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3월 30일 (월요일) D4 기획 “나는여전히나야, 너는여전히너야?”$젠지감성콕짚은로맨스스캐머 젠지가‘덤폰’쓰는이유? 통제권을찾고싶기때문 나는Z세대칼럼을쓰지만,정작Z세대가아 니다.그래서이번에는신중하게접근하기로했 다.현장학습이필요했다.스무살가까이어린, 내학번에엇비슷하게태어난친구들을만났다. 솔직하게고민을털어놓기로했다. “얘들아, 두쫀쿠 ( 2월 23일 자 ) 다음에 뭐 쓸까?” 친구들은쉽게답하지못했다.나도이것저것 아이디어를내봤다.“나는이런거저런거생각 했고,저번주에는덤폰썼어.” 반응은 미지근했다. “아~ 유행하긴 하죠.” 그 뒤로이어지는 반박과 조언들. 친구들이설 명했다. “미국 젠지, 한국 젠지, 그리고 젠지가 또 젠지로 나뉘어서하나로 귀결될 수가없다 는게우리젠지들의문제예요.”자조섞인목소 리였다. 답답해진나는결국꼰대질을했다.“너 희는 왜이렇게마음이자주 바뀌냐.” 그 순간이었다. 누군가 웃으면서 말했다. “서울은여전히서울이고.” 그러자 친구들이 일제히 입을 모았다. “나는여전히나야,너는여전히너야?” 그들은이문장을함께읊조리며웃었다. 나 만빼고.나는영문을몰랐다. “그건그맥락에서안맞지않니?” “아니이건감성글귀예요.” 친구들이설명하기시작했다.블로그제목으 로 쓰이고, 시제목처럼쓰이고,인스타릴스에 나오는문장이라고. 외로울때쓰는말이라고. “로맨스스캠이요.”친구들은다시한번빵 터졌다. 나도 웃을 수밖에없었다. 로맨스 스 캠.사기꾼들이번역기돌려서만든대사가,Z세 대의감성을 대변하는 문장이되었다는 것.이 보다더아이러니한상황이있을까. 어떤명언은우연에서기인한다. 시인인나는 반성한다. 내가정성껏고민해서쓴 문장보다, 누군가가 무작위로 보낸그 메시지에나도 마 사람이진심을 담아 쓴어떤 글귀보다도 정확 하게,이마음을건드렸다.저작자미상의스캐 머는 그걸몰랐겠지만, 그저누군가와 대화를 해서돈을뜯어낼계략이었겠지만,그가진짜로 훔친건젠지와그리고그날내마음이었다. 친구들과 헤어진 후, 나는 성수에서한강을 바라보며집으로갔다. 서울이참 크다고오랜 만에생각했다. 서울에서태어나 서울에서잠 시떠났다 다시서울에발붙이고 자라는 동안 에도, 왜서울은 작아지지않는지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다니던초등학교나 대학만 해도 다 작아지는데, 왜이거대한 도시만큼은 이렇게 슬플 까. 그날 친구들에게서울도 같 이자 랄 거라고 말해주지못했다. 그모든문장을다마 침표 로 바 꾸 어주지못했다. 상황은 바뀌지만 마음은 바뀌지않는다. 그게바로 “서울은여전히서울 이고”와 같 은문장이아 닐 까?친구들은이문장 앞 에서주저하지않았다. 주간 단 위로 바뀌는 트렌 드 속 에서도,이문장만큼은 모두가 공 유 하는감정이었다. M 세대인나는 Z세대를이해하려고 애 쓴다. 그것이내일이니까. 하지만 책 상에서 분석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 하다. 현장에가야한다. 그들 이무엇에웃는지,무엇에 공 감하는지직접 봐 야 한다.이번현장학습에서 배운 것은 명확하다. Z세대는진정성의 출 처를 따 지지않는다. 로맨 스스캠이든, AI 번역기든,그게내마음을건드 린다면그것으로 충분 하다.오히려그아이러니 를 즐 긴다.가장가짜 같 은것이가장진짜감정 을담았다.이것이2 0 2 6년 의역설이다. 시인 음을털린기 분 이들었다. 힐링 은진짜 위로하 려고하지않을때나오는것 같 다.질문으로 독 자의여지를 남 긴다.“나는여전히나야,너는여 전히너야?” 물 음 표 가있어서더 좋 다.확언하지 않아서더위로가 된 다. 웃고 나서생각해보니, 이게 단 순한 웃음거 리가 아니었다. 번역기가 우연히건드린것은 2 0 대의 본 질이었다. 2 0 대는 늘 불 확 실 성과 싸 운 다.이고 독 하고 큰 도시에서.아마도 2 0 대라 면 뿌 리에서 벗 어나타 향 살이를시작한친구들 이 많 을것이다. 그렇다면“서울은여전히서울 이고”라는 말이 얼 마나 외로 운 문장인지이해 가 된 다. 나의 2 0 대도 그 랬 다. 서울에 올 라와 자 취방 에서 혼 자라면을 끓 여 먹 던 밤 들. 출 근 길 지하 철 에서아무도 나를 알 아보지못하는 익 명의 존재 가 되는 순간들. 서울은 변함없이거대하 고 냉 정했다. 도시는나의 불 안 따 위에는 관 심 이없었다. 서울은여전히서울이었다.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나는? 나는여전히나였을까? 중고등학교친구들과는 점점 대화가 줄 어들었 고, 새 로만난사람들과는어 디까지진심을 나 눠 야 할 지몰랐다.어제의 나와 오 늘 의내가 같 은 사람인지 확신 할 수 없었다. 너는 여전 히너인가? 번역기는의도하지않 았겠지만, 존재론적 질 문을 던졌다. 존재론적 외로 움 을 표 현한다고.오 늘 의일기나 마음이나사진한장에제목이될수있는가 치 가있다고. 그래서 물 었다.“ 출 처가 뭔 데?” ℽ᭕、℡ 젠지는이미로맨스스캐머에당했다 적 으로 멈추 고나니보였다.나는 별 로보고 싶 지도않았다는걸. 그 랬 다. 덤폰을 쓰는젠지가 정말 원 했던건기계의 퇴 보가아니었다.그들이, 그리고내가 갈망 했던건 통 제 권 의 회복 이었다. 뉴욕 에있을 때가 생각났다. 말이 통 하지않 았다.구글지도도정확하지않았다.어 쩔 수없 이걸었고,어 쩔 수없이미 술관 에들어갔다. 그 게지 금 내 취향 의시작이었다. 우연이나를 만 들었다. 그런데스마 트 폰은 우연을 허 락하지 않는다. 우연을가장한필연만을 허 락한다. 내 가 좋 아 할 만한것만보여 준 다. 길 을 잃 을일도 없고,예상밖의만 남 도없다. 모든게 최적 화되 어있다. 효율적 이고, 편 리하고,지 루 하다. 덤폰 직구에 실패 하고 나서야 깨달 았다. 진 짜덤폰은기계의문제가아니라, 내 손 가락 끝 에 달 린 충 동의문제라는걸. 익숙 한 것만 믿 고 익숙 한 노 래를반 복 하는것이야말로그게가장 멍청 한폰보다그폰을쓰는내가아 닐 까. 시인 이 핑 하는 동안 “내가 지 금 왜폰을 켜 려고 했 지?” 하고 생각 할 시간이생 겼 다. 3초의간 극 . 그게강제로만든사유의 공 간이었다. 5.앱의유배:‘홈화면비우기’ 홈 화면에아무것도두지않고, 모든 앱 을서 랍깊숙 한 곳 이나 폴 더안에 숨 긴다. 효 과만 점 이었다. 흑백 화면, 텅빈홈 화면, 16 자리비 밀 번 호 .내스마 트 폰은 점점멍청 해졌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스마 트 폰을 귀 찮 게만 듦 으로 써멍청 하다고 착 각하게한것 뿐 이었다. 그런데이상했다. 분 명내가 원 하던거였다. 덤폰처럼 단 순하게, 알림 없이,조 용 하게.그런데 막 상 실천 하니까 불 안했다. 습 관적 으로 폰을 꺼 낼때마다 흑백 화면을 마주하는기 분 은 고 요했다. 홈 화면은 텅 비어있었다. 하지만역설 리해 둔 가이드를내가직접사 용 해보았다.일 단 쓸데없는모든 알 람은다 끄 고시작한다. 1.흑백모드설정 뇌 가 스마 트 폰에중 독 되는 가장 큰 이유는 화려한 원색 아이 콘 이주는도 파 민이다.설정에 서 흑백 모드를 켜 라.인스타그 램 의사진도, 유 튜브 의 섬네 일도 죄 다 흑백 으로변하면 뇌 는 즉 각 적 으로 흥 미를 잃 는다. 나는바로설정했다. 화면이 흑백 으로 바뀌었다. 갑 자기내폰이그 냥‘ 전화기 ’ 로보이기시작했다. 2.홈화면에서‘유혹의아이콘’유배보내기 배경 화면에있는 앱 들을 싹 지우고,메모장이 나시계 같 은 앱 하나만 딱 두었다. 뭔 가 허 전했 지만, 뭔 가 깨끗 했다. 앱 하나만 켜 려고해도 검 스마 트 폰이 쓸데없이 스마 트 해졌다. 아 침 에 눈 을 뜨 면 알림 이스 물 일 곱개 . 읽 지도않을 뉴 스, 누가내게시 물 에 좋 아요를 눌렀 다는소 식 , 친구도 아 닌 사람의 스 토 리 업 데이 트 . 나 는 그것들을 하나 씩 지우며하 루 를 시작한다. 아직 침 대에서일어나지도않았는데이미지 쳐 있었다. 디지털디 톡 스가필요했다.그래서덤폰을 찾 기시작했다.전화와문자만되는,그 단 순한기 계. 실 제로젠지사이에서 ‘알 고리 즘 의감 옥’ 에서 탈출 하기위해메인폰으로 쓰게 됐 다는 노키 아 2 660 . 매력적 이었다.하지만살수없었다.그 러다 궁 여지 책 을발 견 했다. ‘ 스마 트 폰을 덤폰으로 만드는 법’ 을 실 행 키 로했다. 새 폰을사는대신기 존 아이폰이나 갤 럭 시를덤폰처럼만드는 흐름 에 따 르기로했다. 2 0 2 6년 젠지사이에서 ‘ 디지털미니 멀 리 즘’ 의정 석 으로 통 한다는 구 체적 인 방법 들. 바로 활용 하시 길 바 란 다며누군가 온 라인에친 절 하게정 색창 에직접타이 핑 해야 했다. 그 몇 초의시간 은생각보다강 력 했다.“정말 열 거니?”하고되 묻 는것처럼귀 찮 았다. 3.스크린타임‘잠금’ 앱 사 용 시간을 극단적 으로 제한하고, 유 튜 브 로연결되는 ‘빨 간 색쇼츠배치’ 를없 애 는것 이 핵 심이다.이건 좀극단적 이라 망 설였다.하지 만 생각해보면나는이미하 루 에세시간 씩 유 튜브쇼츠 에 빨 려들어가고있었다.비 밀 번 호 를 동거인아 빠 에게 맡겼 다.잠 금 화면해제를위해 매 번 특 정질문에답해야하는 앱 도설 치 했다. 4.물리적거리두기:‘화면너머의장벽’ 비 밀 번 호 를 4 자리가아 닌매 우긴문장으로 바꾼다. 나는 16 자리비 밀 번 호 를만들었다. 타 “서울은여전히서울이고, 나는…” 사기꾼이번역기돌려서만든문장 불확실성속익명의존재로내몰리는 Z세대의존재론적본질에질문던져 가짜문장이라도진짜감정담는다면 Z세대, 출처상관없이진심으로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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