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5월 29일(금) ~ 6월 4일(목) A4 ●칼럼니스트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 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 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 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 학을찾는항해로인식된다. *본칼럼은칼럼니스트개인의의견으로주간한국의의견과다를수있음을밝힙니다.*골프한국은자신의글을연재하고알릴기회를제공합니다.레슨 프로,골프업계종사자,골프애호가등골프칼럼니스트로활동하고싶으신분은이메일 (news@golfhankook.com )을통해신청가능합니다.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것은 거창한 비료 더미가 아니다. 질소·인·칼륨이 아무리 풍부해도 아연 한 줌이 모자라 면 성장은 멈춘다. 통에 물이 가득해도 필요한 것은 물 한 컵뿐이다. 다른 말로 하면‘최소량의 법칙’(Law of Mini- mum)이다. 생명은 다량이 아니라 결핍 에 가까운 소량에 의해 규정된다. 1843 년 독일의 화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 (Justus von Liebig)가 주장해 다양한 분야에서 보편적 진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골프도그렇지않을까. 우리는종종비 거리, 최신장비, 강한체력, 정교한레슨 같은‘크고 많은 것’에 마음을 빼앗긴 다.하지만스코어와품격을결정하는것 은대개눈에잘띄지않는‘아주작은것 들’이다. 그것이모자라면많은것을쌓 아도경기는무너진다. 골프에도분명최 소량의법칙이엄격하게작동한다. 호흡한번·퍼트하나가만드는스코어 첫째는집중의한호흡이다. 스윙이론 을아무리깊이알아도어드레스에서단 한 번 호흡이 온전하지 못하면 샷이 흔 들린다. 공앞에섰을때마음이이미결 과로 달려가 있다면 몸은 현재를 잃는 다. 단한번의고요, 단한번의멈춤. 그 미세한집중이결핍되면기술은제힘을 쓰지 못한다. 골프에서 작지만 큰 요소 는‘찰나의몰입’이다. 둘째는 짧은 퍼트에 대한 성의다. 300 야드를 날리는 호쾌함보다 1미터 퍼트 를 대하는 태도가 스코어를 만든다. 프 로와아마추어의차이는대단한묘기에 있지 않다. 짧은 거리에서의 반복, 지루 함을견디는성실함,‘이정도쯤이야’라 는 방심을 허락하지 않는 마음에 있다. 그미세한차이가라운드전체를지배한 다. 하지만최소량의법칙은그린위에서 만작동하지않는다. 배려와절제, 골프품격좌우 셋째는동반자를향한작은배려다. 골 프의품격은스코어카드에적히지않는 다. 디벗(divot)을 메우는 손길, 상대의 퍼트 라인을 밟지 않는 주의, 침묵해야 할 순간을 아는 절제, 실수한 상대에게 따뜻한 격려 한마디. 이런 사소한 행위 들이 모여 그 사람의 골프 품격을 결정 한다. 실력은풍부해도배려가부족하면 그 라운드는 어딘가 모자란다. 골프의 가치는기술의총량이아니라인격의최 소량에의해결정되는셈이다. 넷째는자기절제다. 한번의실수후감 정을다스리지못하면그날의경기는연 거푸 무너진다. 분노를 10초만 늦추고, 변명을 한마디만 줄이고, 클럽을 한 번 만 덜 휘두르는 절제. 그‘조금’이 스코 어를 지키고, 그‘조금’이 사람을 지킨 다. 골프는기술경기이면서동시에감정 관리의 경기다. 부족한 것은 힘이 아니 라절제일때가많다. 결국 골프에서 최소량의 법칙은 거창 하지 않다. 호흡 한 번, 퍼트 하나, 배려 한조각, 절제한순간. 작아보여쉽게지 나치지만그것이모자라는순간라운드 는 중심을 잃는다. 반대로 그 작은 요소 가 채워질 때 골프는 단순한 운동을 넘 어삶의축도로농축된다. 우리는 더 많이 가지려 애쓰지만 어쩌 면점검해야할것은‘무엇이모자란가’ 일지 모른다. 비거리가 아니라 집중이, 스윙 스피드가 아니라 마음의 평정이, 화려함이아니라품격이우리를곧추세 우는버팀목이다. 골프는많은것을요구하지않는다. 다 만아주작은것을끝까지지켜내라고말 한다. 그 최소량을 채우는 사람만이 비 로소골프의진면목을마주할수있다. ‘최소량의법칙’ …골프실력에도通한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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