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4월 4일(금) ~ 4월 10일(목) 영화 승부는 어린 천재 이창호를 직접 거둬 제 손으 로키워낸바둑레전드조훈현이제자와의대결에서패 한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정상에 도전하 는 내용을 담았다. 영화는 주연을 맡은 유아인이 마약 투약 논란을 겪으며 크랭크인 시점으로부터 4년간 개 봉이 미뤄지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김형주 감독 은앞선제작보고회에서개봉이미뤄지던상황에대해 “지옥 같은 터널에 갇혀 있는 느낌”이라며 영화 속 대 사를빗댄소회를밝히기도했다. 극중조훈현역을맡 은이병헌은바둑에대해거의아는것이없었다. 연출을 맡은 김 감독도 다를 바 없는 상황이었다. 그 만큼 승부는 연출과 서사, 연기력에 크게 의존해야 했 던 작품이었다. 더구나 바둑은 승패에 따른감정 표현 이 극히 적은 스포츠이기에 이병헌은 얼굴 표정과 몸 짓만으로감정을전달해야했고연기적으로상당히큰 도전을해야하는작품이었다. 이병헌은 바로 그 지점에서 오히려 매력을 느꼈다. 그 는 프로 바둑 기사를 연기하면서 바둑 자체를 배우기 보다 몸짓과 행동의 디테일에 집중했다. 지난 21일 서 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난 이병헌은“조훈현 국수가‘프로다운 손 모양으로 바 둑돌을 놔달라’는 농담 섞인 연기 조언을 건네기도 했 다”고밝혔다. “바둑돌을 들었을 때 느꼈을 긴장과 환희, 혹은 절망 감이내면에서는엄청난감정들로소용돌이를치고있 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것이 다 정적이잖아요. 그 런 가운데서 미세한 감정 표현이나 떨림 같은 것들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어요. 바둑을 배우지 않은 것은 연기를 하는데 실제 바둑 실력은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바둑기사들을 보면 바둑판에 딱 가져다 붙이는, 마치 양면테이프가 있는 것 같은 느 낌으로 돌을 두잖아요. 그런 프로다운 손놀림에 대한 훈련을 했어요. 돌 하나를 놓는 그순간의 울림이 얼마 나조훈현국수처럼보이고느껴지느냐가저에게는숙 제였죠. 실존 인물을 연기한다는 부분에서는 자유로 움이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또 어떤 측면에서 보면 기 댈 곳이 많기도 하죠. 겉모습부터 버릇, 생각까지 직접 보고 듣고 옮기면 되니까요. 반면 픽션의 성격을 띤 캐 릭터는 작가가 의도한 바를 잘 살려 연기해야 하니까 자유로움이 있죠. 그런 측면에서 보면 승부는 제한된 부분도 있었지만 자료가 워낙 많아 연기를 하는데 참 고를많이했어요.” 이병헌은조훈현국수가“대단한명연기였다”고극찬 할 정도로 그의 캐릭터를 완벽히 재현해 냈다. 2대8가 르마는 물론, 줄담배를 피우며 다리를 떠는 습관부터 제자 이창호 국수와의 대국에서 누워 바둑을 둔 이른 바‘와기’장면까지섬세하게표현해냈다. “조우진이 연기한 남기철 9단이 조훈현 국수와 바둑 을 둘 때 경기에서 지고 나가며‘참 매너도 없이’라는 대사를해요. 거기에‘니가매너이야기할입장이냐’라 고 대꾸를 하거든요. 사실 조훈현 국수의 매너에 대해 말이 많기도 했고 또 그런 부분에서 유명하신걸로 알 아요. 자세를옆으로앉거나또양반다리를하고, 와기 로 거의 누워서도 경기를 하신 적도 있죠. 바둑에서 말 하는 어떤 매너나 예의 같은 것들에 대해서 아주 파격 적인분이시죠. 이기고 있을 때 다리를 떠는 것도 어쩌면 심리전이 아 닐까 생각이 들 만큼 독특한 자세를 취하시는데 재미 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부분을 연기에서 많이보여주려고했죠.” 영화 승부의 시나리오에는 가슴에 와 닿는 명대사가 많다.“좋은 바둑은 한 명의 천재로 만들어지지 않는 다”,“평정심을 잃는 순간 바둑은 거기서 끝이야”, “견디다가이기는거요. 그렇게참다보면한번쯤은기 회가 오거든”등 우리네 인생사를 빚댄 명문들이 수시 로등장한다. 이병헌또한주위지인들에게서명대사가 많아좋았다는피드백을받았다. 그는이에대해“그분 들이 파란만장하고 드라마틱한 승부 속에서 여러 일 들을 겪은 뒤 한 말이기 때문에 명언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든다”며“정말좋은영화”라고자평했다. “조훈현 국수와 이창호 국수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가장 큰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이창호 국수는 한집에 살면서 아들처럼 키우던 제자이잖아요. 야단도 치고 직접가르치기도하고. 같은집에서이야기를나누다가 또같이결승까지함께가요. 대국을하러가는차안에 서는묘한공기가감돌고단 1%도생각지못한패배를 맞았을 때는 당혹스러운 감정을 느껴요. 그리고 다시 집에 함께 돌아와서는 적막한 분위기가 생겨요. 조훈 현 국수의 아내 입장을 들여다보면 아들처럼 키운 아 들이 저쪽 방에 틀어박혀 경기를 복기하고 남편은 거 실에 앉아 담배만 피우고 있어요. 그런 묘한 감정들이 이 영화의 가장 핵심이 되는 정서가 아닐까요. 저나 다 른 배우들 역시 바로 그 정서를 연기하고 싶어 이 작품 을선택하지않았을까생각해요.” 승부는 바둑으로 승부한다는 다소경직될 수 있는 소 재 안에서도 피식피식 웃게 되는 말맛 유머가 극에 감 칠 맛을 더하는 작품이다. 시사회 도중 관객석에서 터 지는 예상 외의 폭소에 이병헌은 그가 출연했던 14년 전흥행작‘번지점프를하다’를떠올렸다. “영화에서 유머러스한 장면이 딱히떠오르는 것이 없 어요. 진지하게 영화에 임했고 연기도 그렇게 했는데, 언론시사회 날 많이들 웃으시는 모습에 저도 놀라고 당황스러웠어요.‘번지점프를하다’때느꼈던감정하 고 비슷했죠. 저는 그 영화도 굉장히 진지한 영화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시사회를 보러 온 기자들이 심 각한 장면에서 막 웃더라고요.‘큰일이 났다’싶었죠. 당시 매니저에게 화장실에 있을 테니 사람들이 나가 면데리러오라고말하고한참을숨어있었어요.‘어떻 게 하나’하고 걱정 중인데 매니저가‘반응이 이상해’ 라고해요. 그런데영화를보고나오는사람들이‘너무 재미있지 않냐’고 말하더라는 거예요. 나중에 생각을 해보니영화에몰입해관객석에서저절로웃음이나왔 던 상황인 것 같아요. 저는 웃기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연기를했는데웃음포인트가많은걸보면‘관객 들이 감정 이 입을 크게 했구나’싶어요. 이번 영화시 사회도 관객석에서 웃음이 많이 나왔어요. 흥행을 위 한좋은신호로보고싶습니다.” 신영선스포츠한국기자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A9 연예 “어떻게이런실화가아직까지도영화로만들어지지않았을까생각했죠. 바둑을몰라도 충분히재미있게볼수있는영화예요” . 이병헌은선뜻도전하기힘든바둑을모티브로한 영화 ‘승부’ (김형주감독)를선택한이유로픽션보다드라마틱한서사를꼽았다. 1990년대바둑이인기스포츠로각광받던시절, 까마득한제자와라이벌이된 바둑영웅조훈현과그의제자이창호에대한이야기는바둑을잘모르는 대중사이에서도널리회자되던일화다. “바둑돌놓는순간울림이숙제였죠” 영화‘승부’포스터. 영화 ‘승부’서조훈현국수역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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