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4월 23일 (목요일) 워크슬롭(Workslop)은 업무에 있어 인공지능(AI)으로 짜깁기한 무성의한 결과물을 제출하는 현 상을말한다. 최근생성형AI를이 용해 대량으로 복제·양산된 저품 질 디지털 유해 콘텐츠를 일컫는 슬롭에서 파생된 신조어다. 직원 들이질높은결과를얻기위해AI 를사용하지만실제그수준이떨 어져사람이보완이나수정등뒤 처리를 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 도나타나고있다. 실제 워크슬롭으로 인한 영향은 주요 업종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AI가만들어낸가짜자기소 개서로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혼 란을 겪거나 실질적인 내용 없이 키워드만 나열한 마케팅 자료가 대표적이다. 또 소비를 혼란하게 만드는가짜상품리뷰등생산성 향상을 위해 도입한 AI가 오히려 업무효율성을떨어뜨리는역설적 인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를 두고 하버드대·스탠퍼드대 연구 진은 AI를 이용한 결과물이 의미 없는 워크슬롭에 불과하다는 연 구결과를발표하기도했다. 오피니언 A8 추억의아름다운시 시사만평 AI 대체론 직장에서AI가당신을대체할까봐걱정할필요는없어요,밀턴… 도대체누가당신일을하고싶어하겠어요? 셰익스피어의 희곡‘헨리 4세’에 는존폴스타프라는뻔뻔하고뚱뚱 한퇴물기사가나온다. 젊은헨리5 세왕자를뒷골목의방탕과쾌락의 삶으로이끈인물로, 어리석고부도 덕하지만 무거운 역사극에 웃음을 불어넣는해학적캐릭터다. 그런데 연극에서 폴스타프의 인 기가 높아지자 셰익스피어는 그를 주인공으로한또하나의희곡을썼 다.‘윈저의즐거운아낙네들’(The Merry Wives of Windsor)이 그것 으로, 일설에는 엘리자베스 1세 여 왕이“사랑에 빠진 폴스타프를 보 고싶다”고요청하여썼다고한다. 이 유쾌한 희극에서 늙고 탐욕스 런술고래협잡꾼폴스타프는두명 의부잣집마나님에게똑같은연서 를보내유혹하려다도리어호되게 당한다. 그의 사기행각을 알아챈 여인들 이주변사람들과힘을합쳐골탕먹 이는데,빨래바구니에숨은그를템 스강에던져버리거나, 정령으로변 장한 마을사람들이 사정없이 꼬집 고찌르는등,철저하게망가지는슬 랩스틱코미디가펼쳐진다. 지난주말LA오페라가도로시챈 들러파빌리온에서개막한‘팔스타 프’(Falstaff)는 바로 이 폴스타프 를주인공으로만들어진오페라다. 주세페베르디가 79세에완성한최 후의작품이며,평생비극만을써온 그의유일한희극이다. 베르디는이 마지막작품에특별한열정을쏟았 고, 훗날“팔스타프를쓰는동안정 말 기쁘고 행복했다”고 말한 것으 로전해진다. “베르디는결코희극오페라를쓸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 로시니 를비웃기라도하듯,자유분방한음 악, 빠른 템포의 앙상블, 유머러스 한리듬으로각등장인물을살아숨 쉬듯그려냈고, 심지어군데군데로 시니의‘세비야의 이발사’를 오마 주하기도했다. LA오페라의‘팔스타프’공연은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그때와 같은리블레이클리의오리지널프 로덕션을 사용했다. 그만큼 잘 만 들어진프로덕션이고, 전통적인연 출이돋보이는무대다. 사실은코믹 오페라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어서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전 캐스트 의호연과빼어난오케스트라음악 덕분에흥겹게감상할수있었다. 몸을 던져 연기하는 팔스타프 역 의 베이스바리톤 크레이그 콜클로 그는 물론이고, 알리체(니콜 헤스 턴)와 메그(새라 새터니노), 퀴클리 (김효나),포드(어네스토페티),나네 트(디아나 브라이윅), 펜튼(앤소니 레온) 모두가훌륭했다.‘팔스타프’ 는진정한앙상블오페라로서, 10명 의출연진이모두잘해야성공할수 있는데, 이처럼전체가뛰어난공연 도보기쉽지않을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여관주인 퀴클 리역의메조소프라노김효나는노 래도연기도돋보였다. 2024년‘나 비부인’에서 하녀 스즈키 역으로 호연했던그녀가이번엔코믹연기 를얼마나잘하던지, 저음으로인사 하는 유명한“레베렌차~!”(Rev- erenza)가극의하이라이트를이루 면서퀴클리부인만나오면무대가 신나고즐거워질정도였다. 이 공연은 제임스 콘론이 지휘하 는마지막오페라의하나로, 그는 5 월말 개막하는 모차르트의‘요술 피리’를 끝으로 20년간 이끌어온 LA오페라의음악감독직에서은퇴 한다. 그런 만큼 최후의 정성을 다 한그의음악은정교하게아름다웠 고, 오케스트라를 또 하나의 배역 으로만든그에게관객들은진심어 린환호를보냈다. 그런데 팔스타프를 골려주는 짓 궂은장난과소동의야단법석이벌 어지는동안,한가지생각이내내머 리를떠나지않았다.베르디는왜희 극오페라로 자신의 커리어를 마감 했을까? 베르디는 평생 26편의 비극 오페 라를 써서 국민영웅으로 추앙받은 거장이었다. 사실그의인생도비극 그 자체였으니, 전도유망한 작곡가 로떠오르던젊은시절에그는아내 와두아이를차례로잃는엄청난비 극을겪었다.그런상태에서쓴희극 오페라가 처참하게 실패한 후에는 아예작곡을단념했을정도다. 하지만 고통과 아픔을 겪고 일어 난 후 그는 지금껏 자주 공연되는 불후의 명작들‘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 ‘일트로바토레’ ‘아이 다’ ‘맥베스’ ‘오텔로’ ‘시몬 보카 네그라’ ‘가면무도회’등사랑과질 투, 배신과 파멸, 고통과 죽음을 다 룬비극오페라들로이름을날렸다. 그런 베르디가 노년에 이르러 인 간은 본질적으로 어리석고 우스운 존재라며미소를남긴것은놀라운 아이러니가아닐수없다. ‘팔스타프’의마지막장면에서나 오는 유명한 합창은“세상 모든 것 은 농담이다”라는 것이다. 베르디 가 평생의 비극을 통과한 뒤 남긴 가장가볍고도깊은철학적통찰이 다. 베르디는 이 오페라를 쓴 후에 “나는평생인간의눈물을썼고마 지막에는인간의미소를남기고싶 었다”고했고,“그동안수많은영웅 과여주인공들을학살한이후,이제 야 웃을 여유가 생겼다”고도 했다. 어쩌면이오페라는그에게도80년 의삶을치유하는힐링오페라였을 지도모른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고 어리석다, 그래서우리는모두우습다, 그러니 서로를 용서하고 받아들이며 웃을 수있다…는통찰은냉소가아니라 포용의 웃음, 혹은 초월적 관조에 가깝다. 인생은짧고, 세월은빠르고, 우리 는어리석다. 그리고마지막에웃는 사람이진짜웃는자다. “인생은거대한농담” 베르디의 ‘팔스타프’ 데이브와몬드작 <케이글USA 본사특약> 정숙희 의 시선 정숙희 (논설위원) 정호승 사람이죽으면별이되듯이 발자국도따라가별이되는가 내가남긴발자국에핀민들레는 해마다별이되어피어나는가 내상처에깊게대못을박고 멀리길가에내던져진 나의손에는깊게 뿌리가뻗어 지금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이울창하다. 그길가에작은수도원 하나세워졌으면 프란치스코성인이하룻밤 고이하룻밤주무시고 가셨을텐데 주무시기전에 나를한번꼭안아주셨을텐데 오늘도내가걸어온길가엔 누구의것인지알수없는 늘나와함께걸어온 핏물이고인발자국하나 1950년경남하동출생(대구성장)의정호승시인은1973년대한일보신 춘문예‘첨성대’로데뷔한서정시인입니다.네이버블로그:시를쓰던소년... ‘슬픔의시인’으로불리며소외된이웃과고독을주제로다수시집을발간, 소월시문학상등을수상했습니다. ■ 신경제용어-워크슬롭 이 시는 정호승 시인의 시 산문집『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2020)에수록되어소개된바있습니다.특히이작품은‘프란 치스코성인의오상(五傷)을묵상하며’라는배경을가지고있 습니다. 시속에등장하는‘깊게박힌대못’과‘핏물이고인발자국’ 은예수의십자가고통을자신의몸에그대로새겼던프란치 스코성인의상처(두손, 두발, 옆구리의상처)를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인간의깊은상처와고통이땅에뿌리를내리고, 결국에는별이나민들레,울창한플라타너스처럼새로운생명 과위로로승화되기를바라는시인의따뜻한시선이담겨있 는명시입니다.찾으시던원문이맞기를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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