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5월 22일 (월요일) D4 기획 내게빈칸인가족, 내인생나의꽃으로채울거예요 <8>탈가정청년 배혜림 상관없는사람이다’라고하는소리를들었어 요. 그때두 분이이혼했다는 걸직감적으로 알았어요.그런뒤에학교갔다돌아왔는데엄 마도,엄마짐도없는거예요.그해엄마생일에 제가 사드린니트만 옷장에덜렁걸려있었어 요.왜그것만놓고갔는지물어보고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죠. 아빠가 엄마를 쫓아냈다 고 생각했어요. 두 사람 모두에게분노가 컸 죠. 자식한테도분명히얘기해야하는상황인 데두사람누구도설명한마디하지않았으니 까요.” - 펂읾킪헖쭎졶삦픎펂쌮빦푢 . “어릴땐혼났던기억뿐이에요.엄마가과자 를사줘서먹으면과자먹는다고혼나고,숨바 꼭질하다가장롱안에숨은동생이잠이들어 찾지못해도혼났죠.칭찬을들은적이없어요. 열살무렵마루에서아빠와동생,제가누워서 자려는데아빠가갑자기제게‘너는정말쓸모 가없다.그렇게무지해서어떻게살래’라고하 는거예요. 돌이켜보면저는아빠에게‘먹여살 려야 하는 또 하나의입’이었던것같아요. 가 족의생계를 책임져야 했으니까아빠도아마 힘들었을거예요.그러다보니그런표현을자 주한것같은데,지금생각해보면어린아이에 겐참잔인했어요.나는아빠에게부담을주는 존재같았거든요.” 거라고 다시한번결심했죠. ‘내탓도있지않 을까’ 했던생각도 그뒤로는안 하게됐어요. 아빠의그한마디가그나마있던부담감도다 털어버리게했죠.” [실패 Ύ ]  균열의시작 - 많혿뫃솧 픦킲핆섾 , 푾읺많혿픎퐪핂엕멚 쇞쁢힎캫맏쫆헏핂핖빦푢 . “엄마, 아빠가 결혼한 것부터실패인것같 아요. 어릴 때엄마가 그랬어요. 우리는 그냥 둘다나이가들어서결혼해야하니까선을봐 서한거라고.엄마와아빠가서로사랑한다고 말하는걸들어본적이없어요.저나동생한테 도그런표현을한적이없죠.‘사랑이없는시 작’,이게우리가족의첫실패인것같아요.” IMF 구제금융 위기때닥친명예퇴직여파 로 집안 형편이어려워지면서부모의사이도 악화했다.어머니가 장사를 해보려다 사기를 당한데이어주식에투자한돈마저날렸다.어 머니가 갑자기집에서사라진건그가열여덟 되던해다.나중에야안사실이지만부모는혜 림씨가 초등학교에다닐때이미법적으로는 이혼한상태였다. “그날도 엄마와 아빠가 싸웠어요. 나중에 경찰이왔는데아빠가 ‘이미남남이다. 나와 ‘이곳에서나는안전하지않다.’ 배혜림 ( 36 ) 씨가스물일곱이던 2014년스스로가정을나 온이유다. 가출이나 독립과는 다르다. 몸만 집을 빠져나온 것이아니라 그는정서적으로 도자 신 을분리시 켰 다.자 신 을지 키 기위한 방 법이었다. 발단 은남동생의 폭력 이었다. 2014년 브 라 질 월 드 컵개막 식날이었다.집 엔 둘만있었다. 새벽 3시동생은 개막 식을보 겠 다고거실 TV 를 틀 었다. 좁 고 오 래 된 집에서 방음 은기 대 하 기어려웠다.“잠 좀 자자”고소리 쳤 다.말싸 움 은몸싸 움 이됐다.그때의혜림씨 체 중은스트 레 스로 55㎏ 까지빠진상태.1 9 0 ㎝키 에100 ㎏ 남 짓 하던동생이 순 식 간 에혜림씨의두 팔 을 붙잡 고 방 안으로 밀 고 들어갔다. 동생은 그 를 침대 로 넘 어 뜨 렸다.아 찔 한생각이 순간 그 의머 릿속 을스 쳤 다. 다 행 히 폭력 은거기서 멈 췄 지만, 겁 에질린혜림씨는 방문 을걸어잠갔 다. 12시 간넘 게화장실도가지못한 채방 안 에머물 렀 다.인기 척 이없는 틈 을 타 집 밖 으로 뛰쳐 나갔다.‘ 탈 ( 脫 ) 가정’의시작이다. 그날의사건은도화선이됐을뿐그의마 음 안에서가족은 해 체된 지 오 래다. 5월 은 가정 의 달 . 그는 ‘가정’이라는말에아무감정도 떠 오 르지않는다. “그냥 공허 한 느낌 이에요. 가 정,가족이런 단 어는저한테 빈단 어예요.정의 내리지못한 상태의말들이죠. 남들에게는 존 재하지만,나한테는없는것.” ‘엄마’나 ‘아빠’라는 단 어를들으면‘나는부 를일이없는 호 칭’이 란 생각에마 음 이무너지 지만, 자 신 의선 택 을 후회 하진않는다.인생이 라는 길 위에서 홀 로서기를 결정한 혜림씨를 만났다. [실패 ΍ ]  원가족과나를분리시킨날 혜림씨를알게 된 건2 8 2 북 스가 올 해2 월펴 낸 ‘ 탈 가정 청 년사 례 집’에서다 ( 박 스참 조 ) . 혜 림씨는참여자중에서도 탈 가정기 간 이 9 년으 로가장 긴축 에 속 했다. 그시 간 을어떻게보 냈는지 궁 금했다. - 힟픒빦많퍊멮삲쁢캫맏핂짢옪슲섦많푢 . “두 손목 을 봤 는데힘 줄 이 죄 다 튀 어나와서 퉁퉁 부었 더 라고요.인 대 가 늘 어 난 거예요.가 라 앉 지않 더 라고요. 남들은 별 거아니라고생 각 할 수도있 겠 죠. 그런데저는 그때그런생 각을했어요.‘내힘 줄 이이렇게다 곤 두서고인 대 가 늘 어날 정도로 죽 을 힘을 다해 막 았구 개 배우자에게 폭행 을 당한기혼여 성 들이찾 는곳이다. 쉼 터에서도 난 감해했다. “아빠에게 문 자 메 시지를 보냈지만아무 반 응 이없었어요. 쉼 터에서정 신 과 상담을 받 게 했는데우 울증 소 견 이나왔죠. 치료 를해야한 다고 했지만 병원 도 너무 무서웠어요. 두 달 가까이되자 쉼 터에서‘ 얼 마나 더 여기에있을 거 냐 ’고 묻더군 요.” 대 책을 세 워야했다. 대 학 졸업후프 리 랜 서 로 디자인을 해 모아 둔 돈을 따 져보니중소 도시에 원룸 하나는 얻 을 만했다. 다 행 히적 당한 도시에서 취업 이됐다. 방 을 구하고 용 달차 를 불 러집에갔다. 열 쇠 로 현관 문 을 열 고 들어가니집 엔 아빠도, 남동생도 있었다. 그런데 놀 라는 사람도,어디서어떻게지냈 느 냐 고 묻 는 사람도 없었다. 짐을 챙겨 트 럭 에 실은 뒤열 쇠 를 현관에두고 나왔다. 그게마 지 막 이다. - 많헣픒쉲펞읊헏픎펔빦푢 . “잠잠하다가어버이날이나 명 절 만 되면아 빠한테 문 자 메 시지가 오더 라고요. 계 속 무 응 답 으로일관하다가 2년 쯤 지났을때너무 화 가나서‘그때동생이나한테그렇게했다고했 을 때는 가만있지않았 느냐 ’고 따졌더 니, 아 빠가 ‘ 맞 을 만하니까 맞 았 겠 지’라고 했어요. 그때 앞 으로 절대 가족을찾거나 볼 일은없을 나.’안전하지않다고생각했어요.이렇게는 더 이상살수없다고결심했죠.” - 믆앦컪펂쎉멚빦푢 . “ 간단 한짐만 챙겨 서인기 척 이들리지않을 때 방문 을열고나와집 밖 으로 뛰 었어요. 택 시 가보일때까지.” 그가 간 곳은가정 폭력쉼 터였다.그곳도그 를보 듬 어 줄 수는없었다.가정 폭력쉼 터는 대 사랑없이결혼한부모의다툼·이혼$ 어느날나를때리려겁박한남동생 맞을만했겠지, 아빠의말은도화선 나는가정을벗어나기로결심했다 세상은잿빛인데화단에빨간튤립 그환한꽃들보니살아야겠더라 가족과의실패는막막했지만 홱내팽개칠수없는게인생 가족이라고견디며살라는법없어 지속할지, 끝낼지, 바꿀지는선택지 자신에게가장좋은것, 그걸고르길 배혜림씨는 ‘탈가정’을선택한지9년된청년이다.지방의한도시에서일러스트,드로잉,캘리그래피를하는프리랜서디자이너로일한다.만난곳은그의작은작업실이다. 최주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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