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3월 30일 (월요일) D3 종합 최근 ‘촉법소년 ( 형사미성년자 ) ’ 연 령기준 하향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촉법소년이란 죄를 저질러도 형 사처벌대신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받 는 만 10세이상~14세미만아동을 뜻 한다. 근래 5년간 촉법소년절반이13 세일정도로 제도를 악용한 소년범죄 가 늘고있고죄질이나빠지는경향도 뚜렷해 보호처분만으로는 범죄예방 에한계가있다는 주장이꾸준히제기 돼왔다. 하지만 연령을 낮춘다고 범죄가 줄 어든다는근거가부족할뿐더러처벌로 낙인이찍히면사회적응이어려워또다 시범죄에빠져드는 악순환이반복될 것이라는반론도만만치않다. 2024년 기준소년수형자재범률은 36.1%로전 체수형자보다1.6배나높다. 전문가들도 ‘전과’에‘학업단절’까지 겹친소년범들이평범한사회인으로살 아가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단죄가 반드시교화를담보하는것도아니다. 법적책임의기준을재정립하기이전에, 소년범들이죗값을치르면서도회복과 성장으로나아갈수있는다른길은없 을까.최근서울구로구서울남부교도 소에서만난소년수형자들의이야기를 통해답을찾아봤다. ‘성취의기쁨’알게한공부 서울남부교도소에는전국에하나뿐 인학교가있다.소년수의출소후사회 적응을돕고재범을막기위해2023년 설립된소년전담교정시설, 만델라소 년학교다. “인생의가장 큰영광은 결 코넘어지지않는데있는것이아니라, 넘어질때마다일어서는데있다”는넬 슨 만델라전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 령의명언을교훈으로삼는다. 소년부 재판이아닌 형사 재판에서징역형을 받은 14~17세범죄소년30여명이생활 하고있다. 만델라 소년학교 소년수들은 공부 를통해삶의궤도를새로그리고있다. 최근 2년간 1년에두차례있는검정고 시에네번연속으로전원 ( 104명 ) 합격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지난해 9 월합격자들에게책을선물하며“다시 일어설여러분을믿고 응원한다”는격 려를보냈다. 이곳에서학업성적1등은이준영 ( 가 명·19 ) 군이다.지난해12월검정고시모 의고사에서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등 전 과목 평균 95.8점을 맞았다. 영 어교사로 근무 중인 한 교도관은 “이 군이처음 왔을 때영어성적은 수능 8 등급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수능에선 2등급을 간발의 차로 놓쳤다”고 귀 띔했다. 이군은 초 등학교 5학년에 접 은공부 를 고등학생나이에교도소에서다시 시 작 했다. 사회에서는 부모 와 떨 어져 연 락 도 거의하지않았 던 그가 내 려놓 았 던펜 을 다시 잡 은 건 결국 가족 때 문이었다. “여기서공부하 겠 다”는 말 에기 뻐 하 던 어 머 니의 얼굴 이늘아른거 린 다.이군은“공부가하기 싫 을 땐 , 공 부를 잘 해서 돈 을 잘 벌면가족들에게 해줄수있는게 많 아 진 다는 걸 생 각 한 다”고 말 했다. 이군이여기에서 얻 은 건 지 식 이전부 는아니다. 성적이 오 르고,이해를 넓 히 고, 어른들에게 칭찬 받는 경 험 은 성 취 의기 쁨 을 알 려 줬 다.예전 엔 미처 몰랐 던 세계다. “ 너 무 재미있어 요 .” 이군의 목소리가 들 떴 다.언 젠 가 대학에 진 학 한 뒤 공부를 이어가 석 사, 박 사 학위 까지 취득 하고, 사회에 유 용한기 술 을 연구하고 싶 다는 꿈 도 조심스럽 게 품 고있다. 그러나 열심 히공부한다고 해서장 밋빛 미래가 펼쳐 지 진 않는다. 전과라 는주 홍글씨 가가 벼 울리없다. 본 인도 잘알 고있다.이군은‘소년범이라는 말 이어 떤 의미로 다가 오느냐 ’는질문에 “평생 짊 어질제 행 동에대한책임”이라 고답했다. 조진웅사건으로본‘사회적낙인’ 지난해 12월 소년범에대한 싸 늘한 시선을 단적으로 드러 낸 사 건 이있었 다. 배 우조진웅 은소년범전 력 이 폭 로 된 뒤 여론의 뭇매 를맞고은 퇴 했다.이 곳소년수들도신문이나교도관,가족 등을통해소 식 을 접 해 알 고있었다. 교사로 근무 중인이모 ( 43 ) 교도관 은 당 시소년수들과 조진웅 사 건 에대 해 터 놓고이야기하는 시간을 가 졌 다. 소년수들이 비슷 한처지 였던조진웅 을 옹 호했을것이라지 레짐작 했지만, 오 히 려“ 조진웅 의범 행 이 심각 한 흉 악범죄 였 고 그정도 범죄라면 조 용히지 내 며 사회에이 바 지하는길을선 택 했어야한 다”고 냉 정하게평가했다고한다. 이교도관은 “소년수들이 조진웅 에 게어 느 정도 자신을 투 영하는 것 같 다”며 “사회에 드러나는 직 업은 갖 지 않 겠 다고하더라”고전했다.이군또한 “ 피 해자를 비롯 한 많 은사 람 이더나은 삶을살수있도 록 ,사회 뒤편 에서받 침 이될수있는 사 람 이 되 고 싶 다”며자 신을낮 췄 다. 다만, 조진웅 을 보며사회적낙인에 대한두려 움 은더 커졌 다.이군은“대학 에 갔 는데전과가 밝혀 져 매 장을 당 하 면어 쩌 나고 민 했다”고 털 어 놨 다. 긴 번 민끝 에 내린 결론은‘그 냥열심 히살자’ 였 다. 변 명하기 힘 든과거 와잘 살아보 고 싶 은미래사이에그에게주어 진유 일한선 택 지 였 다. 그러나이군은 낙인을 피 할 생 각 은 없다. 새로 사 귈 친구들이 그의 과거 를 알 게돼등을 돌 리더라도 “그 냥 담 담하게받아들일것 같 다”고했다.“ 달 라지려 노력 했다고 항변 하기 엔 스스 로 염 치가없다”고도 덧붙였 다.이군에 게는낙인을수용하는것도반성의일 부 였 다. “반성은 긴 여정이라고생 각 해 요 . 시 작 하기는 쉽 지만, 어 떤 것들을 뉘우 치 고 바꿔 야하는지는삶속에서계속찾 아나가야할것 같 아 요 .” “시선바뀌기쉽진않겠지만…” 이군은 ‘ 색안 경을 벗 어 달 라’고 하지 않았다. 부 당 한 편견 이아니라, 잘못 으 로인한업보라는 걸스스 로인정한다. “ 되돌 리지 못 할 행 동을 왜 했을까 항 상후회해 요 .저때문에 피 해를 입 은분 께너 무죄 송 하고,이 걸 어 떻 게 표현 해 야할지 알 수없어서고 민 이 많 았 습 니 다. 범죄 피 해자분들이 쓴 책도 읽 어보 고있어 요 . 많 이무 겁 게생 각 하고있 습 니다.” 업보를 짊 어지고서라도언 젠 가는사 회에 다시나가 살아야 한다. 이군은 “시선이 바뀌긴쉽 지않 겠 지만,아주 조 금씩 이라도 색 이 옅 은 안 경으로꾸준히 바꿔써 주 셨 으면한다”고했다. 그 색 을 옅 게만드는것은 본 인 몫 이라생 각 하 느냐 고마지막으로 묻 자,이군은 말 없이고 개 만 끄덕였 다. 김나연기자 ☞ 1면‘한강,美도서상수상’에서계속 2021년문학동네에서나 온 ‘ 작별 하 지않는다’는 제주 4·3 사 건 을 배경으 로한다.역사적 비극 과그로인한인간 의고통을세여성의시선을통해 특유 의시적인언어로그려냈다.전미도서 비 평가 협 회는이소설을“4·3 사 건 의여 파 가 남 긴트 라 우 마를 섬 세하게그려냈 다”며“상 실 속에서 창조와 진실 에대 해 천착 한고 찰 ”이라고평했다.그러면 서“이예 술 적인소설은 묘 한분위기를 자아 내 며 압 도적인 꿈 처 럼긴 여 운 을 남 긴 다”고 덧붙였 다. 2024년 노벨 문학 상수상 당 시한 림 원도한 강 의 작품 중 이소설을 비 중 있게논평한 바 있다. 2023년프 랑스 4대문학상 중하나인 메디 치 외 국문학상을, 2024년에 밀 기 메 아시아문학상도 탔 다.영어, 프 랑스 어등 13 개 언어 권 에13 종 이번역·출간 돼있다. 1975년 전미도서 비 평가 협 회상이 제정된 이래 영어로 쓰 인 소 설이아닌번역소설이 이상을 받은 것은 ‘ 작 별 하지 않는다’가 세 번 째 다. 앞 서 2001년 독 일 작 가 W . G .제발 트 의 ‘아 우스터 리 츠 ’, 2008년 칠레 출신로 베 르 토볼 라 뇨 의 ‘2066’이소설부문상을 탔 다. 시 부문에서는 최 돈 미 시인이 번역 한 김혜 순시인의시 집 ‘ 날개 환상통’ ( 영 어제목 ‘ Phantom Pain Wings ’ ) 이 2024년한국인최 초 로이상을받은 바 있다.번역시로수상은처음이었다. NBCC 는 매 년영어로 출판된 최 우 수 도서를 선정해자서전·전기· 비 평·소 설·논 픽션 ·시등 6 개 부문에 걸쳐 시상 한다.미국언론·출판계에 종 사하는도 서평론가들이 엄 격한 잣 대로분야 별 최 고 도서를 선정한다는 점에서 퓰 리처 상 및 전미도서상과 더 불 어미국을 대 표 하는가장 권 위있는도서상중하나 로 꼽힌 다. 만델라소년학교 1등학생의선택 30여명소년수교육, 유일한학교 성취의기쁨한편‘죄책감과후회’ ‘조진웅사태’에“조용히지냈어야” 자기자신투영하며옹호보다비판 색안경낀시선들, 편견아닌업보 “달라졌다항변하기도염치없어” “반성은긴여정$살면서계속해야” 27일서울광화문교보문고에서한시민이한강의장편소설 ‘작별하지않는다’를읽고있다. 제주 4·3사건을배경으로한이작품은 2026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소설부문수상작으로선 정됐다. 연합뉴스 “4·3사건트라우마속진실천착” K문학, 번역의장벽넘어빛나다 美비평계가뽑은‘작년최고의책’ 김혜순시인이어韓두번째수상 한강“우리안에깜박이는빛믿어” 한강 ⡲ ‘작별하 지않는다’ 영역본 남은삶 바꾸기위해교과서다시잡은소년수형자 “ 소년범낙인, 조금이라도옅게만드는건나의몫” 1월 23일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만델라 소년학교에서소년수형자들이생물 수업을 듣고 있다. 하상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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