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4월 17일(금) ~ 4월 23일(목) A8 골프 ●칼럼니스트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 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 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 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 학을찾는항해로인식된다. *본칼럼은칼럼니스트개인의의견으로주간한국의의견과다를수있음을밝힙니다.*골프한국은자신의글을연재하고알릴기회를제공합니다.레슨 프로,골프업계종사자,골프애호가등골프칼럼니스트로활동하고싶으신분은이메일 (news@golfhankook.com )을통해신청가능합니다. 욕심과부담사이 이 지점에서 마음은 여러 갈래로 갈라 진다. 그 하나는 욕심이다. 역사를 만들 고 싶다는 열망. 자신의 이름을 더 높이 새기고 싶은 욕망. 이런 욕심은 집중을 날카롭게만들기도하지만, 때로는스윙 을 경직시킨다. 또 하나는 부담이다. 연 승이길어질수록‘잃을것’이많아진다. 실패는단순한패배가아니라흐름의단 절로 느껴진다. 평소보다 더 안전하게, 더보수적으로플레이하려는유혹이생 긴다. 하지만골프는역설적으로지키려 할수록무너지는경기다. 여기에 미묘한‘양보의 심리’도 존재 한다. 프로선수는냉정한승부사이지만 동시에같은길을걷는동료들이다. 1주 일에4~5일얼굴을보며함께보내야한 다.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동료들과 지 내는 셈이다. 혼자 계속 우승을 독식하 는상황이라면의식하든않든마음깊은 곳에서 이런 속삭임이 일어날 수 있다. ‘이쯤이면 충분하지 않은가.’,‘다른 동료에게도기회가돌아가야하지않을 까.’ 이감정은명확한생각이아니라샷하 나의미세한망설임으로나타난다. 퍼트 하나의길이를1㎝더남기게만드는, 그 정도의아주작은틈으로스며든다. 또 다른 흐름은‘내려놓음의 유혹’이 다. 연승의 과정은 에너지 소모가 크다. 집중의끈을계속팽팽하게유지하는것 은인간에게자연스러운상태가아니다. 스트레스가 축적된다. 어느 순간 마음 은 이렇게 속삭인다.‘조금 쉬어도 괜찮 다.’,‘이흐름을잠시놓아도된다.’이 것은나약함이아니라인간이가진자연 스러운균형회복의본능이다. 하지만 골프는 냉정하다. 마음의 미세 한흔들림은그대로결과로번역된다. 집 중이100에서98로만떨어져도공은페 어웨이를 벗어나고 퍼트는 홀을 스치고 지나간다. 연승이끊어지는순간은대개 큰실수때문이아니라이런보이지않는 2%의 이완에서 시작된다고 보면 틀리 지않을것이다. 마음의연속성이끊긴날 결국3연승의문턱은기술의문제가아 니다. 그것은‘어떤마음으로공앞에서 느냐’의 문제다. 욕심을 다스리면서도 열망을 잃지 않는 것, 부담을 느끼면서 도 자유를 유지하는 것, 내려놓되 포기 하지 않는 것. 이 상반된 감정들을 동시 에품는균형, 그위에서있을때만연승 은이어진다. 김효주는 지난 6일(한국 시간) 라스베 이거스 인근 섀도우크릭GC에서 끝난 아람코 챔피언십에서 4오버파로 공동 13위에그쳤다. 우승은최종합계 7언더 파를친미국의로런코글린에게돌아갔 고 올 시즌 매번 우승 경쟁을 펼치는 세 계 랭킹 2위 넬리 코다는 2언더파로 리 오나매과이어(아일랜드)와함께공동 2 위에올랐다. 골프는늘같은스윙을반복하는듯보 이지만 매 순간 전혀 다른 마음으로 공 앞에 선다. 그래서 연승은 기술의 연속 이 아니라 마음의 연속성이다. 때로는 연승이 멈추는 순간조차도 다음 더 큰 도약을위한숨고르기일뿐이다. 김효주, 3연승문턱서만난 ‘마음의무게’ 연승은축복이지만, 그축복은종종섬세한시험으로변한다. 김효주가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포 티넷파운더스컵과포드챔피언십 2연승뒤 3연승문턱인아람코챔피언십에섰을때마주한것은상대선 수가아니라‘자신의마음’이었을것이다. 골프에서연승은단순한성적의축적이아니다. 연승은기대, 시선, 그리고보이지않는무게의누적이다. 첫번째우승은갈증에서나온다. 두번째우승은자신감에서나온다. 하지만세번째우승은전혀다른차 원의이야기다. 이때부터선수는더이상‘쫓는자’가아니라‘쫓기는자’가된다. 모든샷에질문이따라붙 는다.‘이걸또해낼수있을까?’ 김효주의아람코챔피언십1라운드경기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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