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8월 29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완숙한 여름이다. 태양은 더할 나위없이뜨겁고대기는높은습 도로폭염이장기화될우려가커 지고 있다. 식물들은 육감적인 줄 기를 살찌우며 뻗어 나가고 뜨거 운볕살아래씨앗과열매가마음 껏 속살을 찌우며 여물어 가도록 뿌리는 힘차게 지층을 뚫고 사방 을점령하고있다. 오랜만에개인날씨를반기며공 원을찾았다. 막힘없이흐르는계 곡 물을 바라보며 우리네가 살아 가는 세상도 저리 시원하게 흐르 면얼마나좋을까싶다. 막혔던관계의소통들이풀리고 고공행진을계속하고있는소비자 물가 지수 그래프가 제자리를 찾 고, 모든만사가물길처럼막힘없 이 흐른다면, 지난했던 인생들의 계획이 다시금 속도를 찾게 된다 면 얼마나 시원할까. 계곡을 압도 하는 물소리에 더위도 답답함도 잠시잊게된다. 차분히생의내면 을 들여다 보기에는 힘겨운 계절 이지만, 소소한 일상은 어김없이 세월에실려흘러가는것을보면8 월이 세상 흐름을 넉넉하게 만들 어주고있나보다. 두려움도 망설임도 없는 8월은 넘치도록 힘찬 달이다. 의기소침 을모르는, 곁과속이함께성숙해 가는어른스러운계절이다. 연륜의 나이테와 비유해 보면 8 월은장년기어른주기와닮아있 다. 호기롭고 왕성한 생육이 힘찬 도약의 실현이듯 힘이 넘친다. 만 상이최상의성숙을도모하며모 든 곡식이며 과육이 익어가고 있 다. 지구곳간을채우려가을이오기 까지 게으름 피울 겨를 없이 의연 하고속깊은어미같은후덕함을 베푸는예쁨도지니고있다. 오곡 백과가 익어가는 8월은 그 리운 것들을 하나씩 품으며 그리 움이란 집을 짓고있다. 어느날 홀 연히 사라지는 것이 아닌, 가을의 성숙을 위한 은밀한 기도가 숨겨 져있다. 의연하게목적과계획, 수 고의띠를질끈두른 8월민낯에 흐르는 땀방울의 의미는 솔직한 여름의진면모라할수있겠다. 불 규칙한 기상변화 속에서도 묵묵 히걸어갈수밖에없는기후이변 이 남긴 생채기가 온전히 아물지 않음이라서8월이지닌치열한생 명력을 삶의 에너지 전환 신호로 수용해야할것같다. 힘들었지만 지나고 나면 찬란하 게 기억될 여름날의 피날레가 저 만치보인다. 미처여름찬가를펼 쳐보이기도전인데. 깊은밤하늘 에 기울어진 하현달이 새벽이 되 도록 인생들이 건너고 있는 고단 한세상을내려다보고있다. 8월은 무더위, 열대야, 폭염, 높 은 습도가 8월이란 깊고 커다란 품속에서 숨쉬고 있지만 힘겹고 메마른 세상을 더욱 충만하게 채 워주고 떠나려는 8월의마음은 타 들어가고 있다. 아직 등을 보이지 않은 8월의 성실과 근면, 몰두를 향해 머리가 숙여진다. 삶의 지층 을쌓아오면서자신의자리를지 켜내느라 뜨거운 눈물을 흘려본 인생이라면 8월의심중을짐작이 라도할수있으리라. 비가 기다려지던 메마른 시기를 지나는 동안 물줄기가 얼마나 감 사한지알게되듯애타게갈망하 는 시기를 지나본 사람만이 충족 의 행복을 안다. 지나치게 바라지 않으며 꾸려온 나날들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가끔 씩 떠올려 보자 고나이든아낙을부추겨본다. 구름이 온 하늘을 덮기도 하고 소나기도염치없이자주들락거렸 던8월끝자락에당도한지금이지 만여름은제분수를지켜내는수 더분한 아낙처럼 소박한 자족을 보여주고떠나려한다. 가을시작을알리는입추에처서 도보냈고‘흰이슬’이맺히기시 작하는백로가저만큼이다. 그뜨 겁던 열기도 웬만큼 잠잠해지고 아침저녁, 선선한기운이찾아들 기 시작했다. 간간이 내리는 비는 가을을 불러들이는 마중물로 수 락해주며용납하기로한다. 메마른 사막 길도 걸어보고, 마 른입술을추길물한잔이얼마나 소중한지를 아는 자 만이 분주한 8월의 속 깊은 베풂을 헤아릴 수 있을것이다. 8월은 홀연히 사라지는 것이 아 니고 가을이 결실의 계절로 다가 오도록 준비를 서두르는 달이다. 이 정도에서 마침 좋다. 8월의 마 음 씀씀이와 돌봄과 배려를 어찌 다섭렵할수있겠는가. 8월은 성실을 품은 속 깊음으로 과육을 살찌게 해주었고 겨울 준 비까지 마음을 쏟고 떠나려 한다. 더는 욕심을 얹지 말고 적절한 일 상의 행복을 누리자고 속삭이듯 다짐해본다. 8월이남기고떠날넘 치지않는적당한행복을.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여름 날, 적당한 행복 돌리 파튼 별세 트럼프, 새로운 무역 전쟁 시작 시사만평 데이브와몬드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도니보다 돌리가 그리워 한국과일본은 8월을특별하게 기념한다. 한국은자주독립의정 신을기리고평화와부강의결의 를다진다.일본은패전의역사를 돌아보고국제평화에기여하겠 다는의지를공언한다.과거사문 제에대한대응차이는여전히크 지만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에 무 게를 둔 지도 오래다. 양국 정상 의올해8월15일기념사도이틀 을벗어나지않았다. 양국국민역시한일관계를중 시한다. 동아시아연구원과 일본 국제문화회관이 실시한 공동 조 사에 따르면 한국인 79%, 일본 인57%가한일관계가중요하다 고 답했다. 그러나 상대국을 신 뢰할수있느냐는질문에는한국 인 37%, 일본인 25%만이 그렇 다고답해여전한‘신뢰갭’을드 러냈다.정치지도자의말한마디 로쉽사리불신이조장되는한일 관계인만큼정부와국회요직에 있는사람들이신뢰증진노력에 열심히나서야함을보여준다. 다행히 호감도는 양국 모두 상 승세다. 최악이던 2020년 한국 인의 대일 호감도는 12%에 불 과했으나 올해 공동 조사에서 는 54%까지 올랐다. 일본 역시 2019년 20%에서 올해 35%로 개선됐다. 여행, 대중문화, 상품 소비 등 생활 속 체험이 주효했 다. 특히 일본 방문 경험자는 미 경험자보다좋은인상을가질확 률이23%포인트높았다.직간접 적교류저변이넓은2030세대가 다른세대보다한일관계를긍정 적으로바라보는이유다. 다만 양국 국민이 기대하는 협 력분야에는온도차가존재한다. 한일관계가중요한이유로안보 협력을꼽은일본인은58%인반 면 한국인은 44%에 그쳤다. 반 면 경제적 상호 의존성을 꼽은 비율은 한국인(48%)이 일본인 (33%)보다높았다. 식민지 경험이 있는 한국에 안 보협력은여전히조심스러운영 역이지만, 중국의위협을피부로 느끼는일본에는시급한과제다. 한일경제공동체구상에는한국 인이 보다 적극적이어서 37%가 동의했지만 일본인은 9%에 불 과했다.한국을여전히대등한경 제파트너로보지않는시선이반 영된결과다. 여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양 국지도자의역할과실행력이다. 이재명대통령은취임이후전임 이시바시게루총리와세차례정 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다카이 치 사나에 총리가 취임하면서는 지난해10월경주에서열린아시 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 상회의를 시작으로 올 1월 일본 나라현에서 2차 회담, 5월에는 안동에서3차회담을가졌다. 1월회담에서한일정상은단골 의제인 대북 공조와 조세이 탄 광 유해 신원 확인 등 과거사 문 제 외에도 경제안보, 과학기술, 인공지능(AI), 지식재산권 보호, 초국가범죄공동대응까지협력 범위를넓혔다. 최근에는불안정 한중동정세를반영해공급망과 액화천연가스(LNG), 원유등에 너지분야협력도강화하기로했 다. 한국은 포괄적·점진적 환태 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대한 일본의 적극적 지 지를, 일본은 상호군수지원협정 (ACSA) 체결과 후쿠시마 수산 물수입금지해제를요구하고있 으나아직타결에이르지못하고 있다. 미국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북 중러밀착이강화되는엄중한정 세속에서한일은실질적협력에 속도를 내야 한다. 정치·군사적 안보 협력이 단기간에 어렵다면 우선‘경제안보’에 집중해야 한 다. 도널드트럼프미국행정부의 일방적관세압박과중국의자원 무기화및덤핑공세속에서유럽 이역내경제안보연대를강화하 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중 의 존도는 높지만 자체 레버리지가 부족한한국이경제안보의공동 전선을펼칠수있는가장현실적 인 파트너는 일본이다. 희토류, 에너지, 핵심 산업 부품 등 공급 망 교란에 따른 위험 요인을 동 일하게공유하기때문이다. 한일 양국 정부는 경제안보의 구체적 협력항목과레버리지확보방안 을양국의관련기업들과함께모 색해야한다. 통상과 금융의 세계화는 정보 를꿰뚫어보고네트워크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막강한 파워를 강대국에쥐여줬다. 비대칭적 상호 의존성을 강대 국이 무기화하는 사태를 적절히 제어하려면 중견국들은 상호 협 력을통해회복역량을키워놓아 야한다. 그래야경제주권도, 지 속 가능한 성장도 지켜낼 수 있 다. 그 시발점이 될 한일 경제안 보협력을성공시키기위한양국 지도자의결단이그어느때보다 시급하다. 이숙종 성균관대국정전문대학원 특임교수 백상논단 한일 경제안보 협력, 성과로 증명해야 하아…세상에는돌리가훨씬더많이필요하고, 도니는훨씬덜필요한데.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