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4월 4일 (토요일) D6 기획 노무현의‘진정한비례제’꿈짓밟고$그들은 왜봉하마을로갔을까 2004년총선앞둔노무현 “소수파가생존하는제도만이 증오선동없는타협정치가능” 스스로다당제싹자른위성정당들 봉하마을찾아낯뜨거운적통경쟁 그들에게노무현은‘상표’일뿐 타협의정치가 발붙이기어렵다. 국회의원 을대폭물갈이해도소용이없다.이것이내 가 20년동안경험한대한민국정치의근본 문제다.” 이어서해법을제시한다.“성숙한민주주 의,대화와타협의정치를이루려면사람만 이아니라제도도바꾸어야한다.모든지역 에서정치적경쟁이이루어지고소수파가생 존할 수있는 제도적환경을 만들어야 한 다.그래야인재와자원의독점이풀리고증 오를선동하지않고도정치를할수있다.” 그에게선거제개혁은 ‘단순한정치의문제 가아니라 국가의미래가 달린과제’였다. “나는 선거구제를 바꾸는 것이권력을 한 번잡는것보다 훨씬큰정치발전을 가져 온다고믿는다.” 아무도 원망하지말라 ‘선거구제도를바꾸는것이권력을잡는 것보다중요하다’던노무현의정신은어디 형을만들어바늘로찌르는 ‘대깨문’들. 원 한과증오의감정은워낙강렬하여애초의 표적이사라지면다른대상으로 ‘전이’해서 라도자신을유지하려는속성을갖고있다. 노 대통령은 유언으로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는말을남겼다.벌써이사태를예견 했던것일까. 주인의도덕과 노예의도덕 니체는 ‘주인의도덕’과 ‘노예의도덕’을 말한다.주인의도덕은능동적^창조적이다. 주인은스스로선함으로써상대를악하게 만든다. ‘나는 선하다. 고로 너는악하다.’ 로갔을까. 민주당은원내1당의지위를놓 치지않으려고 자기들이도입한 선거제도 를 스스로 무력화했다. 그들이원하는 것 은 ‘노무현’이라는 상징자본뿐,‘노무현의 철학’ 따위는애초에필요없었던것이다. 사실선거법개정도그들이내켜서한일은 아니다.그들의유일한관심사는검찰개혁. 선거법개정도실은 ‘공수처’를도입하려면 소수야당들의협조가필요하기에울며겨 자먹기로나선것뿐이다. 사실‘공수처’는고위권력층사이의파워 게임에관련된문제라서민의삶과는별관 계가없다. 그럼에도그것이개혁의최우선 적인과제가된것은물론노무현의죽음에 대한친노그룹의원한때문이리라.물론그 원한은대중이공유하는것이기도하다.노 전대통령의죽음에책임이있는이명박전 대통령과우병우는결국구속되었다.정의 는회복되었다.개혁도마무리되었다.그런 데이상하게‘원한’은 사라지지않았다. 표 적만바뀌었을뿐. 그들의‘증오’는자신들 이임명한검찰총장을향하고있다. 어찌된일일까.원한과증오의정치적효 용때문이리라.실제로대중의원한과증오 는지금조국사건, 감찰 무마와선거개입, 라임펀드등권력을향한검찰의칼을막는 데에요긴하게쓰이고있다. 윤석열저주인 정신이냐 상표냐 서로다투는듯하나두당은어차피선거 후 민주당에들어가 하나가 될것이다. 민 주당으로서는 위성정당을 둘이나 거느린 셈이다.심지어텃밭을넓혔다고은근히좋 아 한다는얘기까지들린다.‘조국수호당’ 의이미지를열린당에서가져간것도민주 당에게는 나쁘지않을 게다. 중도층은 중 도층대로시민당에묶어놓고,극렬지지층 은열린당에잡아둘 수있기때문이다. 쌍 끌이정치망 조업으로 바닥 표까지샅 샅이훑어감으로써작은 정당들 의씨를아예말려버리고있는것 이다. 독일의선거제하에서는 정당이 정확히지지율만큼의의석을 받는 다.한국에선10%의지지를받아도 의석은 고작 2%남짓. 무려8%를 양대정당이빼앗아버린다. 선거 제개혁의취지는이구조적불 공정을바로잡는데에있었다. 하지만 민주당이위성정당 을 둘이나 거느리는 바람에 이알량한 2%의의석마저도 위태로워졌다. 이번 총선이 끝나면지난 4년간유지되어 온다당제는무너지고,다시지 역대립에뿌리를둔양당제가그 어느때보다더강화된형태로회귀할 것이다. 문제는 두 위성정당이이런정치적퇴행 을하면서전직대통령들의이름을판다는 데에있다. 두 당은김대중-노무현대통령 의묘역을참배하는것으로선거운동을시 작했다.널리알려진것처럼두대통령의꿈 은우리의선거제를되도록독일식비례대 표제에가깝게바꾸는 것이었다. 그 꿈을 짓밟은이들이그 분들의묘앞에서있는 모습이을씨년스럽기까지하다. 그들에게 원하는것은김대중-노무현의‘정신’이아 니다.그들의손에서두대통령은마케팅에 필요한‘상표’로전락했다. 배반당한 노무현의꿈 유고집‘운명이다’에는2004년총선을앞 둔노무현대통령의심경을담은글이실려 있다.거기서노대통령은한국의정치현실 을이렇게한탄한다. “개선된것이라곤비 례대표 의석을정당지지율로 나누기위해 도입한 1인2표제하나뿐이다.그것도국회 가만든게아니라헌법재판소의위헌결정 때문에겨우 도입할 수있었다.” 시민당과 열린당은 그렇게어렵게도입한알량한 ‘1 인2표제’마저누더기로 만들어버렸다. 그 의묘역을찾은이들이노무현의정신을유 린해버린것이다. 반면노예의도덕은수동적^반동적이다.노 예는상대의악을통해서만자신의선을확 보한다. ‘너는악하다. 고로 나는 선하다.’ 니체에따르면노예의도덕은핍박당한자 의‘원한(ressentiment)’에서나온다고한 다.“누구도원망하지말라”는노대통령의 말은어떤상황에서도노예가아닌주인이 되라는뜻이었으리라. 하지만민주당은그동안자신을선하게 만들어주는가치들을내버리고줄곧원한 의정치만 해왔다.‘저들이악하므로, 나는 무슨짓을해도선하다.’무슨짓을해도선 한 자신들을, 검찰이수사하겠단다. 이를 막기위해그들은노전대통령의죽음에서 비롯된원한과증오를슬쩍그의죽음과는 무관한검찰로돌려놓았다.열린당의비례 대표후보는자기를기소한검찰총장을공 수처수사대상 1호로지목했다. 공수처가 친문의사적원한을갚기위한복수의수단 으로전락한것이다. 그들은노무현을철저히이용해먹는다. 노전대통령은죽음으로써‘도덕성을생명 으로여기라’는메시지를남겼다.친문은그 의죽음에서‘우리만도덕적일필요없다’는 것을배웠다.노전대통령은참여정부의실 패를반성했다.친노는제오류를인정하지 않고,자기들을비판하던‘입진보들’에게책 임을돌렸다.노전대통령은“아무도원망 하지말라”고했으나, 그들은대중의원한 과 증오를 부추겼다. 노무현의‘깨어있는 시민’은 ‘대가리가깨져도문재인’을외치는 네트의폭도로변했다. 노무현을‘운명’으로끌어안은이가대통 령이되었는데세상은 노무현의꿈에서더 멀어졌다. 한편에서는 ‘증오’를 선동한다. “일본아베정권을 옹호하며일본에는 한 마디비판도못하는미래통합당.우리국민 들은이번선거를 ‘한일전’이라부른다.”민 주당의선거운동매뉴얼이란다. 다른편에 서는 ‘원한’을분출한다.“(문대통령)하고 싶은대로다하라고하고,임기끝나면오 랫동안교도소무상급식먹이면된다는얘 기를 하거든요.” 통합당 공식유튜브에서 흘러나온얘기란다. 선거제를바꾸면“증오를선동하지않고 도정치를할수있다.”노무현의이소박한 꿈은짓밟혔다.선거철마다그의무덤앞에 늘어서는그자들의발에무참히짓밟혔다. 정치는다시그가헤어나오고싶었던그늪 에빠져버렸다.‘특권과 반칙이없는 사회’ 원칙을지키는바보들이사는세상의꿈도 이제는사라졌다.특권과반칙에능숙한영 악한자들의세상에서바보는그냥바보일 뿐이다.‘바보’ 노무현의죽음은실은그를 닮은모든바보들의죽음이었던것이다. 진중권미학자,전동양대교수 <12>원한과증오의정치 더불어시민당과열린민주당관계자들이봉하마을을찾았다.총선을 앞두고두위성정당사이에적통경쟁이벌어진것이다.노무현전 대통령이지하에서뭐라고생각하실까.봉하마을에서는민주당에묻어온 시민당사람들은만나주고,열린당사람들은덕담만해주고 돌려보냈다고한다. ‘조국수호당’이라불리는이당은출범식에서이렇게 선언했다. “공정과공평,정의가살아숨쉬는세상을만들겠다.” 어이가없다.이꼴을지켜봐야하는 정신적고문을적어도2년은더 받아야한다. 이근식열린민주당대표와당원들이29일경남김해봉하마을노무현전대통령묘역을 참배하고있다. 김해=연합뉴스 고 노무현전대통령10주기추도식을 하루앞둔 지난해 5월 22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 은방문객들이노전대통령묘역앞에서참배하고 있다. 한국일보자료사진 이런구절도있다.“1등만살아남는소선 거구제가이성적토론을불가능하게만드 는지역대결구도와 결합해있는 한, 우리 정치는한걸음도앞으로나아갈수없다.” 거기서는“정책개발보다다른지역정당과 지도자에대한증오를선동하는것이훨씬 효과적인선거운동방법이된다.모든정당 에서강경파가발언권을장악한다.대화와 2020년4월2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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