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8월 1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시사만평 허리 휘는 학비 데이브그랜런드작케<이글USA-본사특약> 등록금마련하느라 부모님이집까지팔아서… 침대하나더필요해요. 하루 일상의 시작은 식사준비에 서 시작된다. 매일 설거지하고 치 우고 닦기를 번복해도 그리 표시 가 나지 않는데 며칠만 손을 놓으 면 당장 뒤죽박죽에 난장판 일보 직전까지가게된다. 어차피내몫이라습관적으로해 치우지만 가끔씩은 마음 먹은 대 로안될때도더러있다. 저녁설거 지를 끝내고 아침에 눈길에 거슬 렸던 냉장고 문을 열었다. 망설이 면 지는 것이다. 무조건 내용물을 차곡차곡꺼내놓고볼일이다. 먼 저 세제를 사용해서 청소부터 시 작했다. 평소와 다르게 간간히 울 리는 할매의 거친 숨결이 신음에 가까울 만큼 들렸나 보다. 우리집 할배가 놀란 눈으로 무슨 일이냐 고, 이렇게 일을 벌릴 계획이었다 면얘기를하지그랬냐고. 무슨일 을저지르다들킨것마냥, 당황스 럽다. 막상시작해놓고보니체력이어 제같지않다. 아뿔싸. 이렇게벌여 놓고보니수습할길이멀다. 나도 모르게 SOS가 발신 되었다. 그럭 저럭 무사히 냉장고 문을 닫게 되 면서, 해야할것들을메모해둔수 첩이떠오른다. 하고싶은것, 해야 할 것들 목록이 빼곡하게 기록된 수첩이 화근이었을까. 수첩 기록 에는 정기적 냉장고 청소가 기록 되어 있지만 눈에 거슬리는 순간 은피할수없음이었다. 이유 없이 부대끼고, 아무 것도 하기싫고, 일이손에잡히지않을 때는 멍 때리기로 구름이 유유히 흐르는하늘을바라보곤한다. 구 름도어디로부터흘러와서어디로 든흘러가는것인데과연정말하 고싶은것이무엇이었나. 인생여 정 마지막 역사(驛舍)로 들어서는 생의 후반기에 남은 시간을 어떻 게보람있게가꾸어가야할지를 번번히주시해오면서가장소중한 것이 무엇일까 고심하며 주목해 왔다. 해야할일은의무와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현모양처를 푯 대삼으며여편네노릇, 부모노릇, 집안 챙기며 사는 동안 진정 하고 싶은 일들은 바람과 함께 사라져 갔다. 해야하는일과하고싶은일 을 선별하는 것도 도전이다. 생의 버거운 짐을 내려놓을 때가 되긴 했지만하고싶은것, 해야할것들 은쉼이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찾듯 하고 싶 은일을찾아라”스티브잡스어록 중하나다. 무엇이되기위해무언 가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어 도된다. 어릴적나비를좇아뒷산 을헤맸던순수한모습으로살아 갈수있으면되는것인데. 해야할 일들이 많은 것도 욕심이 아닐까. 하고싶은일들을못할만큼소망 하고꿈꾸어왔던일들을잠시미 루어 두고 잃어버린 시간을 돌아 보는 일들이 오히려 삶의 여유로 다가온다는 역설이 성립 된다. 그 렇다. 하고싶은것은다시없을지 금을사는것에비유할수없는것. 해야할일이너무많아어차피할 일을 다 못하고 세상을 떠날 것이 기에. 성공한사람들이남긴말들 중에는‘하고싶은일에목숨을걸 었다’는 말들을 했다. 하나 뿐인 목숨을걸지않고되는일은과연 없을까. 결과는 상관없다. 남은 시간을 오롯이 생의 마지막 촛불로 삼을 지니, 건널목에서도 신호등이 바 뀌면 부지런히 길을 건너야 한다. 주저하거나망설이면사고가유발 된다. 건널목도 건너지 않고 쉬운 길만 택한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 지않는다. 산다는것은순간순간새롭게피 어나는것이라는지론을굳게붙 들고 살아 왔다. 매일 같은 생각, 습관을 되풀이 하는 사람은 틀에 박혀벗어날줄을모른다. 낡은것 으로부터, 묵은것으로부터, 비본 질적인것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몸부림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순간순간 느끼게 되는 이룸의 기 쁨이삶의용기를촉발해주었고, 지금까지 다듬어온 소중한 삶이 유실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하 는것이다. 세상이 빚어내는 소음 속에서도 나직하고차분하게내면세계의소 리에귀를기울이며수첩목록작 성을다시바로잡고지우고더하기 를 해본다. 신앙과 문학의 성숙을 위한 리스트가 갈수록 폭을 넓히 고있다. 남은생애동안하고싶은 리스트들이 눈을 반짝이고 있다. ‘ToDoLIST’목록나열이재구 성되었다. 이렇듯하고싶은것과 해야할일들을재구성하다보면 이루어진복들을세어보며조금 은뒤꿈치를추켜세울수있을만 큼의 감사가 늘어날 것이다. 바람 직한 가치관을 갖춘, 의식이 깨어 있는, 생각 깊은 자신과의 만남을 예상해보면서, 이렇듯주어진남 은 시간을 재구성으로 재현해 보 는시간은더할나위없이감미롭 다. 세월에 실려가는 은발의 나이 임에도.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일들 한국에갈때마다거리에서마 주치는 우리 글 표현에 새삼 놀 라곤 한다. 역시 모국어라 그런 지 오래되고 헐거운 옷을 입은 것처럼, 바로 피부에 편안히 닿 는다. 재미있고 기발한 간판 내 용은차치하고라도길거리배너 에 적힌 글에도 표현이 독특하 거나너무강렬해서기억에오래 남는다. 친구가맛있는시골솥밥을사 준다고 해서 따라나섰다. 남양 주 외곽으로 친구는 운전해 나 갔다. 그리 크지도 않은 다리를 지날때였다. 앞에눈길을확잡 아끄는배너가있었다. ‘떨어지면 죽습니다.’색깔도 선홍색과검은색으로. 와우! 너 무노골적이다.‘추락주의’ ‘위 험’표지판도아니고, 기나긴한 강 다리도 아니고 그저 시골의 짧고아담한다리일뿐인데. 한자교육을받고자란세대의 후유증인지, 한글 전용의 표현 이 어색하면서도 강하게 와 닿 았다. 말뿐만 아니라 글자도 이 렇게힘이있는거구나, 한참후 에도 그 배너에 적힌 글이 계속 생각났다. 만화를 보면 말풍선에서 벗어 난 글씨가 점점 커지고 글자 수 도 늘어나면서 주인공 머리를 짓누르고 압박하는 장면이 나 온다. 그처럼 글자들이 살아있 고 거대한 괴물처럼 사람을 오 그라들게 하는 상상을 나도 가 끔 했었다. 살면서 느끼는 감정 이 그 단어가 그대로 커다란 글 씨 괴물이 되어 나를 짓누르고 지배하는거다. 한때삶이유난히버겁고책임 져야할일이많고, 벗어날수없 던 때가 있었다. 비참하다고 느 끼는 순간 그 단어가 유난히도 내게힘을발휘했다. 만화속주 인공처럼나도말풍선을벗어난 그 글자들에 습격당하고 옴짝 할수가없었다. 머릿속을온통지배하던그문 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지 는낙엽처럼하나씩나가떨어지 고나도평정심을찾곤했다. 그 러면서 어쩜 그리도 비참이란 글자는그리도꼭맞게나를비 참하게만들까? 마치살아움직 이는 생명체 또는 힘이 있는 것 만같았다. 심연이란 글자도 마찬가지다. 그 단어를 생각하는 순간 나는 물에 빠져 끝없이 내려가고 또 내려가는 그 장면 속에 갇히게 된다. 그렇게 어두운 글자들에 자주 매여있곤했을때, 어느날우연 히 본 숫자들에서 다른 식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한 카페 벽에 3, 33, 333 숫자가 삼각형 모양 으로 붙어있는 것을 보았다. 저 게무슨뜻이지? 무얼나타내려 한걸까?마치비밀코드나암호 라도숨어있는것처럼해석하려 했다. 그다음순간그건그냥장 식물, 형태로만 바라보면 되는 거지 의미를 찾아내려 할 필요 는 없겠다는 내 멋대로의 쉬운 결론이났다. 그후로점점글자 의의미에사로잡히기보다생긴 모양의 아름다움으로 보고자 노력하게되었다. 특히 훈민정음은 그 모양으로 도참기이한듯아름답다. 그것 을 조합해서 아름다운 문양을 이루는 것이 의미 전달 못지않 은또하나의매력인듯싶다. 이 제는 나에게도 글자가 그 뜻으 로만 나를 지배하지 말고, 형태 로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예 술이 되었으면 싶다. 자음과 모 음이 제각각 흩어지고 다르게 배열되어, 뜻은 팽개치고 색과 모양으로만 이루어진 한 아름 다움으로 내게 다가와 주면 좋 겠다. 글자의힘 토요에세이 이명숙 수필가 신입생환영 기숙사체크인 공장은 멀쩡했다. 그런데 생산은 멈췄다. 28일일본구마모토현에서 규모7.1의강진이발생하자TSMC 일본법인 JASM은 직원들을 대피 시키고생산라인을세운채장비와 클린룸을점검했다.안전점검을마 친뒤생산은단계적으로재개됐지 만건설중인 2공장은여진에대비 해일부공사를중단했다. 소니와 르네사스도 안전 점검을 위해생산을멈췄다.구마모토는일 본 반도체 산업 부활의 상징이다. 실리콘아일랜드로 불리는 이 지역 에 일본 정부는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해 TSMC와소니등을유치했 다. ■반도체 공장은 세상에서 가장 정교한 생산시설이다. 사람 머리카 락굵기의수만분의 1에회로를새 기는초미세공정에서는눈에보이 지 않는 진동도 불량의 원인이 된 다. 노광장비는 미세한 흔들림에도 정밀도가 달라지고 클린룸은 작은 먼지하나에도수율이떨어진다.전 력은잠시만끊겨도안되고용수도 일정한품질을유지해야한다. 지진 이끝나도곧바로생산을재개하지 못하는이유다.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도 정교하게 설계돼야 한 다. 공장만 들어선다고 반도체 강 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안정적인 전력과용수,재난에도생산을이어 갈복원력까지함께갖춰야한다. 지진과 반도체 김현수 / 서울경제 논설위원 만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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