 디자인하고있다. 2021년 4월여행책‘나도한번은트레킹페스티벌크루즈’와이듬 해6월‘나도한번은발트3국발칸반도’를쓰고냈다. ‘회복과기억의속삭임’ 가마후사호와센다이골프장. 사칸온천. 인천공항에서출발한비행기는짧은비행끝에센다이공항에내려앉았다. 창문너머로 눈에들어온것은잘정비된활주로와그너머로펼쳐진들녘, 그리고낮고부드러운산세다. 일본도호쿠지역의관문이라할수있는이공항은한적하지만효율적이다. 터미널을나서자마자 느껴지는공기는도쿄나오사카와는다른정적이깃들어있고이미여유로움을자아낸다. 계절따라걷는센다이의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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