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6년 10월 13일 (화요일) D5 기획 주인공은14세기영국의윌리엄오브 위컴이다. 자작농의아들로 태어나 왕 의건축감독을거쳐대법관까지오른 인물로서그가 세운 윈체스터칼리지 와 옥스퍼드 뉴칼리지는지금도이문 장을교훈으로쓴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라틴어가 아닌 영어로적었다.가문도재산도아닌,남 을대하는방식이사람을만든다는뜻 이다. 신분이곧 사람이던시절에는꽤 대담한 선언이었다. 바닥에서올라온 사람이었기에그 말의무게를 누구보 다잘알았을것이다.재미있는일화도 전해진다. 윈저성공사를 마친뒤벽에 라틴어로 ‘이것이위컴을 만들었다’고 새겼는데, 왕은성을지었다고자랑하 느냐며언짢아했다. 위컴은 자신이성 을만든게아니라성이자신을만들었 다는뜻이라고답했다고한다.사실여 부를떠나,자신을만든것이자리였음 을잊지않은사람다운이야기다. 괴팍한상사의퇴직,남은건텅빈자리 진료실에서만난분의이야기다.대기 업임원으로 퇴직한 60대초반 남성이 잠을 못 잔다며찾아왔다. “현직때는 하루에전화가 백통이었습니다. 요즘 은대출문자만옵니다.” 웃자고한말 인데눈은웃고있지않았다. 명함이사라지자 연락도 함께끊겼 다고했다.그많던지인과후배들이좋 아했던것은 자신이아니라 자신의자 리였다는것을,그는퇴직하고석달만 에알게됐다.첫명절에안부를물어온 사람은 단 한 명이었다. 십년동안 그 의차를몰았던기사였다. 그는 회의실에서꽤사나운 상사였 다고털어놨다. 보고서를집어던진적 도있다고했다. 그런데그기사에게만 은늘먼저인사했고, 늦은퇴근길이면 과일한봉지라도사서건네곤했다.그 과일한 봉지가 유일하게끊기지않은 인연이된셈이다. “선생님,그때저는왜그렇게살았을 까요.”나는답대신되물었다. 그기사 분에게는왜편하게대하셨느냐고. 그 는 한참 생각하더니 “그 사람한테는 잘보일이유가없었으니까요”라고했 다.굳이잘보일이유가없는사람에게 보인얼굴, 그것이그의진짜얼굴이었 을것이다. 약자앞에서드러나는진짜됨됨이 제인오스틴의‘오만과 편견’ ( 1813 ) 에도 비슷한 장면이있다. 엘리자베스 는 다아시를 오만한 사람이라고 확신 한다. 무도회에서 그가 자기를 두고 “춤출만큼예쁘지는않다”고하는말 을직접들었으니그럴만도했다.그러 니그의 청혼 을단칼에거절한것도당 연했다. 그확신을 뿌 리 째흔 든사람은다아 시 본 인이아니라그의저 택 에서일하는 가 정 부 레 이 놀즈 부인이었다. 네살 때 부터지 켜봤 지만 험 한말한 번 들은적 없고, 소 작인이든 하인이든 그를 나쁘 게말하는사람이없다고말한다.함께 간 외숙모 는 우 리가 속 았는지도 모르 겠 다고 속삭 이지만, 엘리자베스는 생 각한다. 영리한 하인의 칭찬 보다 값 진 칭찬 이어 디 있 겠 느냐고. 잠시뒤 정 원에서마주친 다아시는 딴 사람 처럼정중 했다. 당시 격 이 낮 다 고여겼을 수 도있는엘리자베스의 외 삼촌 , 장사하는사람에게인사를 청 하 고 자기영지에서 낚 시를 하라고 권 하 기까지했다.작가오스틴은알고있었 다.사람의 됨됨 이는위를 향할 때가아 니라아 래 를 향할 때드러난다는것을. 심 리 학 도 비슷한이야기를 한다. 심 리 학 은 오 랫 동안 사람들이상대가 다 정 하면 유 능 하고 좋은 사람이라 판 단한다고 설 명해 왔다. 그런데 2 014 년 미국 펜 실베이니아대제 프 리 굿 윈 과 폴 로진연구진은 흥 미로운 결 과를 내 놨다. 다 정 함과 됨됨 이는 같 은것이아니었 다.사람들은사실상대가 정 직한지,공 정 한지, 믿 을 만한지를 훨씬 더무 겁 게 따졌 다.여러방식의실 험 과 자료분석 이 같 은 쪽 을가리 켰 다. 우 리는 붙 임성 이나 다 정 한 말 투 보다 됨됨 이와 태도 를먼저그리고더오 래본 다는것이다. 연구진은이를 ‘도 덕 적인 품 의 우 위’ 라 불렀 다. 레 이 놀즈 부인의 몇 마 디 가 엘리자베스의마음을 돌린 것도 그 래 서다. 그 녀 가전한것은다아시의재산 이나교 양 이아니라,아무도보지않는 곳 에서아 랫 사람을대하는태도였다. 일상에서부터실천하는사소한친절 일상에서도비슷한장면을자주 본 다. 한부서에서일하고한동네에서 매 일얼 굴을 맞 대다보면,그의 정치 적성 향 이나 집안, 나와얼마나 닮 았는지보다인사 를잘하는지, 맡 은일을성실 히 해 내 는지 를더 중 요하게여기는 경우 가많은것 같 다.생각이다른이웃과는그 럭 저 럭 지 낼수 있어도,무 례 한이웃과는하루도 지 내 기어 렵 다.선거는 몇 년에한 번 이지 만엘리베이터는 매 일함께 타 니까. 그렇다고 무 례 한 사람을 처 음부 터나 쁜 사람이라고 단 정할 일은아니 다. 그들 상당 수 는 실 력 만 키우 면 존 중 은저절로 따 라온다고배운 사람들 일것이다. 성과 표 에는 전 투력 만 적 히 고 됨됨 이를적는 칸 은없으니그럴만 도하다. 그임원도그 랬 다. 숫 자로 평 가 받 는 자리에서늘 숫 자만보고살았다.하지 만과일봉지를건네던그 손 에는그의 본래모 습이담 겨 있었던것이다.그 모 습을기 억 해 준 한 사람 덕 분에명절의 전화한통이남았다. 그렇다면 매너 는 착 한 마음 씨 라기 보다 됨됨 이가 바 깥 으로 드러나는 행 동이다. 타 고난 성 격 을 그대로 보이는 것이아니라, 자리가 오를 수록 아 래 가 잘 보이지않는다는것을알고일부러 고 개 를 숙 여살 피 는습관이다. 습관이라면연습 할 수 있다. 거 창 한 일도 아니다. 아 파트 경 비원에게먼저 인사하고, 막내 직원의이 름 을 기 억 해 불 러주고,식당에서반말대신 존댓 말 을 쓰 는 정 도다. 높 은자리에 앉 을 수록 이런 작은일이더어 려워 진다는 것만 기 억 하면된다. 부메랑처럼돌아오는무례함 이습관은셈으로 따져 도남는장사 다. 2 013년 조 지 타 운대 크 리스틴 포래 스와선더 버 드 경 영대 학 원 크 리스틴 피 어 슨 이하 버 드비 즈 니스리 뷰 에 소개 한 조 사가있다.1 7개 업 종 800명에게물었 더니,직장에서무 례 한 대접을 받 은 사 람의48 % 가일부러일을 덜 했고, 7 8 % 는 조 직에대한 애착 이 줄 었다.네명 중 한명은그화를고 객 에게 풀 었고,1 2% 는아예직장을떠 났 다고답했다. 무 례 는 공짜가아니다. 청 구서가 늦 게,그것도이자를 붙 여도 착할뿐 이다. 진료실을찾는 쪽 은대 개 무 례 를저지 른사람이아니라당한사람이다.그들 은 도리어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밤 새 곱씹 는다. 거친말 한마 디 가 누 군 가의 잠을 몇 주 씩빼앗 지만,그비 용 은어느 장부에도 적 히 지않는다. 게다가 지위 는잠시 빌린 것이다. 올라가는사람이 있으면 그임원 처럼내려 오는 사람도 있다. 내려 온뒤 곁 에누가남을지는올 라가있을 때아 래 를어 떻 게대했느냐 로이미 정 해진다. 매너 가 착 함이아니 라현명함이고 똑똑 함인이유다. 누구에게나 편한 모 습을 그대로 보 이는 사람이한 명 쯤 은 있다. 굳이잘 보일 필 요가없어서있는 그대로의나 를드러 내 게되는사람이다.언 젠 가누 군 가그에게나에대해 묻 는다면, 그는 어 떤 말을해 줄 까 ? 고려대구로병원정신건강의학과교수 “퇴직후명절안부전화 딱 1통만 와”$매너가내일의인연을좌우한다 ⼥☆ᯡ℡ <6>존중받는사람의품격 ‘사나운상사’였던 60대은퇴자 명함사라지자연락도함께끊겨 차운행기사에건넸던과일봉지 유일한명절안부인사로돌아와 매너는착함아닌현명함^똑똑함 무례의대가,이자붙어늦게도착 내려온뒤곁에누가남을지는 아래를어떻게대했느냐에달려 매너는착한사람의미덕이아니다.셈이빠른사람의기술이다.학력,지위, 재산,직업.어느분야에나무례한사람은있다.실력이라는전투력과지위에 취해남의영역을성큼성큼넘나드는사람들이다.정작본인은무례하다는 사실을잘모른다.오히려솔직하고추진력있는사람이라자부하곤한다. 영화‘킹스맨:시크릿에이전트’(2014)에서콜린퍼스가연기한해리는시비를 거는불량배들앞에서술집문을조용히걸어잠그며말한다.“매너가사람을 만든다.”그러고는우산하나로가게를정리한다.통쾌한장면이지만,이 문장을처음세상에내건사람은우산을휘두르는사람이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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